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기일. 2013년 장례 후 12번째 제사. 제삿상도 매번 상다리가 부러질 듯 차리는 엄마한테 내가 어깃장을 종종 놓아서인지 많이 간소해졌다. 아빠가 이승에 식사하러 오셨다가 혹여나 서운해하지는 않을지.
‘아빠가 이해해주시라, 엄마도 이제 힘들잖아.‘
엄마랑 둘이 지내는 제사라 항상 혼자 잔을 올리고 절차를 간소화 해 절을 드리고 했었는데, 오늘은 엄마도 제 남편에게 잔을 한잔 드린다.
“많이 많이 잡수이소”하며 그을린 목소리로 마음도 함께 전한다.
씁쓸하다. 괴롭고, 먹먹하고, 뭐 그렇다. 엄마가 바리바리 싸준 제사 음식을 한아름 들고 나는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집앞 주차장에서 차 시트를 끝까지 눕히고 선루프를 통해 별들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그리고 나훈아 아저씨의 노래 중 한곡을 반복해서 들었다.
<홍시>라는 곡이다.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엄마가 생각이 난다‘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명쾌한 노래다.
저 멀리 북극성은 꼭 홍시를 닮은 듯하다. 그 옆을 배회하는 작은 별들은 한 때의 우리 네가족처럼 옹기종기 붙어있고. 개구진 모습이다.
다시 오지 않을 아버지란 걸 잘 알 수 있다. 어디에 계신지도 알 길이 없다. 내 삶이 다하는 날, 우리 아버지 계신 곳을 잘 찾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버지가 안보인다며, 그 옛날 골목길에서처럼 하늘길에서도 울고불고 떼쓰진 않을지.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더없이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오늘은 엄마가 많이 슬퍼 보였어요. 어두컴컴한 방안에 혼자 있을 엄마에게 부디 위로가 되어주세요 아버지. 저는 이만 잘게요. 아버지도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