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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쌤 Oct 09. 2022

우리 애는 왜 이럴까요? - part1

우리 아이들은 왜 현실 세계가 아닌 SNS에 몰입할까?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는데, 뭐 하나 보면 그놈의 SNS만 하염없이 보고 있어요. 그래 놓고 막상 해야 할 건 까먹고 못하고 급해서 밤새고 하는 거 보면 쟤가 왜 저럴까 싶어요"


"학교 일정이나 대회 같은 것들은 이제 스스로 챙길 때도 된 것 같은데, 학교에서 알림이 와서 물어보면 그제야 그런 공지를 본 것 같다고 해요. 자기 대입 아닌가요? 스스로 챙겼으면 좋겠는데 언제까지 부모가 도와줄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성적은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으니까 그거 가지고 뭐라고 하진 않거든요. 그래도 뭔가 하려는 모습은 보여야 하는 거 아닐까요?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데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코칭을 하는 학생들은 전국에 퍼져 있어서 최근 몇 년 동안은 거의 온라인으로 매주 코칭을 진행했다. 그러다 보니 학부모님들과는 전화상담을 할 때가 많다. 코칭을 진행한 내용들은 자료들과 함께 메시지로 자주 보내는 편이고, 성적이나 진로 등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나누기 위해 주로 통화를 한다. 그리고 그때 집에서는 어떤 모습인지, 코칭 시간에 학생이 말하지 않고 보여주지 않는 모습들에 대해서 학부모가 보기엔 어떤지 질문을 한다. 그리고 학부모님들은 그때가 기회라고 답답함을 호소한다. 아이들은 자기 성적이 좋으면 부모님이 잔소리를 안 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학부모 상담 때 나오는 멘트들은 성적과 크게 상관없이 다 비슷하다. 모두가 다른 아이를 키우는데 말이다. 학부모님들께 그럴 때마다 우리 OO 이만 그러는 게 아니고 다른 아이들도 다 그래요.라고 이야기하는데 얼마나 믿어주시는지 모르겠다.


위에 적힌 학부모의 하소연 몇 가지는 정말 성적대에 상관없이 학부모 상담 때마다 수시로 듣는 이야기들이다. SNS에 낭비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 것, 아직도 자기 일을 스스로 할 줄 모르고 부모의 도움을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 자기 인생인데 부모가 더 걱정하고 본인은 만사태평한 것 같다는 이야기 같은 것들 말이다. 학습 플랜을 잘 지키지 않는다거나, 생활 패턴이 엉망이라거나, 부모가 아무리 조언을 해줘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들은 대한민국 초중고 학생들의 기본값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나 시험기간, 방학기간 등 특정한 시기에는 부모님도 마음이 조급해 지기 때문에 아이들의 부족한 모습이 도드라져 보인다. 아이들 각자의 성향이 달라서 코칭 시간에 대화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솔루션은 매번 다르지만 내 자녀를 이해하고 싶은 학부모들의 마음은 같을 것이다. 


그럼 학부모들이 하는 '우리 애는 왜 이럴까요?'라는 질문에 대해서 '다른 아이들도 다 그래요'로 끝내지 않고 '우리 아이들이 왜 그럴까요?'라는 질문으로 바꿔서 대화를 나눴던 이야기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당신의 자녀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다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데, 우리 아이들이 왜 그러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그 입장이 되어보자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왜 현실 세계가 아닌 SNS에 몰입할까?


이 문제는 아주 오랫동안 아이들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10대 학생들의 SNS 의존도는 특히 더 높아 보인다. 일례로 학생들이 공부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가장 먼저 결심하고 실행하는 것이 'SNS 계정 탈퇴'거나 '스마트폰을 2G 폰으로 바꾸기'인 것을 보면 아이들도 SNS나 스마트폰이 몰입을 방해한다고 생각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학생들에게 취미가 뭔지 물어보면 잘 대답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말을 바꿔 쉴 때나 시간 여유가 있으면 뭘 하느냐고 물어보면 핸드폰을 한다고 대답한다. 핸드폰으로 무얼 하냐고 이어서 물어보면 거의다 인스타를 본다고 한다. 그래서 특별히 인스타에서 찾아보는 것이 있느냐고 물어보면 그냥 화면에 뜨는 것 따라서 들어가다 보면 시간이 간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접속해 있을 때 친구들이 페메를 보내면 수다들 떨다 시간이 가기도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질문을 차례대로 하고 난 후에 그 시간이 재밌냐고 물어보면 재밌다는 아이들도 있지만 무심코 습관처럼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는 아이들도 많다.


그 공간은 어떤 아이들에게는 친구와의 소통 창구이고, 어떤 경우엔 주변의 소식을 가장 빨리 접하는 도구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새로운 소식이나 아이템을 구경하는 전시 공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공간은 아이들이 처한 환경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접근하고 활용하기 좋은 곳이다.


요즘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던 못하던 학원 2~3개가 기본이다. 학교 이외에도 일주일에 적게는 3회에서 많게는 10회가 넘어가는 정도의 스케줄이 있다. 그 사이에 특별한 취미 활동을 하거나 자신만의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거기에다 손에 쥔 스마트폰을 통하지 않고는 친구와 같이 놀 수도 없고,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러니 그곳에 아이들의 세계가 모두 들어있는 것이다. 다른 즐거움도 또렷한 목표도 없을 때 아이들이 그 공간을 벗어날 이유가 있을까? 특별히 재밌지 않아도 그 공간보다 나은 재미를 주는 별다른 것도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같이 학습 스케줄을 짤 때 학습 시간에 스마트폰을 어떻게 통제할지 꼭 이야기를 나눈다. 그것 말고는 노는 방법을 모르는 아이들이기에 스마트폰만 통제해도 앉아서 공부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완전히 다 차단하는 것보다는 학습 시간과 아닐 때를 구분해서 휴식할 때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가 SNS에 너무 몰입해 있다면, SNS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생각과 마음이 몰입될 곳이 없다는 것이 더 문제일 것이다. SNS가 나에게 방해가 되고 그 시간을 제한하고 필요한 학습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학생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많은 아이에게 그 문제를 지적하기보다는 지금 자신이 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스스로 정리할 수 있게 대화하고 절제하며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스스로 제안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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