19 조각. 모기와 역사 대결

by 개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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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조각



시작되었다.

책을 읽는 사이에

허벅지 한 방, 종아리 한 방, 발목 한 방을 물렸다.

물린 자국이 번지는 모양을 보아하니 센 모기다.

아나필락시스는 아니지만,

알레르기 체질이다 보니

모기에게 물리는 것도 때로는 무섭다.

모기 물릴 때 바르는 액, 붙이는 패치 다 상비해 두어도

늦게 대처하거나 자국이 번지는 속도나 부기가 심할 땐

지체하지 않고 알레르기약을 먹는다.

모기는 매해 강해진다.

작년에 쓰던 모기약이 듣지 않을 때,

쟤네도 살겠다고 저렇게 학습하는데

나는 뭘 했나, 작년과 뭐가 달라졌나 생각에 빠진다.

물린 곳을 긁으면서.

그렇게 긁다가 그저 붉던 자국에 빨갛게 피가 번지면

모기에게 완전히 패배한 기분이 되어 참담해진다.

잠깐을 못 참고 긁어 상처를 낸다니.

물린 직후에 패치를 붙이거나 약을 발랐다면

금방 가라앉았을 가려움이다.

상처가 나으려면 며칠이 걸릴까, 이번엔

그런 생각을 하면서 후시딘을 찾아 바른다.

전기 모기채가 두 개나 있어 승률도 높아졌는데.

100전 100패의 기분은 정말 왜일까.

찾아내면 확실히 없애야지, 그런 다짐도 하다가

그래, 모기도 학습하는데 나도 뭐라도 하자.

강가의 물결처럼 그저 흘러 다니기만 하던 다짐.

올해는 지금껏 미뤘던 한국사 시험을 봐야겠다.

70회는 접수가 끝났으니, 모기도 더위도

한창 기승을 부릴 71회가 무대가 되겠다.

모기가 이기는지 더위가 이기는지 내가 이기는지

올해는 아주 뜨겁겠구나 싶다.


by 개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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