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금지기 Jul 13. 2024

투자 심리 해부학 61 ~ 70

돈과 심리에 관한 독백 (경험적 통찰)


61.

오늘이 아니어도 내일이 있다. 내일이 있으려면 배움과 절제로 무장된 오늘이 있어야 한다. 용을 쓸 필요도 없고 기도할 필요도 없다. 시장에서 우리는 모두 먼지에 불과하다. 현상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언제나 진리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어려운 자리에서 바동바동해 본들 달라질 것 없고 심리만 무너지고 등락에 깔려 죽을 뿐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죽을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사는 것이고, 시장에 머문다는 건 늘 생각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므로 늘 실천의 경계에 서서 생각을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 사람의 걸음걸이처럼 시장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오르고 내리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결국 파동을 등락하면서 제 갈 길을 갈 뿐이니까 말이다.       

   



62.

동굴 속 우상을 보면서 초인적 삶을 꿈꾸는 오류. 대부분 투자자는 자신 안의 ‘생각의 동굴’에 비치는 그림자를 보고 평범한 삶이 아닌 부자의 삶을 꿈꾸는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평범하게 살고자 한다면 다수가 그러하듯 동굴 안에서의 삶이 상관이 없지만, ‘생각의 동굴’에 갇혀 있으면서도 시장에서 부자를 꿈꾸기에 비참한 벌레가 된 것이다. ‘생각의 동굴’을 걸어 나와 현상을 바라볼 때 비로소 새로움은 시작된다. 모든 인간이 가지는 동굴의 우상의 문제. 촛불로 인해 벽에 비친 그림자들, 동굴에 갇힌 인간은 자신들이 본 그림자만을 진리라고 여기는 오류를 늘 범한다. 여태까지 동굴 안에서 실제라고 믿었던 벽에 비친 그림자들이 자신이 지금 보고 있는 사물들에 비해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깨달아야 한다.          




63.

원칙이란 칼에 대한 믿음이 위기가 주는 공포를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에, 원칙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자꾸만 원칙이 무너지는 것이다. 무너지지 않을 단순하고, 공식화된 원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패의 원인은 한 곳에 매몰되는 인간의 속성에서 비롯된다. 너무 많이 알고 하겠다고 하면 시장에서는 오히려 독이 된다. 절대 미련이 원칙을 깨뜨리게 해서는 안 된다. 높은 수익을 내려고 마음속으로 자기 멋대로 파동을 그려서는 안 되며. 잃지 않음이 항상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매매 횟수를 줄이고, 먹을 수 있는 게임만 참가하고 딱 벌고 쉬어야 한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장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매매 횟수를 줄여야 한다. 공격적인 성향이 잦은 매매 횟수와 만났을 때 욕심이라는 감정에 빠지고 결국 모든 돈을 실은 채 바다에 침몰해 버린다. 귀중한 돈을 항상 마지막이라 생각해야 한다. 흡혈귀가 내 목을 노리고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보기 좋은 먹이를 덥석 문다. 피가 빨리는 줄도 모르고 자신이 문 먹이에만 정신이 팔려있다. 결국, 자신도 모르게 피가 거의 다 말라버리게 된다.           




64. 

상수의 눈에는 바닥 다지기로 보이고, 하수의 눈에는 더 갈 것처럼 보인다. 복잡하게 보면 매번 파동이 다르지만 단순하게 보면 늘 비슷한 패턴의 반복일 뿐이다. 상수는 잃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당장 흐름보다 철학이 우선), 하수는 수익만을 좇아간다. 치명적인 실수를 피하는 데에 집중하는 건 생존의 문제다. 돈에 쫓기지 않는 여유로운 상태, 결과에 덤덤한 상태, 마음 편한 매매가 반드시 이긴다. 통제 불가능한 변수까지 고려하여 절대 잃지 않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시장에 겸손해야 한다. 자만하는 순간 시장의 무서운 역습이 시작된다.           




65.

천천히 가야 더 안전하다. 빨리 가려고 하는 만큼 위험도 커진다. 성급한 그 욕심에 더해진 실력이 미천하기에 늘 심리가 무너지게 된다. 어느 정도 다져진 실력도 성급함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게 시장이다. 만약 당신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있다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눈이 어둠에 완벽히 적응할 때까지 지키고 앉아 있는 것뿐이다. 끝내는 적응해야 살아남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가 된다. 모든 원칙과 그에 따른 행동은 살아남는 게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66.

