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사랑했던 외할머니를 떠나보내며, 더해 너무 다정했던 후배를 먼 천국으로 배웅하고 났더니 지난했던 여름이 끝나간다.
한반도의 남쪽 섬들과 제주도, 일본, 그리고 북미 대륙을 걸었더랬다. 때론 눈물을 삼키며, 반성도 했더랬다. 반복되는 갈등과 반목에 염증이 나서.
그런데 우리 사회는, 섬뜩함만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아프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더 좋은 사람들과 함께 늙어가고 싶었는데, 널뛰기 식으로 무언가를 빠뜨린 채 발전해가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에 스며들지 못하는 나는, 그리움과 아픔만 더해가는 것 같다.
그칠줄 모르는 과시욕과 삼류통속극 같은 영상과 컨텐츠들, 예컨데 먹방, 몸매, 명품, 탈선, 덕질 혹은 극단의 정치 따위들을 소재로 드잡이하는 듯한 그것들. 이런 사회 풍토에 편승해 함께하기가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 오래전 헤어진 사람들을 생각하며, 밤에는 하늘의 별이 인도해주는대로 소설만 썼다.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잠들지 못한 새벽에는 다시한번 헤밍웨이 책들을 집어들고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려 애썼다.
내가 무언가에 뛰어난 결과를 보여야 주위 사람들은 또 원심력에 이끌리듯 삼삼오오 모여 내 생각을 들어주겠지, 하는 착각에 기대어. 어지간해서는 눈길조차 주질 않기 때문이다.
소외된 사람들을 생각한다. 경도된 생각을 앞세워 으시대는 이들은 경멸한다. ‘곧은 나무는 그림자가 굽을까 걱정하지 않는다’라는 믿음을 곱씹는다.
P.S 사람들은 무엇으로 여름의 안부를 묻고 있는지, 꽤 오랜만에 인사를 전합니다. 밤에서 아침으로 가는 기차가 도착한 것 같습니다.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날 또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