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치유관광의 판이 달라졌다

『머무는 힘! 생활인구와 로컬관광 전략』 열 번째 이야기

by 멘토K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의 삶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집 밖을 나서기조차 두려웠던 그 시간, 사람들은 자유로운 여행 대신 ‘안전한 쉼’을 간절히 원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지금까지도 여행의 방식과 목적을 바꿔놓았다.


예전에는 유명 관광지에서 사진을 찍고, 바쁘게 일정을 소화하는 게 여행의 전형적인 패턴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조금 덜 보더라도, 편히 쉬고 싶다"는 마음이 더 중요해졌다.


화려한 도시보다 숲과 마을, 북적이는 명소보다 한적한 산책길이 선택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제관광기구 UNWTO도 팬데믹 이후 관광의 키워드로 웰니스·치유·로컬 을 꼽았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작지만 깊은 여행", "건강 중심 여행"이 새 흐름이라고 발표했다.


보고서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우리 주변만 봐도 느낄 수 있다.


요즘 친구들이 주말이면 가까운 숲길, 바닷마을, 작은 농촌 체험을 찾는 모습에서 말이다.


강원도 홍천은 이런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 중 하나다.


‘숲 치유 프로그램’은 단순한 산책이 아니다.

숲 해설가와 함께 걷고, 직접 약초차를 만들어 마시고, 잠시 명상을 하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참가자들은 "숲에서 몸도 마음도 풀렸다"는 후기를 남긴다. 팬데믹 이후 신청자가 급격히 늘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제주도는 시범서비스를 통해 조금 다른 방식을 테스트했다. 숙소에서 체크인할 때 간단한 건강 설문을 받고, 거기에 맞춰 산책길이나 체험 프로그램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당신에게 맞는 여행은 이런 거예요"라고 제안해주는 방식인데, 여행이 단순 편의가 아니라 ‘돌봄’이 되는 순간이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독일 바이에른 주에서는 ‘치유의 숲(Healing Forest)’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냥 숲을 걷는 게 아니라, 심리상담사와 해설사가 동행해 마음과 몸을 동시에 돌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일본 나가노현의 숲과 온천을 결합한 ‘포레스트 테라피’도 팬데믹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숲길을 걸으며 명상을 하고, 온천에 몸을 담그는 경험은 그 지역만의 특별한 치유 여행이 되었다.


결국, 팬데믹은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여행은 무엇을 위한 걸까?" 단순히 보는 것,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는 답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지금 관광의 판이 달라졌다.


이제 지역의 역할도 달라졌다.

화려한 볼거리를 준비하기보다, 사람이 편히 머물 수 있는 쉼의 공간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해졌다.


숲길의 바람, 마을 할머니의 따뜻한 국 한 그릇, 바닷가의 고요한 저녁 풍경. 이런 것들이야말로 팬데믹 이후 여행자가 찾는 진짜 치유 콘텐츠다.


여행은 더 이상 ‘잠깐의 탈출’이 아니다. 팬데믹은 그것을 ‘삶을 회복하는 여정’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그 여정의 무대는 멀리 있는 곳이 아니라, 우리 곁의 로컬이다.


- 멘토 K -


참고자료


UNWTO. (2021). Tourism and COVID-19: Recovery and Transformation Report.


한국관광공사. (2022). 「포스트 코로나 관광 트렌드 리포트」.


홍천군청·국립산림치유원. (2022). 「숲 치유 프로그램 운영 결과 보고서」.


제주관광공사. (2023). 「웰니스·치유관광 상품 개발 보고서」.


German National Tourist Board. (2020). Healing Forest Programs in Bavaria.


Japan Forest Therapy Society. (2021). Forest Therapy in Nagano Prefe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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