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새로운 노래> 인생의 터널을 지나며 선물로 받은 시간
풀들이
꽃들이
무성했다.
계절을 따라
새들이 오가고
개미들의 부지런한 움직임이
쉬지 않는 곳이었다.
한 사람의 발길로
시작되었다.
사정이 있었겠지.
새 발걸음을 내딛기까지는
풀들이 자리를 내어주었다.
지나는 이도
적잖이 상처를 입었다.
순조롭지 않았다.
지금은
당연히 누구나
지나는 길이 되었다.
처음부터
길이었을까.
어르신들 잠이 없어졌다고 새벽부터 움직이시듯
호르몬치료 때문인지 내가 딱 그 상황이다.
날씨와 상관없이 운동 겸 삶의 충전 겸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가
살결에 닿는 바람, 기지개 켜는 햇살을 만나면
그래, 이제 살거 같다.
세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운동장에 운동화,
양말을 벗고 조심스레 맨발로 디뎌본다.
몇 바퀴 돌았더라... 했는데 발자국이 말해주고 있었다.
우리 삶도 그렇겠지.
나를 살리고 더불어 다른 이들의 삶을 위한 걷기를 계속 하고 싶다. ..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떼
어지러이 걷지 마라
오늘 내가 살아간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 조선 후기 문인 이양연의 눈 덮인 들판. 백범 김구 선생의 좌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