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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쌤 Oct 06. 2022

우리 애가 5등급 이라고요?!

입시 상담 story - 1


"우리 아이가 중학교 땐 그래도 중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했거든요. 당연히 고등학교 와서도 어느 정도는 할 줄 알았는데 고1 성적이 5등급이에요. 수시는 내신성적이 중요하다는데 이미 망한 걸까요? 어떻게 하죠?"


내가 고등학생일 때 우스갯소리로 선생님들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고1은 대학교가 서울대 밖에 없는 줄 안다. 고2는 소위 SKY만 대학인 줄 안다. 고3이 되면 한 번도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대학들만 찾는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어떨까? 아이들마다 다르지만 고2 정도까지 대학 이름을 10개도 대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대입이 목표인데 알고 있는 대학들은 못해도 상위 10% 이상인 학생들만 들어갈 수 있는 학교라는 것이 참 웃픈 현실이다. 


고등학생 성적이 5등급이라고 하면 일단은 하위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인서울 대학의 내신성적 커트라인은 아무리 낮게 잡아도 3등급 이상이다. 그러니 4등급은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생각되지만 5등급부터는 희망도 없다고 여길 수밖에...


그럼 필자는 왜 5등급 이하 학생들부터 입시 이야기를 꺼내는 걸까?


그 이유는 5등급 이하 학생들을 다루는 입시 상담이 없기 때문이다. 유명한 입시 설명회를 가도 1~2등급 대상으로 이야기하고 3~4등급은 노력해서 1~2등급까지 올리라는 조언을 해주지 5등급 이하 학생이 어떻게 입시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소위 입시컨설팅이랍시고 이야기하는데 인서울 대학 합격도 힘든 케이스를 이야기할 순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학부모님들께 이야기한다.


"5등급이면 평균이에요. 우리 아이가 대한민국의 평균 수준인 건데... 그게 그렇게 모자란 걸까요?"


5등급이 평균이다. 라는 말에 많은 학부모들이 적잖이 놀란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5등급은 상위 40%~60% 사이에 있는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이 평균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그리고 중학교 때 중상위권이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풀어보자. 중학교 성적으로 중상위권이면 보통 평균 80점대에서 높으면 90점대 초반일 것이다. 중학교 내신 성적은 보통 평균 80점 정도이다. 난이도에 따라 평균이 그 이상인 경우도 많다. 이 아이는 중학교에서 평균 내지는 평균보다 살짝 높은 성적대로 중상위권이라고 인식되었을 것이다. 그 아이가 고등학교에서 가서 내신 40~50% 사이가 나온다면 자기 수준대로 성적이 나온 것 아닌가?! 그 학생이 고등학교에서 받는 등급이 바로 5등급이다.


아이는 자기 수준을 유지했는데, 중학생 때는 공부 잘하는 아이였다가 고등학생이 돼서는 희망 없는 아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게 열심히 하지 않은 학생의 잘못이고, 그 아이가 공부 재능이 없기 때문일까?


"건강하면 되고 공부는 중간만 가면 된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학부모가 많은데.. 대한민국 고등학교를 다니는 5등급 아이들은 바로 건강하고 공부는 중간 정도 하는 아주 바람직한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이 아이들이 하위권 취급을 받고 스스로를 모자란 사람이라고 인식하게 하는 것, 솔직히 이런 교육환경을 만들어 놓은 어른들의 잘못이고 나라 잘못이다.


