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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판 Feb 26. 2024

어느 날 오후 용치공원에서



강물이 춤을 추었다.

금빛 햇살이 물결 따라 춤을 추었다.


검푸른 강속삭임과

가로등 꼭대기에 앉은 까치의 떼떼거림과

자유로를 달리는 자동차웅웅거림과

공원을 가로지르는 자전거 바퀴의 윙윙소리와

느닷없이 출몰하는 거대 곤충

드론의 비명 소리가

현대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고대의 유적 같은 거대한 돌덩이들이

두 줄로 나란히 서서

떠나는 태양에게 경례를 했다.   

  

어둠이 가만가만 바람결에 스며 오고 있었다.


그곳에서 우리

상기된 눈빛 주고받으며

시간의 침묵에 마음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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