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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쥬디 Nov 14. 2024

사막의 여우 ‘롬멜’

리더십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크든 작든 어느 단체의 리더 역할을 맡는다. 조직이 크면 클수록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의 중요성도 커진다. 그중 전쟁을 수행하는 군 리더의 일념에 따라 싸움의 승패와 병사들의 생사 그리고 나라의 운명까지 결정된다. 영화 ‘사막의 여우 롬멜’(1951년작)을 보았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의 장군이었던 그가 왜 그렇게 사람들에게 회자되는지 궁금했다. 흑백영화이며 연합군으로 전쟁에 참전한 한 군인이 독일군에 포로로 잡히면서 롬멜을 만나게 된다. 적군의 장군이지만 연합군 사이에서도 전략과 전술의 능수능란함과 군인으로서 뛰어난 리더십으로 경외심마저 일으키고 있던 롬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영화는 실제 세계 2차 대전 당시 전쟁 상황을 리얼하게 촬영했던 자료화면과 화자의 육성이 나와 설명을 하는 식의 다큐멘터리와 섞여 진행된다. 하늘과 땅이 온통 거대한 포화소리로 지구가 곧 멸망할 거 같은 모습이 무섭고 끔찍하다. 화자는 전쟁이 끝난 후 1944년에 사망한 롬멜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의혹이 있음을 알고 본격적으로 그의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만난다.      



나치의 프랑스 점령 후, 독일은 소련을 침공하려 했으나 동맹국인 이탈리아가 아프리카에서 영국군에게 대패, 이탈리아의 식민지 리비아를 뺏길 처지에 놓이자 독일에 구원을 요청한다. 이때 소수의 기계화 부대와 유능한 장군 한 명을 보내는데 그가 바로 롬멜이었다. 롬멜은 영국군에 반격할 병력이 없는 걸 알고 트럭과 경차량에 나무판자를 덧대어 전차 모양이 나게 만들라고 지시하고 끌고 가 기만작전을 펼치는 과감함을 발휘했는데 놀랍게도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아프리카의 전쟁은 롬멜 대 영국군의 전쟁이 되어 영국군으로부터 ‘사막의 여우’라 불리며 두려움과 존경의 대상이 된다. 영국군에게 롬멜은 무섭고 미운 적이지만 군인으로서 존경할만한 인물이기도 했다고 한다. 영국군 야전병원에 식수가 떨어졌다는 소문이 들리자, 장갑차에 백기를 달고 식수를 전달하기도 했고 언제나 최전선에서 부하 장병들과 함께 했고, 식사도 장갑차를 타고 장병들과 전투식량을 먹었다고 한다. 롬멜은 일선 병사와 부사관 초급장교들에게는 친절하고 호탕하게 대하며 그들의 의견과 고충을 반영했으나 고위 지휘관이나 참모들에겐 아주 호되게 굴었다고 한다. 히틀러는 서민출신의 롬멜장군을 처음에는 높이 평가하고 롬멜도 히틀러에 충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프리카 전장에서 퇴각하지 않으면 전멸할 상황에서도 히틀러는 ‘승리 아니면 죽음’이라는 전보만 보낼 뿐이었다. 롬멜은 그제야 히틀러가 올바른 지도자가 아님을 알고 여러 번 명령을 어기고 병사들의 목숨을 구한다. 롬멜은 독일에 돌아와서 히틀러가 저지른 유대인 학살을 알고 마음이 완전히 돌아선다.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앞두고 이미 패색이 짙은 전쟁의 실상을 히틀러에게 여러 차례 알리고 더 이상 무모한 희생을 막으려 하지만 분노한 히틀러는 이미 롬멜을 마음에서 제외시켜 버린다. 롬멜은 친구인 슈투트가르트 시장과 여러 사리 분별이 있는 인사들과 만나 연합군이 베를린으로 들어올 수 있게 하자는 작전을 준비하다가 전투 조종기의 공격을 받고 큰 부상을 당해 입원하게 된다. 결국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병원에 있는 사이 롬멜의 계획을 알게 된 히틀러는 롬멜에게 독극물을 보내 자결하게 만든다.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우선 롬멜이 나치의 장군이라는 입장을 떠나 그의 리더십을 생각해 보았다. 그는 뼛속까지 군인이었다. 친구가 히틀러의 무모하고 비인간적인 행보를 말하며 새로운 리더를 도모하자는 말을 꺼냈을 때 그는 ‘나는 군인이지 정치가가 아니다. 군인의 세계는 명령과 복종만이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다 나중에 마음이 돌아서긴 했지만 그는 철저히 군인으로 살았다. 리더로서 솔선수범했다. 직접 적군의 정찰을 돌기도 했고 몸을 사리지 않았다. 그래서 부상도 당했다고 한다. 싸움에 임해서는 어떻게 하면 반드시 승리할까를 모든 가능성을 열고 검토했다. 기존에 싸우던 방식만을 고수하지 않고 환경이 아무리 열악한 사막이라도 이길 수 있는 길을 찾아 승리했다. 그러나 도저히 싸움이 안 되는 상황에서는 히틀러의 명령이라도 승복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여 병사들의 목숨을 구했다. 실리를 철저히 따지고 움직이는 행동파였다.      



나는 내가 속한 조직의 리더로서 솔선수범하고 있을까? 인간은 조직에 오래 머물다 보면 타성에 빠진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움직여 주는 거에 고마워하지만 어느 순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자칫 관료주의에 빠지고 자리만 차지하고 사람을 부리려고 한다. 그런 조직은 결국 도태되고 신선한 바람이 불지 않아 성장이 없게 된다. 리더의 일념으로 그 조직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에서 너무도 많은 예를 발견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리더 자신이 매일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싸워야 할 대상은 밖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안주하려는 자신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사막의여우롬멜 #리더십 #솔선수범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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