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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쌤 Oct 07. 2022

아이의 미래를 위해 어디까지 희생시켜야 하나요?

사실은 모두가 답을 아는 질문


"중학생 때는 새벽 한 두 시까지 안 자도 멀쩡하던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니 12시가 되기도 전에 잠자리에 들어요. 안쓰럽기도 한데 지금 부족한 부분을 채우지 않으면 나중에 더 힘들 텐데... 다른 아이들은 오히려 더 늦게까지 공부한다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신 성적부터 학교 활동까지 다 신경 써야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받을 텐데, 우리 아이는 체력도 약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편이라 벌써부터 걱정이에요... 그래도 뭐 하나 포기하고 갈 순 없잖아요"



학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나라 입시와 교육 현실이 얼마나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지 심각하게 한탄하곤 한다. 내 아이를 낳고 보니 아이가 수유 후 속이 조금이라도 불편한 듯 보이면 몇 번이나 트림을 더 시켜보고 몸을 세워놓고 계속 쓸어내리며 편안한 표정을 보일 때까지 좌불안석이다. 이 마음이 아이가 중고등학생이 되었다고 달라질까?


그런데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이미 편안해 보이지 않는 우리 아이를 어디까지 더 불편하게 해도 되는지를 고민해야 하니 이 마음이 오죽할까 싶다. 그 속도 모르고 아이들은 부모님이 자신을 공부시키고 싶어 하고 좋은 결과를 내기만 기대해서 내가 힘들고 괴로워도 날 몰아붙이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많이 서운해하기도 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신의 불편함과 괴로움을 공유하지 못하게 된다.


어느 부모가 사랑하는 내 아이를 괴롭게 하고 싶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창 자라고 있는 아이가 피곤해서 잠이 드는데 잠을 못 자게 해서라도 공부를 하게 다그쳐야 하는지 묻게 되는 것, 이미 체력도 약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예민한 성향의 아이라는 것을 아는데도 아이에게 더 큰 짐을 지우고 힘든 스케줄을 돌려야 할 것 같아 걱정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사실은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런 학부모들과 상담하면서 그 마음에 공감하기도 하고 이때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지 함께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는 뻔하게도 아이들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육아하는 엄마들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애바애'이다. 'Case by case'처럼 '애기 by 애기'를 줄인 말로 아이마다 다르다는 의미다. 생각해보면 이 단어는 아이가 다 커서 성인이 되어서도 적용되는 말일 텐데 교육이라고 여기서 다를 리가 없다.


그렇다면 이 각각의 다른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해결책을 찾아나갔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체력이 따라주지 않을 때, 학습량을 어떻게 채울까?


먼저 우리 아이가 정말로 체력이 따라주지 않는 건지, 정신적인 피로감이 체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말 체력이 따라주지 않을 때는 가장 먼저 수면시간 체크를 해야 한다.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시간은 다르고 학생들도 천차만별이다. 어떤 학생은 하루에 4,5시간 자고도 하루 종일 졸지 않지만, 어떤 학생은 하루에 8시간 이상을 자지 않으면 하루 종일 컨디션이 좋지 않다. 그래서 체력을 체크할 때 가장 먼저 수면 시간을 체크하고 하루 컨디션이 어떤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습코칭을 할 때 피곤함을 자주 호소하는 학생들에게는 나의 적정 수면시간을 찾게 한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매일 쓰게 하고, 아침에 알람 없이 일어날 때 몇 시에 일어나면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는지 써보게 한다. 고등학생 이상인 경우에는 알람 없이 일어나는 날이 거의 없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있다. 그때는 일주일 단위로 수면시간을 6시간이나 7시간으로 정해 규칙적으로 지키며 하루하루 몸 컨디션 점수를 5점 만점으로 표시해 보게 한다. 이렇게 나에게 맞는 수면시간을 알았다면 어떤 플랜을 세우더라도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에 둔다. 수면시간 먼저 고정시키고 다른 계획들을 나머지 시간에 나누어서 배치하는 것이다.  나에게 맞는 수면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하루를 보내는 것은 공부 효율에 있어서도 매우 부정적이다. 피곤한 상태로 7~8시간 학습을 하더라도 좋은 컨디션으로 1시간 학습한 것보다 실제 습득한 내용이 적을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하자.


