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심리 해부학 421 ~ 430
421.
인간 마음의 때가 벗겨지는 그 힘겨운 시간을 견디고 버텨야만 비로소 주가의 위치 즉 때가 보이기 시작하고, 성급함은 무뎌지게 되고 희망의 안개가 그치고 내면에 평안함이 찾아오면서 너무 애쓰지 않게 되고, 무리하지 않게 되고 알고 있는 것보다 적게 말하면서 여지를 남겨두는 호흡과 간격을 유지하게 된다.
吾友我(오우아) 나를 벗 삼아 목표를 향해 정진하고 정진해야 吾對我(오대아) 나와의 투쟁에서 깨치게 되고, 나를 대응하게 되고 吾喪我(오상아) 비로소 과거의 나를 장례 치르고 내면의 나와 마주하게 된다.
존재하는 모든 건 변하고,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존재할 수 없으며, 모든 건 그렇게 흘러갈 뿐이듯이 파동도 등락할 뿐이기에 그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게 전부다.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반드시 오기에 변하는 걸 변하지 않을 거라고 착각하고 붙잡는 게 바로 ‘어리석음’ 즉 무명(無明)이다.
422.
야구에서 타자가 타이밍이 맞지 않았을 때 미세하게 배트 그립을 조절할 수 있는 감각은 시간과 반복, 훈련을 통해 완성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어린 타자들이 변화구 대처 능력을 단번에 키울 수 없기에 골라내는 능력을 먼저 키워야 하듯이 투자도 골라내는 능력 즉 애매한 구간을 보냄으로써 잃지 않는 능력을 먼저 키워야 한다. 이게 바로 8할의 심리다. 변화구에 대한 대처 능력이 쌓이기 전이라도 골라내서 볼넷을 나갈 수 있는 게 능력이듯이 잃지 않고 한 게임을 했다는 자체가 놀라운 실력 향상이다. 골라낼 수 있다는 자체가 변화구 대처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말이듯, 그냥 보낼 수 있는 게 실력 향상이다.
423.
대부분 투자자는 흐름을 보고 있으되 지각하지 못한다. 중요한 건 눈에는 보이지 않고, 눈에 보이면 껍질일 뿐이기에 인간의 치명적인 시각적 약점을 극복해야 진짜 중요한 게 보이게 된다. 핵심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뜨게 하려고 끊임없이 시간을 더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반복과 복기를 하루하루 더해가야 한다. 시간이 더해갈수록 ‘추세는 강하고, 조정은 약하다’라는 파동에 관한 위대한 조언에 공감하게 된다. 반대 매매는 조정은 약하기에 잘 가지 않고 상대적으로 심리가 흔들리는 경우가 더 많기에 짧게 대응할 수밖에 없으므로 기다릴 수만 있다면 추세 흐름대로 유리한 방향으로만 매매하는 게 심리적으로 훨씬 유리하다.
424.
파동은 등락한다는 관점이라면 역행자가 되어 파동이 우상향이면 매도점을 찾아야 하고, 파동이 우하향이면 매수점을 찾아야 하고 등락 군자가 되어 단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면 된다. 등락하는 패턴도 한동안 지속성을 가지는 특성이 있으므로 이어지는 패턴이 뾰쪽뾰쪽하고 거칠면 챙기면서 가야 한다. 원칙으로 정한 선을 위아래로 넘나든다면 횡보 구간이라는 최대 난코스일 수 있으므로 보냄이 낫다. 파동은 에너지이므로 수렴과 발산을 반복하기에 ‘시세 직후’와 ‘에너지를 모은 상태’를 알면 때를 알게 되고, 파동은 항상 반대로 붙여놓고 가기에 원칙이 서야 하고, 파동은 겹치면서 등락하고 변하기에 반복의 축제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삶을 즐긴다는 건 그냥 사는 것이고, 그냥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생각의 사슬을 끊고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425.
어디로 갈지는 전혀 알 수 없어도 현재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고 노력하는 게(최소한 시세 직후인지, 에너지를 모은 상태인지) 투자 본질에 대한 이해이고, 확률적으로 추세 흐름대로 간다는 확률적 믿음은 주기(시계추)에 대한 이해다, 투자자의 최선은 무모하게 맞추려고, 온갖 노력으로 예측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주기(주가의 위치, 때)를 알고 중심을 잡고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것이다. 주기를 이해하면 고점 매수와 저점 매수의 위험을 이해하게 된다. 가격에서 대응의 여지가 생김도 알게 되고 ‘싼 가격’에 사는 것보다는 ‘비싼 가격’에 파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손실이 나면 자르게 된다, 추격하지 않게 되고, 보낼 수 있게 되고, 등락하는 파동에 호흡을 맞추게 되는 역발상이란 ‘투자 지성’을 가지게 된다.
426.
