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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쌤 Oct 09. 2022

우리 애는 왜 이럴까요? - part2

우리 아이들은 왜 중요한 것들을 놓치는 걸까?

우리 아이들은 왜 중요한 것들을 놓치는 걸까?


시험기간에 유독 컨디션 관리에 실패하고 공부하지 못하는 아이, 스스로 학교 일정이나 행사 등을 적극적으로 챙기지 못하는 아이, 적극적이진 않더라도 최소한의 수행평가도 빼먹는 아이, 놓치는 건지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건지 모르겠는 아이 등 학부모가 보기에 우리 아이들은 정작 중요한 할 일들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 평소에는 좀 놀더라도 시험기간조차 공부하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요.

- 학교에서 받은 공지를 어떻게 항상 잊어버릴 수 있을까요? 

- 학교 수업 시간에 안내받은 수행평가 정도는 제 날짜에 맞춰서 준비해 가야 하는 것 아닌가요? 

- 학생부 관리를 해서 대학에 간다면서 왜 꼭 필요한 활동의 신청 날짜를 놓치는 걸까요?

- 시험 준비를 열심히 하다가도 왜 시험 직전에 컨디션 관리에 실패해서 용두사미가 될까요?


그래서 학부모들은 이런 모습을 보며 답답해한다. 실수에 해당하는 것들도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게 뭔지 모르고 그러는 걸까? 싶어서 심각하게 아이의 미래가 걱정되기도 한다. 이 각각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정말 단순한 실수로 벌어진 일도 있고, 아이가 학교 생활에 대해서 중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그런 경우도 있다. 


단순한 실수이거나 한 순간 아차 하고 학교 일정을 놓친 것들은 습관의 문제이다. 중요한 것을 메모하고 체크하는 습관이 부족해서이다. 이 경우 코칭을 하는 것이 쉽다. 탁상 달력이나 일정 어플 등을 활용해서 메모하고 체크하는 것을 연습하면서 코칭할 때 한 번씩 같이 체크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개선이 된다. 중요 공지사항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적어두는 공간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쉽게 개선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일정을 놓친 것에 대해 학생 스스로 후회하고 있다면 그 계기로 개선의 습관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단순한 실수의 케이스를 제외하고 위와 같은 문제점들이 나타나는 경우 보통 둘 중에 한 가지에 해당된다. 한 가지는 아이가 과도한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자기 통제력을 상실한 경우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자존감이 낮아져 모든 상황에 무기력해진 경우이다. 


아이가 과도한 압박감을 느끼는 경우, 시험 준비나 과제 준비의 초반에 열정적으로 에너지를 불사르고 막상 디데이가 다가오면 몸이 아프거나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처음엔 잘해보자는 열정이 압박감으로 바뀌고 종국엔 에너지가 떨어져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마무리를 짓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 대한민국 교육 현실이 가혹해서 이다. 한 가지 과제나 시험 준비에 집중해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데 다른 과목의 수행평가도 쏟아지고 다른 학원의 숙제가 시험대비 때문에 몇 배로 늘어나고 그러다 보면 다 하지 못한 할 일 들이 짐처럼 따라붙는다. 자기가 처음 생각한 것보다 실제로 해야 할 것들과 감당할 것들이 훨씬 많은 것이다. 


여기서 부모님이 가장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다른 애들도 다 같은 상황이야, 그 아이들도 너처럼 힘든데 다들 해내고 있잖아" 


이 말에 코치로서 해주고 싶은 말은

 "그렇게 다른 애들도 다 지쳐가고 있어요"


정말 안타깝지만 만나는 학생들 중에 시험기간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자신의 모든 계획을 해내는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누군가는 그 압박감에 크게 넘어지고 누군가는 좀 더 무던하게 못한 일들 중에서 우선순위를 세워서 그 정도로 만족하고 하는 것뿐이다. 누군가는 미리 더 많이 준비되어 있어서 좀 더 수월해 보이지만 그 아이조차도 이전에 그만큼 자신을 또 희생했던 것뿐이다. 


