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평소에는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는데,
복싱 수업만 가면 근육이고 체력이고
아무것도 없는 겉껍데기가 된다.
숨도 금방 차고 종종 어지럽고
아무쪼록 아주 힘들다.
아마 한 주에 3번만 가도
근육왕, 체력왕, 왕중왕이 될 게 분명하다.
복싱을 처음 등록하면서의 목표는 주 2회.
가급적 지키려고 노력 중인데,
꾸준하게 주 2회를 가든 건너 뛰며 다니든
놀랍게도 힘든 정도는 같다.
오늘의 수업은 피하는 연습.
워밍업으로 웬 괴상한 동작만 가득하나 했더니
모두 잘 피하기 위한 몸풀기였다.
길거리에선 할 수 없지만,
평소에 집안에서 층간 소음 없이
충분히 할 수 있는 동작이어서
종종 스트레칭 겸 해도 좋겠단 생각을 했다.
본 수업은 기본 이론을 습득했다는 전제 하에
다양한 방법으로 피하는 훈련을 했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다가오는 상대를
요리조리 피하기도 하고,
짝꿍과 쉐도우 복싱도 했다.
항시 잊지 말아야 할 것.
팔의 파워가 아니라 골반의 파워로
그러한 반동으로 힘이 실리고 몸이 움직이는 점.
상대를 피한다고 할 때, 지레 몸을 뒤로 빼거나
고개를 돌리거나 멀찍이서 닿기도 전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아주 근접한 상태에서
스치는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앞발을 11시 방향(사선)으로 강하게 내리 찍으며
골반을 회전시켜 반동으로 가격하는 것이 정석.
꼬깔콘 같은 것으로 공간을 한정지어
여러 명이 손을 뻗으며 돌아다니고,
한 명만 계속 피하는 연습은 재밌었는데
짧아서 아쉬웠다.
by 개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