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색 단풍잎이 떨어지는 계절은 나에게 너무도 슬픈 계절이 되었다.
너는 내게 그 어떠한 존재도 아니었다.
그냥 살아가면서 만나는 과정의 조각들 중 하나였을 뿐.
그런 줄 알았다.
너보다 나의 다른 조각들이 더 소중했다.
나는 너를 버렸다.
단풍이 떨어지던 시기에 너는 예고도 없이 무지개를 타고 먼 곳으로 가버렸다.
영원히 깰 수 없는 잠에 들어버린 너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내게 견딜 수 없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너의 식어버린 체온을 손끝으로 느꼈을 때 심장에 구멍이 생겼고 그곳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날 볼 때마다 환하게 웃어주던 너의 그 예쁜 미소는 1년이 지난 지금 눈으로 보질 못해도 가슴으로 느껴진다.
난 시간의 굴레에 서있다.
널 잃은 그날은 헤어짐이 아닌 오롯이 너와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영원의 시간으로 탈바꿈됐다.
슬프다.
상실감을 견딜 수 없다.
우울하다.
보고 싶다.
만지고 싶다.
괜찮아진다.
내 마음속에 항상 존재함을 느낀다.
같이 지냈던 시간들은 영원하다.
사랑스러웠던 너는 빛나는 돌조각으로 내게 남았지만 그것은 내 소유욕으로 인한 물질적 상징일 뿐, 너는
항상 내 안에 있음을 느낀다.
나를 주저앉히고 어깨를 들썩이며 울게 만들었던 너와의 이별은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오랜 시간 더 같이 했더라면 지금의 아쉬움보다는 덜 했을까.
아니, 너의 소중함을 깨닫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뿐이었겠지.
언제나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맙다. 아들아, 친구야.
Dear da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