고등학생 이상인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은 절대적인 수면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해야 하는 학습량이 워낙 많고 수행평가니 추가적인 생기부 활동을 하다 보면 수면 패턴도 매우 불규칙해서 피로를 가중시킨다. 3년 동안 학습코칭을 진행하며 졸업 때까지 내신 성적을 1점대 초반으로 전교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한 학생이 있다. 그 학생은 7시간 수면을 되도록 지켰고 적어도 6시간 이상 수면 시간을 지키는 편이었다. 보통은 그런 학생의 경우 선행을 많이 해놓고 미리 학습된 분량이 많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하겠지만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대부분의 선행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수면시간을 지키고 내신 성적 유지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거기에다 드라마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하는 자유로운 휴식시간도 꼭 가졌다. 그 학생의 경우를 모두에게 적용시킬 수 없겠지만 수면시간을 줄이는 것이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만큼은 모든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꼭 알았으면 한다.



정신적인 피로가 컨디션 저하의 원인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체력 부족은 당연히 학습효율을 떨어트리고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거기에 정신적인 피로감이 더해진다면 학부모가 봤을 때 최소한의 기준도 충족이 안 되는 상태로 아이가 학교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안타깝게도 수면시간이 부족한 우리나라 학생들은 정신적인 피로감도 한계치를 넘어선 경우가 많다. 정신적인 피로감이 큰 경우 그 학생의 학습효율을 올리는 것은 더 어렵다.


정신적인 피로감을 다른 언어로 바꾸자면 스트레스가 가장 맞는 표현일 텐데, 이 경우는 원인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1:1로 코칭을 하기 전에 그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한 가지 예시를 통해 정신적 피로감이 큰 경우 어떤 모습을 볼 수 있는지를 엿보고 그 회원에겐 어떻게 코칭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아이가 항상 피곤하다고 하면서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한참 해요. 이게 정말 피곤한 애가 맞는지 싶어요. 체력이 남으니까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지 않고 놀고 있는 것 아닌가요?"


이 고민은 아이의 공부시간 부족에 대해 토로하는 학부모 대부분에게 듣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 대부분 부모와 아이 사이에 갈등요인이 스마트폰인 경우가 많다. 이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정말 아이가 체력이 남아서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걸까?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려서 공부를 안 하는 거라고 보는 게 맞는 시선일까?


한 번 생각해보자. 성인인 나에게 누군가가 하루 종일 짜인 스케줄대로 살게 하고 내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은 한 시간도 주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며칠이나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애석하게도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청소년은 매일을 그렇게 살아야 한다. 목표가 높고 내신 성적이 제법 높다는 아이들은 더 심하다.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학교에서 짜인 시간표에 맞춰서 살아야 하고, 8시간 이상 학교에서 집중하고도 학교가 끝나면 그 피로감을 안은 채 학원이나 과외 등의 스케줄을 감당해야 한다. 그 후에는 학교나 학원에서 주어진 숙제와 수행평가를 해야 한다. 평일을 내내 그렇게 보내고도 주말이면 부족한 과외나 학원 스케줄이 있고 아니면 인터넷 강의를 들어야 하고 평일에 끝내지 못한 숙제와 수행평가가 밀려있다. 정말로 그 아이들의 스케줄-열심히 잘하는 아이일수록 더 빡빡하다-을 보고 있노라면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 아이가 정신적으로 자유로운 시간이 얼마나 될까? 자기의 의지를 가지고 잠시라도 즐거울 수 있을까?


밤늦게 침대에 누워 손가락만 움직이며 스마트폰을 보는 아이, 정말 생각이 없어서 피곤하지 않기 때문에 침대에서 곯아떨어지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는 걸까?


나에게 그 아이들은 머릿속의 스위치를 끄고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SNS나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고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해 스트레스를 겨우 해소하며 삶을 연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학부모님들은 되묻는다.


"저도 그 아이가 힘든 걸 너무 잘 아는데... 그렇다고 손 놓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 나중에 후회하는 건 본인이지 않을까요?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힘들어하고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해서 좌절하는 것보단 지금 그 시기에 어쩔 수 없이 좀 견뎌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왜 그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을까? 왜 다른 아이들은 같은 상황인데도 모든 것을 잘 해내는데 우리 아이만 그렇게 힘들어하는 걸까?


