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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금지기 Nov 20. 2024

보통 인간은 대응하기보다는 기대한다.

투자 심리 해부학 411 ~  420


411.

내일을 기약하는 일은 되도록 하지 않아야 한다. 지금이고 오늘이어야 한다. 산다는 것 자체가 오늘의 연속이다. 내일 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그러니 당장 시작하라. 나중에 완벽해지면 된다. 빠르게 살면 시간도 빨리 가는 느낌, 빨리 죽는다. 마찬가지로 성급하면 시장에서 빨리 사라진다. 진정한 행복은 성급함과 희망의 극복에 달려 있다. 여유롭고 덤덤한 마음으로 시장 흐름에 집중하면 그뿐이다. 아무리 예쁜 그 어떤 파동도 확률에서만 존재한다. 우리의 뇌는 좋은 것을 편협하게 기억하기에 보통 인간은 대응하기보다는 기대하게 된다. 예쁜 자리를 만들고도 가지 못하고 묻혀버린 숱한 대응의 영역을 보통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인간의 문제다. 실력이 쌓인다는 게 기대치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삶도 기대치를 줄여야 결과에 연연하지 않게 되고 행복이 커지듯이 말이다.       


   



412.

“인간이 돈 때문에 저지르는 실수 중 90%는 잘못된 타이밍과 선택으로 인해 일어난다네. 돈을 잘못 다루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걸 깨닫지 못해. 실수를 저질러놓고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자네처럼 날씨나 기온 탓이라고 해버려. 그리고 똑같은 잘못을 몇 번이나 다시 저지르지.” “인간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돈을 가지고 있으면 반드시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는 거지.” “사람에게는 각자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있거든.” “맞는 말이야. 하지만 돈을 다루는 능력은 많이 다루는 경험을 통해서만 키울 수 있어. 이건 결론이야. 처음에는 작게, 그리고 점점 크게.” “톱니바퀴가 한 번 어긋나기 시작하면 파멸은 정말 순식간이라는 걸 절실하게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부자의 그릇 – 이즈미 마사토>     




413.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화의 초석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으므로 사람의 마음이 수시로 변하는 건 역시 생존을 위한 극복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면서 ‘좋다거나 나쁘다고’ 평가하지 않는 게 더 옳고, 그러기에 투자자에게 해 줄 최고의 조언은 ‘겸손하고, 또 겸손해야 한다’라는 한 마디면 족하다. 파동은 에너지의 수렴과 발산을 반복하면서 호흡하고 살아갈 수 있는 감정이 없는 그저 등락하면서 존재하는 생물이기에 앞고점과 앞저점 사이에서 failure를 거듭하거나 trap이 발생하면서 강하게 전환하는 등 그저 등락할 뿐이기에 고점 매수나 저점 매도와 같은 추격은 돈을 쓰레기통에 다발로 버리는 것과 다를 바 같다. 물이 고이면 썩듯이 에너지가 차면 발산해야 하기에 끝없는 횡보는 없고, 여름이 가면 나뭇잎이 떨어지듯 갈 수 있는 에너지가 정해져 있기에 시세 직후 횡보나 조정은 파동의 삶이다.           




414.

상대도 내 빈틈만 보고 있으니 넋 놓고 한방을 꿈꾸거나 기도해서는 절대 안 된다. 침착하게 끊임없이 리듬을 타야 한다. 방어하기 위해(대응하면서 청산하기 위해), 공격하기 위해(기다리면서 진입하기 위해).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에게 존재하는 위험은 단 하나로 귀결된다. 그것은 돈을 잃을 가능성이다. 본전을 잃으면 복리는 사라지게 되고, 돈을 잃으면 심리를 잃게 되어 얼마를 잃든 본전을 찾을 확률이나 다 잃을 확률과 같게 되기 때문이다. 즉 자신과 궁합이 맞는 확률이 높은, 반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어떤 상황을 맞닥뜨리든지 상관없이 잃지 않고 누적할 수 있도록 감각을 다듬어야 한다. 어떠한 미사여구도 사치에 불과하다. 모든 투자자는 매매를 거듭하지만 잃지 않아야 자신감을 싹틔울 수 있고, 누적이어야 자신감은 비로소 꽃을 피우게 된다. 잃지 않을 수 있다면 꽤 훌륭한 투자자다.          




415.

야구에서도 4할의 능력과 6할의 능력은 한두 번, 10번 거듭하면 고작 2경기 차이지만 100번 거듭하면 20경기 차이로 따라잡을 수 없게 되고 200, 300, 1,000번 거듭할수록, 반복할수록 복리가 존재하기에 그 차이는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지게 된다. 시작은 엇비슷한 차이 즉 종이 한 장 차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렇게 횟수가 거듭될수록 상수와 하수의 차이는 확연해지고, 몇 번의 종이 한 장에 시간이 더해지면 부족한 실력은 실패를 거듭하게 만든다. 실패는 또 다른 실패를 끊임없이 잉태하면서 그렇게 시간은 하수를 삶의 모퉁이까지 몰아세운다.         

