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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금지기 Jul 20. 2024

투자 심리 해부학 81 ~ 90

돈과 심리에 관한 독백 (경험적 통찰)


81.

결국에는 가면서도 쉽게 가지 않는다. 이게 기다려야만 하는 이유다. 절대 쉽게 주지 않는다. 그냥 훅 가는 경우가 있지만 대개가 따라 붙여놓고 빠지고, 따라 붙여놓고 올리는 식으로 간다. 그래서 반등과 눌림을 기다리는 것이고 수익을 줄 때 챙기는 것이다. 따라가는 걸 이겨내고 이격이 있으면 보내 줄 안다면 파동을 이해했다고 하겠다. 인간의 생각은 가격에 머물고 돈은 현상을 따라 움직인다. 사랑도 움직이는데 하물며 돈이 누구나 가지라고 머물고 있겠는가! 파동대로 따라가는 게 할 수 있는 최선이고 결과는 시장의 몫이다. 생각하는 만큼 아팠고, 욕심만큼 시렸고, 그렇게 아프고 시린 게 투자였다. ‘여기까지가 눌림이겠지’ 생각하면 거의 손실이고, 끝까지 집중하면서 흐름대로 따라가면 거의 이익이다. ‘어렵지요’ 어려울 때는 매매하지 않고 해석하지 않으면 만사형통이다. 편안한 마음이어야 수익이 나지, 조급한 마음으로는 절대 수익을 만들 수 없다. 심리가 단단해야 파동의 흐름에 기선 제압당하지 않게 된다.       

    



82.

시장의 법규가 바로 자기 원칙이다. 시장에는 교통법규가 없으므로 자신만의 법규를 만들어야 하고, 그 원칙이 있어야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고, 원칙이 없다면 ‘운’이 기대는 매매일 수밖에 없고,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아픈 반복의 연속일 뿐일 것이다. 성급하게 매매하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고, 조금만 성급함을 내려놓으면 안 보이는 자리도 선명해진다. 아니면 대응하고, 맞으면 수익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실력이다. 파란불과 빨간불에 바로 반응하는 게 루틴이 되어야 한다. 운전자가 교통 신호를 지키는 게 당연하듯 말이다. 유연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수와 매도 신호들에 바로 대응할 수 있으면 충분조건에 거의 도달한 것이고 매수했는데 파란불에서 빨간불로 신호가 바뀌면 신호대로 대응할 수 있다면 흐름에 닿은 것이다.      

    



83.

에그(egg) 속 에고(ego)의 생각을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깨뜨려야 한다. 생각 사(思)가 바로 죽을 사(死)가 되는 곳이 시장임을 명심하고 죽을 각오로 생각이란 알을 깨야 한다. ‘에고 죽이기 = 성공’ 투자의 법칙이다. 알을 깨뜨리려고 노력해야지만 날아오를 수 있다. 에고는 일상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투자할 정도의 에고라면 일상에서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에고가 죽기 전에는 시린 아픔의 연속이 될 것이고, 에고는 영원한 독이다. 습관이 되어 버린 자의 에고는 자신도 모르게 끊임없이 튀어나오기에 독하지 않고는 이 독을 치유할 수 없다. 각자의 에고가 죽지 않으면 끝날 때까지 흔들리는 파동의 노예일 뿐이다.      

     



84.

90%가 즐기는 실패자의 일상 5종 세트가 있다. ① 방향에 꽂히고, ② 가격을 보면서 기도하고, ③ 손절을 빼고, ④ 물을 타고, ⑤ 분노의 스위칭을 하면서 미친 듯이 추격한다. 이 모두를 다 가지고 있는 게 인간의 본성이니 화를 내거나 슬퍼할 필요가 없다. 대다수는 피할 수 없는 너무나도 당연한 인간의 길이고, 미친 듯이 노력하고 반복해야 할 대상이 바로 인간의 본성을 넘어서는 것이다. 승산 없는 상태나 애매하고 어려운 자리에서 기다릴 수 있어야 하고, 붙이는 파동에 움찔하지 않고 치고빠지면서 누적 수익을 만들 수 있어야 하고, 손실을 일상처럼 즐길 수 있어야 하고, 물을 타는 게 아니라 아니면 나와 주어야 하고, 추격할 게 아니라 기다려서 흐름대로 추종해야 한다. 그렇게 온전하게 객관화시켜 기계처럼 매매해야 한다.       

    



85. 

바람이 불면 잎이 떨어지듯이 그려지는 파동에 누구나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나뭇잎은 언젠가는 떨어지는 것을! 마음이 흔들리는 건 마음이 굳건하지 못함이다. 여름 바람은 수익 나고 있을 때처럼 좋다고 하고, 겨울바람도 같은 바람인데 손실이 나고 있을 때처럼 피하게 된다. 시장의 파동에 흔들림을 줄여가야 하고 여름 바람도 겨울바람도 똑같은 바람이어야 한다.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문제는 간단하다. 똑같은 바람이 불고 똑같은 파동이 그려지는데 내 마음이 흔들린다는 것이고, 심리가 자꾸만 무너진다는 것이다.          