그렇다. 대한민국의 모든 중고등학생이 그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삶을 연명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만나왔던 아이들을 보자면 성적과 상관없이 입시를 목표로 두고 있는 학생의 90% 이상은 경중은 다르겠지만 위에 쓴 것과 비슷한 상태였던 것 같다. 학부모님들은 내 아이는 그렇지 않은 10% 안에 들기를 바라겠지만 그 아이들이 특별한 케이스라고 말씀드린다. 그리고 결국 그 10%의 아이로 가는 방법에 대해서 뻔한 만큼 당연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건 아이의 마음이다.


똑같은 학습을 하더라도 받는 스트레스의 정도는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결국은 자기 주도 학습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 되풀이되는 똑같은 시간표를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 것이라고 느끼는 것과 누군가에게 강요받아서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 하루에 1시간 미만의 휴식이라도 스스로 결정하고 어떻게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지 알고 시간을 사용하는 것과 아닌 것은 스트레스 해소의 질이 다르다. 그리고 아무리 잘하고 있는 아이라고 해도 하루에 단 30분이라도 온전히 스스로 선택한 쉼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자신의 정신적 피로를 해소하고 자신의 공부 스케줄을 스스로 결정한 학생이라야 정말 효율적으로 공부하고 장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여기서 잠깐!

혼자서는 도저히 아무 공부도 하지 않아서 스케줄을 짜서 돌릴 수밖에 없는 아이라면 지금 그렇게 짜서 돌리는 스케줄이 아무 의미도 없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추후에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열정이 아이의 열정을 앞서가면 그 아이는 성장할 수 없다'는 주제의 이야기를 할 텐데 우리 아이가 지금 학습에 전혀 흥미가 없다면 학습 스케줄을 짜서 넣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는 것을 꼭 먼저 이야기하고 싶다. 즉,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는 하루 종일 공부하는 시간이 1~2시간도 안 되는데 볼 때마다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경우라면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고민의 경우가 아닌 무기력하고 의지가 없어 보이는 아이에 대한 고민이므로 그 주제에서 다루고자 한다.


길게 이야기를 써내려 갔지만, 결국 학습의 질을 높이는 건 아이의 주도적인 학습 자세와 현명한 시간관리를 통한 학습 효율이다. 수면시간을 희생해서는 안된다. 그 건 사실 더 좋은 성과를 위한 희생이 아니라 어리석은 선택이다. 체력이 부족하다면 다른 것보다 체력을 높일 수 있는 수면시간 보장과 운동과 건강한 음식을 먹게 해주는 것이다. 그게 먼저 선행되지 않은 채로 체력을 희생해서 공부를 시킨다 한들 그 결과는 원하는 것이 아닐 확률이 높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아이라면 내신과 학교 활동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고민을 하기 전에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이 있는지 점검하자. 그리고 자신만의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우리 아이가 가지고 있는지 그 대화를 먼저 나눠보자. 그 시간을 먼저 확보한 후에 나머지 시간들에 내신과 학교 활동을 어떻게 배분할지 그리고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지 대화를 나눠보자. 입시에 관한 고민과 정보에 대한 글을 쓰면서 내신과 학교 활동을 어떻게 할지 다루고자 한다. 입시에 대한 목표와 방향성을 어떻게 두는지에 따라서 그 부분은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니 여기서는 우선 아이의 체력과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해서만 다루었다.



모든 아이들에게 같은 답안을 제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결국은 육체적인 체력의 문제이거나 정신적인 피로감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문제가 대부분이다. 사실 대부분의 학부모님들도 현재를 희생해서 미래의 행복을 도모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없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육체적, 정신적인 건강은 어떤 이유로도 희생되어서는 안 되지 않을까?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현재를 희생하는 건 아이나 어른 그 누구에게도 어리석은 선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단호하게 현재의 행복을 선택하기 어려운 현실이 안타깝다.



코칭을 하면서 학습 결과에 대한 부담을 함께 지게 되는 코치로서 나 또한 그 중심을 잡기가 어렵다. 아이가 체력적으로 힘든 걸 알면서 무리한 스케줄을 짤 때가 있다. 아이가 무리한 스케줄을 이야기해도 그것을 제지하지 않고 같이 그 플랜을 작성할 때가 있다. 그래서 스스로도 항상 마음을 다잡는다. 지금 만나고 있는 이 아이가 지금 현재 불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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