그래서 나는 대한민국 평균인 5등급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5등급인 아이들이 하위권 취급을 받는 이유는 인서울 대학 합격선이 3등급 이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점수 때문이다. 중학교 기준으로는 과목 평균이 보통 80점이 넘는다. 그래서 중학교에서 평균 정도, 혹은 평균보다 조금 잘 한 아이들은 시험을 보면 한 과목에서 몇 문제만 틀렸을 것이다. 고등학교는 어떨까? 보통 한 과목의 평균 점수가 40점대~60점대이다. 고등학교 과목에서 평균 점수가 70점을 넘어가면 잘못 낸 시험이다. 그러니 5등급 받은 우리 학생은 시험에서 절반 가까이 틀렸을 것이다. 그러니 스스로 어떻게 내가 평균이고 보통의 아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런 점수를 받으니 자신감은 떨어지고 공부는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대체 왜 고등학교 내신 점수 평균이 그 모양인가? 그 해답은 좋은 입시 결과를 내기 위해서이다. 입시 컨설팅하는 곳에서만 1~2등급을 강조하는 게 아니고 보통의 고등학교들도 1~2등급 아이들만 살리는 정책을 써야 교문에 입시 결과 플래카드를 하나라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상위권 변별력을 위해서 주요 과목의 평균 점수는 절대 60점을 넘어선 안된다. 그래야 1~3등급 아이들의 변별력이 생기고 1~2등급 학생들이 좋은 종합 내신 등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5등급 이하 학생들은 학교 내신으로는 대입이 어려우니 수능을 대비해야 할까? 

이 또한 안타깝게도 국내 대부분의 고등학교들이 수능 대비에 적합한 교육을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아이들이 수능에서 5등급보다 나은 등급을 받을 순 없을 것이다.




그래서! 5등급 이하인 아이들은 어떻게 대학에 가나요?!



첫 번째 방법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아니 이제까지 그렇게 5등급이 평균이라고 했으면서 결국은 성적을 올리는 당연한 해법을 이야기하는 건가요?!라고 따지고 싶을 것이다. 맞다. 아무리 억울해도 일단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인서울 대학을 가려면 성적은 더 올려야만 한다. 아주 조금이라도 성적을 더 올릴수록 유리해지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현재 5등급이라면 내가 공부에 재능이 없다고 포기할 필요가 없고 나는 평균 정도의 수준이니 여기서 공부방법을 다잡고 노력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공부하자는 것이다. 학습성과는 스스로 자신을 얼마나 믿어주느냐에 따라서도 완전히 달라진다.


5등급인 학생도, 5등급 혹은 6등급의 성적을 받는 자녀를 둔 학부모도 그게 모자란 성적이고 공부에 재능이 없다고 오해하지 말고 충분히 대한민국의 평균인 수준이니 조금만 더 노력해도 결과가 좋아질 것이라는 걸 믿고 공부하자는 것이다. 그 생각 속에서 내가 제대로 된 공부 단계를 밟고 있는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점검하면서 더 효과적인 학습을 하자.


그리고 간혹 내신 성적 관리도 하고 수능까지 생각해야 하니 내신은 포기하고 수능에 올인하겠다는 경우가 있는데, 장담하건대 수능에서 기존 모의고사 평균 성적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는 현역 고등학생은 10%가 안 된다. 그만큼 수능은 기존 점수보다 더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길 정도로 현역 고등학생들에게 친절한 시험이 아니다. 매년 어떻게 하면 외우고 반복한 공부를 한 학생들이 한 문제라도 더 틀리게 할지 고민하는 시험이니 막무가내로 노력한다고 점수가 잘 나올 리 없고, 시험 당일에는 모의고사와는 전혀 다른 유형의 문제들을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신 성적이 아무리 좋지 않아도 마지막까지 조금이라도 내신 성적을 올리는데 집중한다면 가능성이 더 열려있게 된다. 실제로 5.9등급 정도인 학생이 서울에 거주하는데 통학 가능한 대학으로 교과 성적을 가지고 수시에 합격한 케이스가 있다. 인서울이 안된다면 수도권 대학 중에서 갈만한 곳을 찾을 수 있다. 당연한 말 같지만 진학 대학을 너무 좁게 잡지 말고 내 성적도 희망이 있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공부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대입 전략이다.