“겁먹지 마라. 살아남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활 솜씨도, 칼솜씨도 아니었다. 그것은 겁을 먹지 않는 것이었다. 겁을 먹지 않으면 이기지 못할지언정 살아남을 수는 있다.” <뿌리 깊은 나무 - 이정명> 투자자는 과감한 결단력으로 보이지 않은 자리에서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어야 한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명량해전 – 이순신」 투자자는 여기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지나고 나면 과감한 공격이 최선의 방어인 경우가 더 많다. 위험을 안지 않으면 수익도 없다. 위험한 자리에서 오히려 쉬운 파동이 나온다. 두렵지 않은 자리, 자기 눈에 훤히 보여서 따라가고 싶어 안달하는 자리는 이미 늦은 자리다. 개나 소나 할 수 있는 자리에서 개나 소가 되기 싫다면 훤히 보이는 자리는 다 보내고 두려운 자리에서 용기를 내야 한다.        

  



67.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는 파동에 흔들리는 게 당연하겠지만, 기준을 잡고 잘게 쓸어야 하는 파동인지, 길게 담아야 하는 파동인지 즉 현재 주가의 위치를 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위치를 알수록 흔들림에 흔들리는 정도는 줄게 된다. 파동이 자리를 잡지 못하면 잘근잘근 씹어야 하고, 자리를 잡으면 길게 쏘아야 한다.        

  



68.

사람의 말은 저 하늘에 별도 딸 수 있지만 결국 돈 앞에서는 쓰레기에 불과하다. 인간은 생각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지만 돈 앞에서는 인간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썩은 동아줄에 불과하다. 말은 구차한 핑계를 만드는 도구에 불과하고, 생각이 전략이 되었건 시나리오로 되었건 흐름 앞에서 추풍낙엽처럼 쓸려가야만 한다. 말로 화려하게 치장하거나, 생각에 기대는 순간 특히 그 생각이 기도로 이어지는 순간 원칙은 깨어지고 한낱 중독자에 불과한 영원한 패배자가 된다. 이것은 시장의 절대 진리다. 시장 안에서 영원히 말이나 생각으로 절대 구차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말은 상대가 있어야 하고 자신과의 치열한 독백이 아닌 이상 핑계를 위한 자기합리화의 도구에 불과한 독이다. 또한, 생각도 태생이 주관적이기에 돈의 객관성과 함께 할 수 없는 돈의 흐름을 막는 독에 불과하다.         

 



69.

어쩔 수 없는 환경을 만들기 전에는 나쁜 습관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밖에 될 수 없는,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는, 습관을 바꿀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지기 전에는 지금의 나와 미래의 나는 같을 것이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기에 반복에 지치지 않는 환경을 하루하루 만들어가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 삶을 바꾸는 건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파동에서도 확률적 우위의 환경을 보는 게 감각이고 통찰력이다. 챙기면서 가면 아쉬움이 남겠지만 확률적 우위에 있게 되고, 욕심과 집착은 훨씬 많은 후회와 아쉬움을 남기게 되므로 확률적으로 취약하게 된다. 욕심은 누구나 부릴 수 있지만, 인간은 본성적으로 만족을 모르는 법이니, 만족은 아무나 할 수 없으므로 챙기는 사람이 성공 쪽에 훨씬 가까이 있게 된다.     

     



70.

많은 사람이 기법이나 지식 그리고 정보에 욕심을 내지만 그것들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반복을 통해서 자신에게 체화되기 전에는 한낱 쓰레기에 불과할 것이고, 그것들에 아직도 욕심을 내고 있다면 갈 길이 한참 멀리 있는 하수에 불과하다. 그렇게 시장에 머무는 동안에는 그것들이 결국에는 쓰레기에 불과하고, 욕심의 증거임을 모르는 하수에 불과하다. 상수는 방대한 지식을 시간 속에서 스스로 단순화시키고 체화시켜 행하는 사람이다. 체화란 믿음을 전제로 한다. 그 어떤 지식과 정보 그리고 기법도 혼이 담긴 노력과 끝을 알 수 없는 반복 과정이 전제되지 않으면 한낱 욕심에 불과하고 그것이 인생이다.





to be, or not to be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구절 中)

시장에 머물 것인가! 떠날 것인가!

기다리느냐! 진입하느냐!

보유하느냐! 청산하느냐!

문제는 심리입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