여기서 학부모가 또 하지 말아야 할 말은

 "그러니 네가 미리부터 열심히 했으면 지금 훨씬 나았을 거야"


모든 아이들이 같은 상황이거나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 아이가 능력이 부족해서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각자 가진 강점과 특성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누군가와 비교하거나 아이의 과거를 부정하면서 안 그래도 크게 느끼는 아이의 압박감을 키우거나 자존감을 깎지 말라는 이야기다. 


압박감을 느끼고 자존감이 떨어져 가고 있는 아이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코칭은


 "괜찮아, 지금도 잘하고 있어. 의지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하다가 지금 지쳤지만 그 의지를 갖고 해냈던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잘한 거야. 다음엔 지금보다 더 성장할 테니 지금 좀 부족하게 느껴져도 괜찮아"였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우선 잠을 자거나 맛있는 것을 먹거나 몇 시간이라도 쉬면서 몸과 마음의 컨디션을 최대한 빨리 회복하고 남은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게 우선순위를 세워서 계획을 재정비하는 것이었다. 


부모님이 지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응원의 말은 

"네가 노력한 시간을 알기 때문에 마지막에 좀 힘들어서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것이다. 


그렇게 아이가 마음의 부담을 좀 내려놓고 자신을 재정비할 수 있게 부모님이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고 응원해 준다면 생각보다 빨리 회복하고 다음을 더 먼저 준비할 것이다.



자존감이 낮아져 무기력해진 학생의 경우에는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분명히 스스로 좀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것도 알겠고 모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자신이 무언가를 해냈던 경험이 별로 없다거나 최근에 스스로에 대해서 실망하는 경험이 있었다면 더 높이 도전하는 것이 두렵고 그 상황을 회피하고 싶어 진다. 그래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지만 정작 열심을 내야 할 상황에서는 도망가는 것이다. 그게 아이가 정말 잘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는 학부모의 고민을 불러온다. 


이때 많은 학부모님들이 아이를 위한답시고 이렇게 말한다.

 "네가 대학에 가고 싶지 않으면 안 가면 된다. 그럼 지금처럼 힘든 학원이나 과외 스케줄 다 빼고 네가 하고 싶은 걸 다시 찾아보자" 


일견 이 말은 아이를 생각하고 존중하는 학부모의 말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아이는 대학에 가야할 것 같지만 스스로 그게 가능할지 불안하고 두려운 아이다. 그런 아이에게 네가 안 가고 싶다고 하면 가지 말라는 이야기는 네가 제대로 못 할 것 같으면 하지 말라는 벼랑 끝으로 내모는 말처럼 느껴질 수 있다. 우리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져 있다면 뭔가 급격한 방향 전환이나 결심을 요구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두려운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 줄 때 이런 학생들 중 상당수가 눈물을 보인다. 그리고 이 아이의 자존감이 올라가기까지는 정말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때 과감하게 아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한 과목이나 한 영역만을 선택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조금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라도 스스로 뿌듯할만한 결과를 낼 수 있게 돕는 방법을 많이 쓴다. 그렇다고 해도 빠르게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지만 아이를 책망하지 않고 기다리고 응원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아이들이다. 그리고 이 아이들을 대상으로는 여러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하거나 놓친 것들을 자꾸 상기시켜서는 안 된다. 정말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라는 것을 되새겨야 한다. 


이 아이들이 이렇게 자존감이 낮아지게 된 것은 교육 시스템의 문제이다. 이 아이들에게는 현재의 상황이 이어지더라도 네 인생이 실패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인생은 그렇게 쉽게 실패하지 않는다. 자기 스스로를 믿어주고 도전할 마음이 있다면 말이다. 칭찬받지 못한 아이에게 칭찬받을만한 일을 하라고 요구할 수 없다. 이런 학생들의 경우 부모님도 오랜 시간 답답함을 느끼고 학생과 서로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학부모님과 상담할 때, 이 문제가 아이의 의지가 아닌 자존감이 낮아져서 스스로도 어쩌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나서 아이를 최대한 이해해주고 응원해달라고 말씀드린다. 그리고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 이미 지친 학부모에게 그래도 사랑하는 자녀이니 부모님이 더 마음을 내려놓고 아이를 위해 더 참으라고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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