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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영 Oct 25. 2024

잠재력 실현의 가치를 파는 [나이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며, 성공한 브랜드 슬로건을 하나만 떠올려 보라고 질문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 슬로건을 선택할 것이다. 바로 나이키의 'JUST DO IT' 이다.

실제 이 슬로건은 Advertising Age가 선정한 20세기최고의 캠페인 중 하나로 선정되었고 Forbes는 가장 상징적이고 가치 있는 슬로건 중 하나로 평가했다.


나이키의 'JUST DO IT'은 광고 캠페인이라는 측면을 넘어 나이키의 철학과 가치관을 전 세계적으로 공유하고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1988년, 이 슬로건 발표 이후 나이키는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으며 브랜드 인지도 역시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이 책은 새로운 가치를 찾는 브랜딩의 많은 예시를 소개하지만 나이키는 어쩌면 제품이 갖는 표면적 가치가아닌 소비자가 열광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찾고 성공한 최고의 사례가 아닐까 싶다.

나이키는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 하나만으로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도전 정신을 불어넣고, 일상의 운동과 스포츠를 넘어선 문화를 만들어 냈다.


그렇다. 나이키는 신발을 팔지 않고 잠재력의 실현가능성을 판다.

나이키는 본질적으로 신발을 비롯한 스포츠 용품을 판매하는 회사지만 사람들이 사는 것은 "도전과 성취를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경험"이다.


나이키가 위대한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 역시 그들이 나이키의 핵심 가치인 잠재력의 실현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항상 개인의 한계를 뛰어넘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을 강조한다.

마이클 조던이나 세레나 윌리엄스 같은 선수들과의 협업하는 이유는 위대한 선수들이 단순히 경기에서 이기는 것 이상으로,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을 통해 자신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이를 성취한 사람들로, 나이키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이러한 선수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도전을 격려하며, 소비자들에게도 그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나이키 역시 처음부터 이러한 가치를 찾아낸 건 아니었다.

나이키는 1964년 필 나이트와 빌 바우어만에 의해 '블루 리본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다. 초기의 목표는 단순히 고품질의 운동화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이었다. 당시 운동화 시장은 거대 브랜드인 아디다스와 푸마가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이키는 기술적으로 우수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신발을 생산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오리건 대학 육상 코치를 맡고 있던 바우어만은 운동 선수들을 위해 최적의 신발을 만들고자 했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했다.


나이키가 단순히 신발을 파는 회사에서 개인의 잠재력 실현을 돕는 가치로 변모하게 된 계기는 스포츠의 본질과 인간의 도전 정신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시작됐다. 1970년대 미국에서는 조깅 열풍이 불었고, 운동이 더 이상 전문 선수들만의 것이 아닌 일반 대중의 일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나이키는 이런 흐름을 감지하고, 운동이 단순한 육체적인 활동을 넘어 개인의 삶과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1980년대에 이르러, 마케팅 전략의 재정립과 함께 브랜드의 철학을 "신발 판매"가 아닌 "개인의 잠재력 실현"이라는 더 큰 그림으로 확장했다. 이 때부터 나이키는 신발을 신음으로써 개인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스스로의 잠재력을 깨닫도록 하는 "운동의 의미와 가치를 전하는 브랜드"로 발전한다.


나이키가 "개인의 잠재력 실현"이라는 가치를 강력하게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낸 가장 상징적인 요소는 바로 1988년에 탄생한 "Just Do It" 슬로건이다. 이 슬로건은 나이키의 브랜딩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Just Do It”은 단순한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모든 나이키 소비자에게 주어지는 행동 지침과 동기부여의 메시지였다. 운동의 종류나 능력에 상관없이 도전하고 행동으로 옮기라는 이 단순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슬로건은 단순히 스포츠에 국한되지 않고, 인생의 모든 측면에서 도전과 용기를 북돋우는 메시지로 확장되었다. 나이키는 이를 통해 운동이 특정 엘리트 선수들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일상적인 경험이자 개인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방법임을 강조했다.


나이키는 "잠재력 실현"이라는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과 캠페인을 진행했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깨닫고 이를 최대한 발휘하도록 영감을 주는 광고를 선보였다. 광고에서는 종종 유명한 운동 선수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도전, 실패, 그리고 성공의 이야기를 통해, 모두가 자기만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Air Jordan Failure 캠페인 (1997)

대표적인 예로 마이클 조던과 함께 한 "Failure" 캠페인은 그의 성공 뒤에 있었던 수많은 실패와 재도전의 이야기를 강조하며, 모든 도전이 가치 있음을 전했다. 이 광고를 통해 나이키는 개인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잠재력을 실현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었다.


