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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복사 Oct 29. 2024

뭐, 다, 먹 <014> 부드럽고 덜 비린 계란찜

<014>

부드럽고 덜 비린 계란찜


-재료 공급: 하

-요리 과정: 하

-소요 시간: 짧다


계란은 비교적 구하기 쉽고 저렴한 식재료다. 배고플 때, 반숙란 2알만 있어도 조금은 버틸 수 있다. 일이 늦게 끝났을 때도, 귀찮을 때도 유용하다. 요리 방법도 다양한데, 이번에는 계란찜 방법을 얘기하고자 한다.


계란찜은 정말 쉽다. 우선,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계란을 많이 넣은 진한 계란찜과 적은 계란으로 부드럽게 하는 가벼운 계란찜이다. 내가 좋아하고, 지금 소개할 것은 그중에서도 가벼운 계란찜.


계란찜은 못해도 4알은 있어야 하지 않나 싶지만, 중요한 것은 계란의 개수가 아닌 계란물과 물의 비율이다. 섞은 계란물과 물을 1:1로만 넣으면, 부드럽고 덜 비린, 그야말로 맛있고 담백한 계란찜이 된다. 특별한 도구나 재료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대충 냄비에 포크로 계란을 푼다. 냄비가 긁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지만, 이렇게 하면 설거지가 하나 준다. 물과의 비율도 꼭 정량을 고심하지 않아도 된다. 대강 눈대중으로 넣으면 된다. 물을 많이 넣으면 더 묽어지긴 하지만, 어차피 계란찜에 사용되고 남는 물은 주변에 그대로 남는다.


간은 취향껏 하면 되는데, 가장 추천하는 것은 새우젓으로 그중에서도 강화도 새우젓을 강력하게 어필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만들어 줄 때는, 새우젓을 망 같은 곳에 짜서 건더기 없이 짜낸 물만 넣으면 깔끔한 만들 수 있지만, 새우젓을 통으로 넣어도 무방하다. 1 티스푼(*계란 1개당 1 티스푼)을 기준으로, 각자가 요리하는 계란찜의 양과 선호하는 나트륨에 맞춰 넣어주면 된다. 대신, 넣기만 하고 끝내지 말고 섞어주며, 계란에 대한 간뿐이 아니라 물에 대한 간도 있어야 하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새우젓이 없거나 귀찮으면, 소금으로 하는 것도 맛있다. 대신 천일염이면 좋겠다. 이런 요리엔 맛소금보다는 굵은 소금 몇 알이 깔끔한 맛을 낸다.


계란찜을 불에 올리기 전에, 거품을 걷어내면 표면이 울퉁불퉁하지 않고 매끄럽게 완성되니 이또한 취향대로 정성대로 하면 된다. 고춧가루가 땡기면 고춧가루를 들이붓고, 대파가 땡기면 파를 듬뿍 넣으면 된다.


다 왔다. 이제 익히면 끝이다. 냄비에 뚜껑을 덮고 중불에서 15~20분이다. 센불에서 익히면, 모양과 물기가 날라가서 뻑뻑해진다. 이 계란찜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설거지. 물을 넣어서 하기 때문에 거의 타지 않는다. 냄비에 들러붙지도 않아서 쓱 닦으면 그만이다. 뜨끈한 계란찜에 김치 종류 하나만 있어도 한 솥은 먹을 수 있을 것이다.


Tip. 계란 요리를 하기 전에는 꼭 계란을 씻자. 계란을 흐르는 물에 씻은 후에, 계란을 사용한 후에도 재차 씻는 것도 잊지 말자.


by 개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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