현명해지는 데 필요한 자질은 좋은 것을 고르는 능력이 아니라 나쁜 것을 피하는 능력 즉 수익보다는 잃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고, 주가의 위치를 알고 상황에 따라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 즉 보낼 수 있는 능력이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가 아니라 어디에 있는지 즉 해 볼 만한 자리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능력이다. 결국 예측을 통한 좋은 성과를 단념하고 정한 자리에서만 기계적으로 등락하면서 손실을 회피하는 능력이다. 깨친 자만이 눈빛으로 공유하는 것. 세상 이치는 가르칠 수는 있으되 전할 수는 없기에 현자는 알고 있는 것보다 적게 말해야 하고, 말을 많이 하는 건 흘러가는 것들을 붙잡는 것이고 너무 애쓰는 것이기에 상수는 적게 말함으로써 항상 여지를 남긴다. 투자에서의 여지는 기다려서 싸게 사는 것이다.
427.
‘결대로 치라’라는 말이 추세 흐름대로 진입하라는 말이다. 원칙으로 정한 선의 각도가 살아 있어야 공을 세워 놓고 칠 수 있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이고, 추세 방향이라면 안타 확률이 높은 속구이고, 반대 방향이면 공략하기 어려운 변화구다. 경험이 부족하면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지므로 노련한 타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골라내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변화구를 버림으로써 잃지 않는 것, 볼넷 즉 잃지 않는 시간이 더해지면서 손끝에 감각이 쌓이는 건 세상사 이치와 같다. 원칙으로 정한 선이 누워있으면 쳐서 안타가 될 확률이 극히 낮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유인구이기에 보낼 줄 아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 오랜 세월 각고의 노력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만 치는 게 바로 ‘이겨놓고 치는 것’이다. 볼을 골라내고, 애매하면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변화구도 골라내는 인내심만으로 충분하다.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라는 타자는 버틸 수 있는 체력만 있다면 타석에 얼마든지 서서 기다려도 삼진 아웃이 없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지만, 욕심으로 인한 성급함과 부질없는 희망으로 이러한 장점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 뿐이다.
428.
그리스인 조르바가 그러했듯 각자의 춤판에서 절대 율동을 찾아 절대 신뢰를 보내면서 한바탕 놀아보는 게 삶이었다. 절대 율동을 찾아 절대의 신뢰로 따를 수 있다는 게 바로 성급함과 희망을 극복했다는 의미였다. 시장이란 춤판에서 파동이 그저 등락하는 율동에 따라 원칙으로 정한 선을 절대의 신뢰로 따라보는 게다. 세상사 어떻게 될지는 아마도 알 수 없기에 그렇게 한바탕 놀았다는 자체로, 최선을 다했다는 자체로도 행복이지 않겠는가! 게으름 + 이기심 = 지적 게으름이다, 모든 화의 근원은 게으름이고, 대부분 실패는 이기심과 게으름의 합이다. 흐름에 온몸을 맡기면서, 그냥 하면서, 그냥 걸으면서 지적 게으름을 극복해야 한다. 단지 그냥 걷는 꾸준함으로 시간 게임을 할 수 있는 건강이란 밑천이 탄탄해지지 않겠는가? 투자자는 뇌동의 근본 원인인 지적 게으름을 중심을 잡고 그냥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면서 극복해야 한다.
429.
파동은 고점이 낮아지면서 하방으로 쉬운 파동이 나오거나, 저점이 높아지면서 상방으로 쉬운 파동이 나오게 되는 failure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고점을 높이는 척, 저점을 낮추는 척, 지지나 저항대를 이탈한 척 즉 반대로 붙여놓고 강하고도 쉬운 파동이 발생하는 trap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러므로 딱 맞아떨어지는 정답을 찾아가는 사회를 경험한 인간이, 끊임없이 자신 확신을 통해 안정을 찾아가는 생존본능을 지닌 인간이 다루기에는 무한히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게 파동이다. 부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지식의 넓이가 중요하지만, 시작점에서 부를 일구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 즉 깊이가 중요하다. 끊임없는 돈과 심리에 관한 자신만의 독백으로 내면을 향해 파고들어서 꾸준함으로 부를 일구어야 한다. “사람도 에너지의 상태와 양에 따라 컨디션이 수시로 변하듯이, 시장도 에너지의 상태와 양에 따라 변하면서 등락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에너지고, 에너지는 항상 변한다.
430.
대부분이 실패했던 원인을 찾자면 누군가의 말처럼 냉정하게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는 피 튀기는 과정이 없었다는 것이고, 이를 악물고 지키면서 버티는 과정이 없었다는 것이다. 어떤 기법이든 상관없이 혼을 담아 버리면서 원칙을 세웠기에 지킬 수밖에 없는 뼈를 깎는 노력이 없었다는 한마디로 귀결하면 된다. 결대로 쳐야 하고, 세워 놓고 쳐야 하고, 이겨놓고 쳐야 하고, 원칙으로 정한 선으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 원칙으로 정한 선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한 청산의 기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