 



416.

모든 현상은 변하기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 이걸 깨달으면 부자가 된다. 원하는 득도를 하려면 단순하게 비우면 된다. 비우는 無(무)가 바로 道(도)다. 본래 아무것도 없는 근원을 따라가는 것이 세상 만물이 자연스레 운행되는 최고 경지다. 억지로 뭔가를 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삼선약수(上善若水) ‘가장 선한 것은 물과 같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자연스러움을 가지고 있고 어떤 것보다 부드럽지만 오랜 시간 동안 바위도 깎아내는 강한 면을 가지고 있다. 어떤 모양의 그릇이라도 그 모양에 맞춰서 채워질 수 있고 결국에는 바다라는 한곳으로 모이게 된다.’ 포정해우(庖丁解牛). “처음에는 칼날이 조금만 써도 달았지만, 하다 보니 살과 뼈의 틈새를 알게 되어 딱히 힘을 주지 않아도 틈새로 잘 움직인다면 도축도 금방 되고 칼날도 달지 않습니다.” 삶이 서투를 때는 이것저것 실수를 연발하지만, 어느 순간 통달하면 무엇을 하든 여유가 생기게 된다. 손실은 마음을 흔드는 독화살이다. 손실이란 독화살에 맞으면 일단은 빼낸 상태로 평상심을 되찾아야 한다. 자본주의의 꽃 시장에 정답은 없다. 각자의 정답은 이미 자신 안에 있다. 매번의 마음은 사는 동안 끝없이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417.

어차피 시장에 남아있는 동안에는 행운과 우연이 점철일 수밖에, 아쉬움과 후회는 끊임없이 점철될 수밖에, 위험과 실수의 여지는 항상 산책하는 개처럼 동행할 수밖에 없다. 파동은 등락하면서 제 갈 길을 갈 뿐이지만, 인간은 판단하고 해석하면서 확신하고, 확정하고자 하는 동물이다. 인간은 끊임없는 좌뇌의 지껄임에 갈등하는 존재이기에 이 둘 사이의 틈새를 메우고자 심리를 탐구하는 것이고, 자신만의 잣대를 세우고자 인문학에 빠져보는 것이다. 확률적 사고는 반복하면서 복리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투수가 야구공의 108개의 실밥이 손가락 마디마디 감각으로 돋기까지 헤아릴 수 없는 공을 던져야 하듯이, 타자가 자신만의 스윙 궤적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 하듯이 자신만의 감각은 그렇게 그렇게 완성된다. 

         



418.

삶의 본질은 시간을 따라 물이 흐르듯이 그냥 걸어가는 것이다. 설명하고 해석하고 판단하면 어리석음에 가깝고 너무 애쓰지 말고, 무리하지 말고, 아는 것보다 적게 말하면서 그냥 하는 것이다. 투자의 본질은 중심을 잡고 그냥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무의미의 축제이자 반복의 축제다.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확실한 관점을 잡아야 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만의 주가의 위치(때), 쉬운 방향과 장단, 앞고점과 앞저점 사이의 지지저항에 대한 명확한 철학을 정립해야 하고, 자본주의의 꽃을 다투는 ‘돈과 심리’라는 인간 심리가 부딪치는 극한이자 또 하나의 깨달음의 입구가 투자이기에 무의미하지만, 그것만이 의미가 있는 반복을 생의 축제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자신만의 독백을 통해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 한다. 세월 앞에 장사 없듯이, 시간을 더하고 더하면 깨침도 필연이 된다.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으며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화라는 초석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419.

“바람이 아니라 자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 아니겠는가?” 심리의 본질은 이게 아닐까? 내 눈에 깃발이 움직이면 바람이 부는 것이고, 깃발이 움직이지 않으면 바람이 불지 않는다고 인식하면 그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내가 보지 않는다면 논할 가치도 없다. 내가 죽으면 세상이 끝장난 것이고, 내가 보지 않으면 있든 없든 아무 상관도 없다. 세상사 모든 건 있으면 있는 것이고, 없으면 없는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유무는 내 안에서 결정될 뿐이다. 등락하면 등락하는 것이고, 멈춘 깃발처럼 에너지가 부족하거나 과해서 등락하지 않으면 등락하지 않는 것이다.           




420.

세상사 모든 것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맞을 수도 틀릴 수도‘ ’등락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에 이래도 저래도, 틀리면 그렇구나! 상관없는 상태를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게 최선임을,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한다는 진리를 깨친 자가 바로 상수다. 대중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역행자이자 시장 흐름에 온몸을 맡기는 등락 군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 단지 확률일 뿐이다.” “행운과 우연에 편승할 수도, 위험과 실수의 여지에 편승할 수도 있다.” 사람이든 세상사 무엇이든 기대치를 낮추면 그뿐이다. 연속해서 손실 상태를 만들지 않으면 그뿐, 언제든지 틀릴 수 있고 확률에 근거할 수밖에 없다는 게 어떤 상황을 맞닥뜨릴지 아무도 모른다는 게 투자 게임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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