86.

생각을 멈춰라. 그러면 너의 모든 문제가 끝이 난다. <도덕경 – 노자> 우리는 매일 매일 좌뇌한테 속고 있다! 좌뇌는 오직 정보를 해석하고 그것을 토대로 개연성 있는 현재 상황이 설명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뿐이다. 단, 좌뇌에게만 말이 되면 그만이다. 또한, 개연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어떤 행위를 지시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여기서 어느 설명도 진실이 아니지만, 이 해석하는 마음에서 그건 중요치 않다. 오히려 자신의 설명과 해석이 옳다는 확신에 차 있다.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 생각이 없다면 어떤 문제도 없다. 지금 생각하는 자신은 자신이 아니다. 자신이 아닌 에고의 지껄임에 인생을 맡겨서는 투자를 논할 수조차 없다. 지금 생각하는 자신은 허상이다. 자신을 무시하고 긍정으로 자기 탓으로 현상대로 믿으면 행복해진다. 애초에 없었던 자신을 내려놓고 없는 자신이 지껄이는 소리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고 커다란 침묵과 객관적 시선으로 모든 이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탓으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시작점에 서게 된다. 에고의 지껄임에 불과한 좌뇌의 해석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 좌뇌가 해석하면서 판단하고 설명하면서 신념을 만들어간다. 일상에서는 큰 위협이 아니지만, 자신에 관한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파생시장에서는 외부 현상을 에고의 해석을 의식적으로 막아야 한다.         

  



87.

크리스 나이바우어의 「자네 자뇌한테 속았네」라는 책을 통해 항상 현상에 좌뇌가 개입하지 않도록 해야 함을, 의식적으로 해석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함을 새기게 되었다. 인간은 자기합리화가 되면서 신념의 단계로 넘어가면 어찌할 수가 없게 된다. 특히 현상을 통해 꿈을 이루고자 하는 투자의 세계에서는 좌뇌의 개입을 온전히 막아야 한다. 해석하면서 올바른 판단을 하려고 하지 말고 현상을 있는 그대로, 현상에만 집중하면 올바른 판단의 확률이 높아진다. 시장의 알고리즘은 좌뇌를 범주화하면서 해석하려는 인간의 본성을 이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에고는 자체로 좌뇌가 만들어 낸 구조물이다. 현상을 해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직면할 수 있을 때야 비로소 참된 변화는 시작된다. 해석하려고 하지 않는 자신이 바로 내면의 자신이지 않을까? 내면의 자신은 이미 주관적 판단이 허상임을 알고 있지 않을까?        

   



88.

감사함은 우리를 좌뇌로부터 떼어내 우뇌에 주파수를 맞추는 선택지다. 연민 또한 우뇌의 홈그라운드이다. 연민 즉 자비는 ‘타인을 잠재적인 나 자신으로 보는 능력’ 또는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봄’이다. 연민은 큰 그림에 관한 것이고, 그건 우뇌의 전문과목이다. 진정한 연민은 오직 타인의 처지에서 생각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 모든 현상에 감사해야 하는 이유는 좌뇌가 쓰는 소설 같은 이야기에 과거처럼 뇌동하지 않기 위함이다.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릴 수 있을 때 비로소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즉 뇌동이 아닌 현상과 마주하는 길을 가게 된다.        

  



89.

판단하는 마음은 사실관계 전체를 고려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설명을 만들어낸다. 그러면서도 이 설명이 진실이라고 그냥 믿어버리는 것이다. 마음의 해석 장치는 그냥 있는 정보만 가지고 상황을 정의해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해석은 실제와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이 ‘나’가 ‘바깥세상’에 대해 수많은 판단 착오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지금, 이 ‘나’의 자기 자신에 관한 판단도 틀릴 수 있다. 좌뇌가 생성하는 모든 부정확한 판단과 설명들, 거기다가 그것을 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나’라고 하는, 모두가 당연시하는 전제, 이것이 인간으로서 겪는 내적인 고통의 가장 두드러진 원인이다. <자네 좌뇌한테 속았네>          



90.

현상을 해석하고 판단하면 늘 선입견과 편견이 생기고, 그 순간부터 도박이 된다. 현상을 있는 그대로 현상에만 집중할 때 투자가 된다. 시장에서 스스로 똑똑하다는 자만에 기인한 해석은 필패(必敗)를 의미한다. 이미 좌뇌의 해석·판단·설명·신념은 알고리즘에 프로그램화되어 있고, 큰돈이 개인의 돈을 쉽게 뺏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의식적으로 좌뇌의 해석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노력과 삶에 감사하면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내 탓으로 모든 것들을 받아들일 때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좌뇌가 만드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방향성에 꽂히지 않도록 늘 경계해야 하고, 좌뇌가 만드는 편견으로 한쪽에 치우쳐 가격을 보면서 기도하지 않도록 늘 경계해야 한다. 매일 의식적으로 그렇게 사는 삶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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