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진짜 이 회사에 도움이 되는 걸 생각해 봅시다. 그냥 광고 만든다고 생각하지 말고요"
가끔 광고 캠페인을 준비하는 회의 자리에서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클라이언트를 도울 방법을 생각하자고 이야기할 때가 있다. 클라이언트와 이야기할 때도 마찬가지다.
"저희에게 쉬운 일은 그냥 시키신 일을 하는 거지만 이 방향은 하지 않으셔야 해요"
"아뇨 이 미디어 비용에서 제작비와 모델비에 돈을 쓰시는 건 맞지 않습니다"
"저희는 미디어 수수료를 받아서 좋지만 이번 캠페인은 TV 집행이 비효율적이라 생각됩니다"
단기적으로 진정성은 이익이 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이익으로 돌아온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 쉬운 진실은 눈앞의 이익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현실이다.
파타고니아는 아웃도어 의류를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다. 그들은 '친환경의 진심'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판매하는 회사다. 파타고니아의 지구를 위한 약속은 소비자들에게 깊은 신뢰를 쌓았고, 그 결과 글로벌 브랜드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가치는 수십억 달러에 이르며, 파타고니아는 단순한 의류 브랜드가 아닌 환경 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2022년 파타고니아의 매출은 약 1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그들의 진정성 있는 친환경 메시지에 얼마나 깊이 공감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튼튼한 아웃도어 의류라는 표면적 가치를 넘어 친환경의 진심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시한 파타고니아는 가치의 이면에 진심 어린 진성성이 있을 때 가치가 더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브랜드다.
많은 기업들이 지속 가능성을 내세우며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가치를 진정한 핵심 원칙으로 삼아 진정성을 유지하는 회사는 드물다. 파타고니아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환경 보호에 헌신하며 소비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은 대표적인 회사다. 이 회사는 진정한 환경적 노력이 어떻게 소비자와 연결되고,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많은 브랜드들이 지속 가능성을 마케팅 수단으로만 사용하는 반면, 파타고니아는 환경적 책임을 비즈니스 모델의 중심에 두고 있다. 이러한 진정성이 파타고니아를 차별화시키고, 회사를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끈 원동력이다. 파타고니아의 친환경 약속은 최신 트렌드의 영합이 아니다. 그들의 친환경적 헌신은 창립 초기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창립자 이반 쉬나드는 1970년대부터 이미 환경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당시 그는 상업적 성공보다 자연을 보호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라고 여겼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야생에서 등반과 낚시를 즐기며 자랐으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취약성을 직접 경험했다. 쉬나드는 인간의 활동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고민했고 이는 파타고니아의 사업 철학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파타고니아는 1985년부터 "1% for the Planet"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매출의 1%를 환경 보호를 위한 자선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이익의 셰어가 아닌 매출의 일정 부분을 기부한다는 사실은, 회사가 수익이 아닌 지구의 미래를 진정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쉬나드 역시 회사 지분 전체를 기부하여, 파타고니아의 이익이 영구적으로 환경을 위한 활동에 사용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진정성 있는 헌신은 파타고니아가 단순히 유행으로서의 친환경을 쫓는 기업이 아닌, 환경 보호를 위한 진정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한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친환경 마케팅 사례의 교과서가 된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캠페인은 파타고니아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캠페인을 통해 회사는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소비를 자제하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만약 다른 기업이 이 캠페인을 했다면 진정성을 의심하며 친환경 마케팅의 편승이라는 지적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파타고니아의 이 이야기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래전부터 파타고니아는 패션 산업의 낭비 문제를 고발하고,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구매 습관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파타고니아는 의류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심지어 집에서 쉽게 수리할 수 있도록 반짇고리까지 제공하면서 고객들이 제품을 더 오래 사용해 환경 보호에 동참할 수 있게 했다.
많은 브랜드들이 지속 가능성을 따라가려 했지만, 소비자들에게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한 경우도 많다. '그린워싱(Greenwashing)'이란 용어는, 실질적인 기여 없이 친환경적인 이미지만을 마케팅으로 사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패션 업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환경 컬렉션'이 대표적인 그린워싱 사례다. 일부 제품에만 친환경 라벨을 붙이고, 대부분의 생산 과정은 여전히 환경에 해로운 방식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H&M의 ‘컨셔스 컬렉션(Conscious Collection)’은 그린워싱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 브랜드는 지속 가능한 재료로 일부 제품을 제작하고 홍보하지만, 전체적인 생산 과정은 여전히 대량 생산과 환경오염에 기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표면적 노력은 오히려 브랜드의 신뢰성을 훼손하고,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파타고니아는 일관된 진정성을 보여주었다. 의류 수리 서비스와 지속 가능한 소재 사용뿐만 아니라, 원 웨어(Worn Wear)’ 프로그램을 통해 중고 파타고니아 제품을 매입하여 재판매한다. 순환 패션을 강조하며, 낡은 의류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방식으로 폐기물을 줄이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파타고니아의 친환경 약속이 단순한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에 깊이 뿌리내린 가치임을 보여준다.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일은 어렵지만 이러한 가치에 진정성이 포함되어 있는가가 더 중요한 경우가 있다. 파타고니아의 친환경적 진심이나 도브가 전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의 가치는 진정성 있는 브랜드의 태도 없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진성정 있고 일관된 브랜드의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회사들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은 여러 브랜드가 실천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레고는 '창의적 놀이와 교육'이라는 가치를 진정성 있게 실현하고 있다. 레고는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우고 교육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레고 재단'을 통해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해 전 세계 저소득 국가의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레고 세트를 제공하고, 난민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창의적 사고와 놀이를 통한 배움을 지원한다. 이러한 노력은 레고가 진정으로 창의성과 교육을 중시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워비 파커는 '모두를 위한 시력 보장'이라는 가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한다. 워비 파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합리적인 가격으로 안경을 제공하여, 안경이 필요한 사람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안경을 구매할 때마다 한 쌍의 안경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부하는 'Buy a Pair, Give a Pair'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전 세계의 시력 개선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안경을 제공하여, 안경이 없는 사람들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비영리 단체와 협력하여 이동식 시력 검사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히 안경을 기부하는 것에서 나아가, 사람들이 실제로 시력 검사를 받고 맞춤형 안경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바디샵은 1989년 화장품 업계 최초로 동물 실험을 반대하며 이를 실천해왔다. 이들은 ‘Forever Against Animal Testing’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동물 실험 금지를 촉구했으며, 2018년에는 Cruelty Free International과 협력하여 약 800만 명의 서명을 모아 유럽 의회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이러한 노력은 수단순한 마케팅 수단을 넘어서 법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평가받았다.
바디샵 최근 몇 년 동안 판매 감소와 시장 점유율 하락을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 비건 제품으로 전환하고, 지속 가능한 포장과 공정 무역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중요한 브랜드 가치를 계속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으며, 영국 내 지속 가능성 인식 조사에서는 여전히 상위 기업에 랭크되 있다.
파타고니아를 비롯해 예시로 등장한 여러 브랜드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새로운 가치에 대한 진정성 있는 헌신 때문이며, 이 진정성은 소비자들의 신뢰와 충성을 이끌어냈다. 마케팅의 수단만으로 친환경이나 사회적 기여를 외치는 브랜드들이 넘쳐나는 시장에서도 소비자는 진정성 있는 브랜드를 귀신같이 알아낸다.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것 이상으로 그러한 가치를 비즈니스 전반에 녹여내는 진정성있는 브랜드는 장기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파타고니아와 여러 브랜드들이 증명했다. 진정성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