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레 노이하우스
최근 종영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다들 아시겠지만 독일 소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원작이었죠.
제가 넬레 노이하우스를 알게 되고 타우누스 시리즈를 정독하게 된 발판이 된 작품입니다.
한국판으로는 무천시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죠. 무려 10년 전에 무천시에서 여고생 2명이 살해됩니다.
하지만 현장만 남아 있을 뿐 시체를 찾을 수 없고, 사건이 발생한 창고의 주인 집 아들 고정우가 범인으로 몰립니다. 고정우는 촉망받는 젊은이였는데 당시 술을 마시고 블랙아웃 상태에 빠져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게 되죠. 10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출소한 뒤 무천마을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마을사람들의 반응은 냉랭하죠.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무천마을을 떠나라고 합니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사고를 당하고 고정우는 10년 전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사실 저는 드라마를 잘 못 봐요. 시간 맞춰서 보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책으로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인지라(시간 간격을 두고 두 번이나 읽었어요.) 꼭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다시보기로 조금씩 드라마를 봤고, 종영이 됐지만 저는 아직 끝까지 다 보질 못했어요. ^^;
찾아보니 촬영은 2년전에 끝냈다고 하네요. 편성이 늦어져서 올해 방영이 됐나봐요.
저는 평론을 할 생각은 없고요...그저 TMI나 늘어놓으면서 짧은 감상평을 조금씩 곁들일까 합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출간되고 많은 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물론 넬레 노이하우스는 그 전에도 몇 권의 소설을 발표했지만 이 정도로 주목을 받진 못했다고 해요. 심지어 첫 번째 소설인 <사랑받지 못한 여자>는 여러 출판사에 투고를 했지만 선뜻 나서는 곳이 없었고 결국 자비로 출간하게 되었죠. 본인 스스로도 소시지 공장 사모에서 작가로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던 인터뷰가 기억이 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일명 <타우누스 시리즈>로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이 출간되고 있는데요, 근래는 시간이 없어 못 읽었지만 한 때는 출간된다는 소리가 들리면 항상 구매해서 읽곤 했어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과 <사악한 늑대>는 두 번씩 읽었네요.(개인적으로는 사악한 늑대를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넬레 노이하우스는 요 네스뵈, 미야베 미유키와 더불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원작 뿐 아니라 타우누스 시리즈에서는 형사 콤비가 등장하는데요. 바로 피아와 보덴슈타인입니다. 드라마에서 혹시 이 콤비가 나오지 않을까 했지만 <노상철> 형사가 다 해버리더군요.
드라마를 보면 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데요...그 중에 반가운 얼굴도 있어요.
어딘가 낯이 익다고 생각했던 이 분. 보영 아버지.
범죄도시1 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쓰시던 룸싸롱 사장님.
연기 정말 잘하시는 거 같아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 약간 패악질을 일삼긴 하지만 연기는 정말 찰떡.
그냥 지나칠 수 있는 "형님, 어디 가요?" 이런 자잘한 대사도 정말 그 사람이 하는 대사 같아서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나겸.
이 배우 저는 처음 봤습니다. 드라마도 잘 안보고 텔레비전도 잘 안보니까요. 유명하신 분이라면
죄송합니다.
중화권 스타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동그랗고 토끼같은 눈과 작고 앙증맞은 코. 그리고 작은 입까지. 딱 중화권에서 선호하는 얼굴이라고 생각했어요. 나오는 씬마다 너무 예뻐서 와아- 하면서 봤네요.
10년 전 고등학교 시절 선머스마처럼 하고 나왔는데 그때도 남자애처럼 하고 다니기엔 너무 이뻤어요.
원작에서는 토비아스가 출소하자마자 집으로 데리고 가 관계를 맺기도 하고, 알프스로 여행도 가는데 드라마에서는 과감하게 삭제. 심지어 고정우는 만날 때마다 서울로 가라고 함. 드라마를 보면서도 "그 말 좀 그만 해라." 라고 쏘아주고 싶을 정도였어요. 너는 무천마을을 안 떠나면서 왜 나겸이한테는 자꾸 가라고 해? 쳇.
정우가 나겸의 마음을 어느정도 눈치채서 더욱 매몰차게 구나?
예영실.
직접 뵌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 선배님이십니다.
학창시절에도 영리하고 똑 부러지는 학생이었다고 해요. 저는 특히 이 분의 목소리를 좋아합니다.(뭔가 프로패셔널한 느낌이랄까?)
극중에서 나온 대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내가 언제나 말했죠. 세 가지만 안하면 된다고. 임신은 시키지 말고, 돈으로 해결 못할 짓 하지 말고, 뉴스에 나올 일은 하지 마라. 너는 이게 어렵니?"
원작에서도 비슷합니다. 사고뭉치 남편 뒷감당을 다 하죠. 심적으로 여린 남편은 아내에게 반항심을 갖지만 또 제대로 반항도 못해요. 남편이 다른 여자. 특히 어리거나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여자와 불륜관계를 맺는 것은 어쩌면 너무 잘난 아내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타당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고, 어찌 됐건 사회적인 지위도 있는데 아내한테는 항상 쩔쩔 매는 자신이 한없이 작아보여서 그런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다른 여자를 만나고 군림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닐까. 제 추측입니다. 남편은 일이 터질때마다 아내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매달리죠. 하....답답.
그냥 큰 아들 하나 키우는 정도라고 해야하나.
시간이 언제 나서 끝까지 다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재미있게 보고 있었습니다.
크게 수정하지 않고 원작을 굉장히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 드라마라고 하면 항상 삼각관계, 출생의 비밀, 사랑이 주였다면 요즘은 주제도 다양해져서 저처럼 추리소설, 범죄소설 좋아하는 사람도 볼 드라마가 생겨서 좋네요.
시간이 되신다면, 드라마든 책이든 누구 한 명이 죽어나가야 흥미가 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꼭 한 번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