두 번째 방법은 다양한 가능성에 눈을 돌리라는 것이다. 필자가 5등급이 평균이니 제발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국내 4년제 대학들 중 대학의 운명이 불확실한 곳이 많다. 인서울 대학 중에서도 상위권인 대학에 간다고 해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데, 대학의 운명 자체가 불확실한 곳까지 고려해서 4년제 대학을 꼭 가야 하는가? 인서울 대학이 가장 안전한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게 정말 맞을까?


이런 질문을 했을 때, 대부분은 동의한다. 하지만 내가 5등급 이하의 하위권이라 능력이 모자라서 인서울 4년제 대학을 못 갔다고 생각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는 위의 질문들을 들었을 때 수준이 안되니 차선책을 선택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같은 질문도 받아들이는 마음이 달라 탐탁지 않게 느끼는 것이다.


요즘에는 대학들도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흔히 학점은행제나 온라인 학사과정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 대학을 못 가서 그렇다는 인식을 하기 쉬운데, 서울의 유명 대학들도 이런 과정을 운영해서 온라인으로 1~2년 정도 학점을 효율적으로 취득하고 본 대학에 편입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학습코칭을 오래 진행한 학생 중에 고등학생 때 1년간 미국 국무성 교환학생을 다녀와서 국내 고등학교로 복귀하지 않고 수능을 본 학생이 있다. 그 학생은 미국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 국내 고등학교에서 고1 1학기 동안 전교 10등 정도를 했던 우수한 학생이다. 그런데 수능 시험에 긴장을 해서 수능 점수가 너무 낮게 나왔다. 가진 실력에 비해 너무 낮은 대학을 가야 한다는 게 억울하기까지 했으나, 수능 시험 자체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이 커져서 재수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 학생은 학점은행제를 통해 온라인 학사과정으로 학점을 이수하고 자격증도 따고 본 대학으로 편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처음 도전해 본 전공에도 흥미를 느끼고 자격증도 따고 편입 준비를 할 시간도 확보가 되어 온라인 학사 과정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대학에 입학해서 마지못해 다니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선택이다.


또 다른 학생은 고등학교 입학 전에 국내 고등학교의 현실에 대해 설명을 듣고 고등학교에 입학해도 5등급 이하의 성적이 나올 것 같고 스트레스도 너무 심할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함께 다양한 방법을 고심한 끝에 고등학교 과정부터 캐나다 사립고등학교로 유학을 갔다. 흔히들 유학은 너무 비용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는데 국내에서 안절부절못하며 성적을 높이려고 쓰는 사교육비와 비교했을 때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영어 공부를 어려워했지만 ESL과정을 제공해주는 학교를 선택해서 학교 수업 과정으로 영어 공부를 더 보완했고, 과목 선택의 폭이 넓은 캐나다 고등학교에서 비즈니스 관련 과목을 배우며 학습에 훨씬 흥미를 느끼고 만족해했다. 그 학생은 캐나다 생활에 매우 만족해서 대학도 캐나다에 있는 대학으로 비즈니스 과정을 선택해 진학했고 지금도 유학의 가능성을 열어줘서 고맙다고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


위에 제시한 예시 이외에도 국내에서 해외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하는 방법이나 기타 다양한 방법이 있다. 심지어 고등학생 때 온라인으로 대학 학점을 일정 수준으로 취득해 놓고 졸업과 함께 미국 대학의 2, 3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에는 국내 고등학교 내신 성적과 전혀 상관없이 미국 대학으로의 편입도 가능하다.


학생이나 학부모가 수준이 낮다고 폄하하지 않고 아이가 보통의 고등학생이며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때 많은 기회가 보일 것이고, 다양한 선택지들 중에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애가 5등급이라고요?!

네, 평균적인 수준의 학업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상담이 필요하신 경우 카카오톡 '코칭쌤' 채널을 통해 문의해 주세요.

http://pf.kakao.com/_lBvWx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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