"Find Your Greatness" 캠페인 (2012)

런던 올림픽이 한창이던 2012년, 나이키는 유명 선수들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Find Your Greatness"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 캠페인에서는 전 세계 다양한 도시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누구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위대함을 실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나이키는 이 캠페인을 통해 스포츠는 단순히 엘리트나 전문 선수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며, 누구나 자신의 방식대로 위대해질 수 있다는 개인의 잠재력에 대한 신념을 전했다.



"Equality" 캠페인 (2017)


나이키는 사회적 정의와 평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세상을 강조했다. "Equality" 캠페인에서는 르브론 제임스, 세레나 윌리엄스, 케빈 듀란트 등 다양한 운동 선수들이 등장해 인종, 성별, 장애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동등한 기회를 누리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나이키의 입장을 보여주며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Nike Training Club)과 러닝 클럽 (Nike+ Run Club)


나이키는 디지털 마케팅과 커뮤니티 형성을 통해 개인들의 잠재력 실현을 도왔다. ‘Nike Training Club’과 ‘Nike+ Run Club’은 단순한 앱이 아닌,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 목표를 공유하고 격려하며 발전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역할을 했다.


이러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나이키는 개인의 운동 기록을 추적하고 동기부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고, 전 세계의 사람들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 더 나은 자신이 되도록 돕는 커뮤니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나이키 제품을 사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나이키를 통해 도전을 이어가고, 잠재력을 실현하는 여정을 함께 하게 되었다.


 "Dream Crazier" 캠페인 (2019)


나이키는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도전과 용기를 조명한 "Dream Crazier" 캠페인을 통해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이가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광고에는 나이키의 대표적인 여성 선수인 세레나 윌리엄스를 비롯해 여성 스포츠인들의 도전적인 모습이 담겨 있으며, 이들이 받았던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고 어떻게 자신의 목표를 달성해 왔는지를 보여주었다.

이 캠페인은 여성들에게 자신의 꿈을 크게 갖고, 남들이 “미쳤다”고 할 만큼 열정적으로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성평등과 여성의 잠재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일관되고 지속적인 캠페인을 통해 나이키는 소비자들에게 문화적 상징이자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가 되었다. 많은 마케팅 연구자들은 나이키가 운동과 스포츠를 넘어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적용 가능한 메시지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광고학자 더글라스 홀트(Douglas Holt)는 자신의 저서 How Brands Become Icons에서 나이키가 단순한 제품 브랜드를 넘어,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가치를 포괄하는 아이콘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마케팅컨설턴트이자 스텐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였던 케빈 레인 켈러(Kevin Lane Keller)는 Strategic Brand Management에서 브랜드가 소비자와 강력한 관계를 형성하려면 일관성 있는 메시지와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이키는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일관되게 전달했고, 그로 인해 소비자들이 나이키와 정서적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이러한 일관성은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주었고, 나이키를 단순한 제품 제조사가 아닌 자신의 가치관과 목표를 함께 나누는 동반자 브랜드로 느끼게 했다. 소비자들은 나이키를 단순히 스포츠 용품을 구매하는 곳이 아닌 자신의 삶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브랜드로 인식하게 되었다.



나이키(Nike),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브랜딩의 대명사


나이키는 신발을 팔면서도 실제로는 개인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실현하게 하는 "새로운 가치"를 판매하는 회사로 진화했다. 이 가치는 나이키의 슬로건, 제품 개발, 광고 캠페인, 커뮤니티 구축, 기술 혁신 등 모든 활동에 녹아 있다. "Just Do It"이라는 간단하지만 전략적인 슬로건을 통해 잠재력 실현이라는 가치가 모든 사람에게 해당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나이키의 제품 라인은 남녀노소, 전문 운동 선수부터 초보자까지 모두에게 맞게 다양하게 출시되었으며, 이를 통해 누구나 자신만의 잠재력을 찾아 성장할 수 있다는 포용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이를 통해 개인의 도전과 성취를 북돋우고, 나이키를 착용하는 모든 이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하도록 만드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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