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하루만 패키지처럼 가이드와 버스를 타고 관광하는 일일투어가 많다. 멀리 있는 곳이나 혼자 가기 힘든 곳은 일일 투어를 하면 좋다. 브리즈번 일일투어 중에는 모튼아일랜드 투어가 있다. 모튼 아일랜드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모래섬이다. 덕분에 바다와 사막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모튼 아일랜드에서는 쿼드 바이크를 타거나 난파서 스노클링을 할 수 있는 투어들이 있다. 쿼드 바이크는 한국에서도 탈 수 있고, 스노클링을 하기에는 추울 것 같아 사막사파리 투어를 예약했다. 이 투어에는 섬으로 향하는 왕복 배와 음료 바우처, 점심 바우처, 샌드보드 체험이 포함되어있다.
오늘 모튼 아일랜드로 가는 날이다. 오전 7시까지는 배를 탈 항구로 가야 해서 6시에 일어났다. 알람을 끄고 방에서 나와 밖을 보니 해가 떠오르고 있다. 창밖을 보며 오늘 일정에 대한 기대감을 품는다. 기다렸던 일정이어서 그랬을까 피곤할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괜찮다. 한국에선 늘 더 자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이곳에선 하루하루가 기대되니 일찍 일어나는 것도 문제없다.
어젯밤 미리 씻고 짐도 챙겨 놓은 덕분에 간단히 준비를 마친 후 곧바로 택시를 타고 항구로 향했다. 다 와가는데 안개만 자욱하고 인적이 없다. 여기가 맞는지 걱정됐다. 불안함에 구글 지도를 확인하니 목적지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 맞다.
도착하니 사람이 많다. 택시에서 내려 바우처를 받기 위해 곧장 안내 데스크를 찾았다. 바우처를 받고 의자에 앉았다. 배를 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 어제 사놓은 치킨아보카도 샌드위치를 꺼냈다. 샌드위치는 왜 이렇게 맛있는지 촉촉한 곡물빵에 닭가슴살, 아보카도의 조합이 아침으로 먹기 좋았다. 호주에 다시 가면 꼭 먹고 싶은 음식 중 하나일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
“오빠 샌드위치 맛있다! 빵이 맛있는데? 근데 생각보다 안 피곤하다 그치? “
그러고선 배 타자마자 기절. 1시간 좀 넘게 배를 타는데 섬에 거의 다 도착해서야 일어났다. 분명 안 피곤했는데. 그래도 배에서 잔 덕에 오늘 체력을 충전했다. 눈을 뜨니 창밖으로 새파란 바다만 보인다. 섬에 간다는 것이 이제야 실감 난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섬이 보인다. 또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다.
배가 멈추고 선원들이 선착장에 내려 밧줄을 묶는다. 승객들은 차례차례 배에서 내리기 시작한다. 여기가 파라다이스구나. 휴양지 관광 홍보 영상에 나오는 그런 섬의 모습이었다. 꽃보다 남자에 나오는 헬기 타고 구경하는 그런 섬? (내 또래들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발짝 걸을 때마다 감탄이 튀어나왔다. 바닷물이 이렇게 투명해? 날씨는 왜 이렇게 좋은 거야?
우리는 바우처를 교환하기 위해 곧바로 탕갈루마 리조트 리셉션으로 갔다. 리셉션에 있던 직원분이 한국인이셨다. 덕분에 수월하게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직원 분은 탕갈루마섬 브로셔를 주며 주변 편의시설과 샌드보드를 타러 가기 위해 모여야 하는 장소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사막투어는 오후 1:15이었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자유시간이다. 지금 오전 9시 조금 넘었으니 시간이 꽤 남았다.
바다를 조금 걷다가 탕갈루마섬 리조트 안의 카페로 갔다. 따뜻한 라테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나는 평소 아메리카노보다 라테를 즐겨 마신다. 호주 라테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라테를 마시는 것이 호주 위시리스트 중 하나였다. 얼마나 맛있을까? 조심스럽게 한 모금 들이켰다. 맛있긴 한데 요즘 한국도 맛있는 커피가 많아서 그런지 특별히 맛있진 않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꼭 맛있는 라테를 맛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