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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영 Oct 25. 2024

새로운 가치 브랜딩엔 지속성이 필요하다

출, 퇴근을 할 때 싫어도 끊임없이 듣게 되는 CM송이 있다. 처음엔 지겹다가 어느 순간, 생각 없이 읊조리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처음엔 별로인 음악도 계속 듣게 되면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ㅜㅜㅜ 다반사다.


자주 보면 정든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 말은 심리적 연구에 의해 실제 증명되었다.

심리적 현상에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에게 특정한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때 그 자극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름, 용어, 디자인, 상징, 또는 그들의 조합을 통해 다른 경쟁사들과 구별되도록 하는 것, 단순한 로고나 이름을 넘어 고객들이 기업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큰 영향을 미치는 자산"

필립 코틀러 (Philip Kotler)


"소비자들에게 신뢰와 기대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는 것"

데이비드 아커 (David A. Aaker)


"사람들이 특정한 기업이나 제품에 대해 느끼는 감정, 상품의 기능적 속성을 넘어 고객들과의 정서적 연결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세스 고딘 (Seth Godin)


마케팅 대가들이 갖고 있는 브랜딩에 대한 생각이다.

약간씩의 차이가 있지만 필립코틀러나 데이비드 아커 등 모두가 동일하게 이야기하는 지점이 존재한다.

브랜딩의 성공 필수 조건은 일관성과 지속성이라는 것이다.


소비자를 둘러싼 디지털 환경의 변화로 인해 구매 여정에서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정보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정보들은 멈추어 있지 않으며 시시각각 부정과 긍정을 넘나들며 변화한다.

기업의 마케팅 부서는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통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한다.

실제 과거의 마케팅 보다 현대의 마케팅은 소비자의 이러한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한다.

사회적 이슈 등 마케팅에 활용할 만한 소재들은 언제나 넘쳐나지만 소셜 미디어의 극단적 소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넘쳐나는 정보의 양으로 인해 이슈의 휘발성이 매우 강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과 활동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환경에서 오히려 브랜딩의 일관성과 지속성은 더 필요하다.

휘발되는 이슈와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에 따라가다 보면 브랜드가 갖고 있는 가치를 일관되게 전하는 것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스고딘은 브랜딩을 특정한 기업이나 제품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라고 정의했다.

이 정의를 사람으로 이야기한다면 좀 쉬워질 수 있다. 어떠한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만남이 필요하다.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 '친절하다' 거나 '배려심 깊다' '정직하다'라는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그러한 감정을 느낄만한 일관된 행동이 지속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


브랜딩은 기업이나 제품이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지만 이 모습을 만드는 것은 기업과 제품 스스로의 변치 않는 약속을 통해 만들어진다.

애플의 가치 브랜딩의 핵심은 창의적 아이콘이다. 애플은 IT 기기를 팔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사는 것은 창의적 아이콘을 사는 것과 다름없다. 애플은 창의적 아이콘이라는 브랜딩을 위해 스스로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일관되게 지켜왔다.

제품 개발에 있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제품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했고 지속적인 창의적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MAC OS를 시작으로 수십 년에 걸쳐 스마트폰의 시초, 아이폰을 만들거나 아이패드를 통해 새로운 방식의 컴퓨팅 경험과 에어팟을 통해 무선 이어폰의 새 표준을 제시했다.

사용하기 쉬운 극단적 디자인 철학을 일관되게 지켜왔고 폐쇄적인 시스템을 통해 기술적 완성도와 보안을 지켜왔다.


브랜드가 약속을 지키는 일이 매우 힘든 일이다. 수년을 걸쳐 주지 시켜도 모자란 기업의 브랜드 슬로건이 해마다 바뀐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이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일일이 예시를 드는 것은 힘들지만 반대로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캠페인을 40년간 지속하고 있는 유한킴벌리의 캠페인이 사람들의 호응을 받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기업들이 일관성과 지속성의 브랜딩을 오래 유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외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된 기업들은 이러한 일관성을 오랜 시간 동안 유지했고 그것이 소비자들이 표면적 가치가 아닌 새로운 가치를 구매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도브는 2004년부터 “Real Beauty” 캠페인을 통해 여성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강조하며, 기존의 이상적인 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메시지를 전파했다. 이 캠페인은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지며 도브의 진정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고,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도브는 여전히 다양한 미의 기준을 존중하며 진정성 있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레드불은 1987년부터 “Red Bull Gives You Wings”라는 슬로건을 사용하여 브랜드가 주는 에너지와 도전정신을 강조해왔다. 이 슬로건은 수십 년간 레드불의 다양한 광고와 이벤트에서 활용되었으며, 특히 익스트림 스포츠와의 연계를 통해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 일관된 메시지 덕분에 레드불은 단순한 에너지 음료 이상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게 되었다.


나이키(Nike)의 “Just Do It” 은 1988년에 처음 등장해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사용되며, 나이키의 핵심 브랜드 메시지로 자리잡았다. 이 슬로건은 단순히 운동에 대한 메시지를 넘어, 개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전에 맞서는 정신을 상징한다. 오랜 시간 지속된 “Just Do It”은 나이키가 스포츠를 넘어서 삶의 전반적인 도전과 성취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새로운 가치를 찾는 것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가치가 소비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게 하기 위해 브랜딩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가꾸는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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