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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가장 가치있는 보물

by 서린

삶에서 가장 가치있는 보물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받았다.


먼저 보물의 정의부터 생각해본다. 보물이란 귀하고 값진 물건을 뜻한다. 넓은 의미로는 물질적인 것을 넘어 소중히 여기는 존재나 가치를 지칭하기도 한다. 막상 눈에 보이는 형상에서 하나를 찾자니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물건은 당연히 아니고… 그렇다고 아이들이 보물일까? 아이들은 존재만으로 신성하다. 아이들을 통해 나자신을 더 많이 알아가고 삶을 배우고 있기 때문에 감히 가치를 논할 수는 없다. 어짜피 죽을 땐 홀로 빈손으로 가니 대상이나 물건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서 보물을 찾아볼까?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그토록 오래 질문을 묻고 또 물었음에도 잘 모르겠다. 굳이 말하자면 잃고 싶지 않은 나의 경험이 아닐까. 수 많은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었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그 경험을 모두 버리고 싶기도 하다. 새로워지기 위해서 말이다.



돌아보면 내가 마주했던 모든 것들-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결국 나를 알아가기 위한 과정의 일부였다. 세상은 내게 거울이 되어 끊임없이 나를 비추었다. 많이 즐겁기도 많이 괴롭기도 했다. 그리고 여전히 내 앞에 주어진 모든 것들을 거울삼아 사는 중이라 모든 것이 너무 소중하다. 아하 알았다. 내게 제일 중요한 보물이 무엇인지.



삶에서 가장 가치있는 보물은 바로 삶 그 자체이다.


내게 감사, 사랑, 기쁨, 환희, 쾌락, 열망, 짜릿함, 흥분, 희망, 후련함, 인내, 고통, 좌절, 탐욕, 질투, 서러움, 민망함, 갑갑함, 불안, 지루함, 죄책감, 억울함, 짜증, 쓸쓸함, 허무함, 평온함, 따뜻함, 충만함, 정겨움, 훈훈함, 흡족함, 평화, 자유까지—삶은 이 모든 감정을 경험하게 한다.



힘겨움 속에도 기쁨이 있고 분주함 속에서도 찰나의 영원이 반짝인다. 어둠이 있기에 빛이 존재하고 오르막이 있기에 내리막이 있다. 그 불가분의 관계 자체를 통합하여 다채로운 아름다움으로 받아들이려는 고요한 마음, 그 마음을 배우려고 하기에 나는 삶이 좋다.



질문이 틀렸다. 삶 자체가 가장 가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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