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과 선거, AI로 날개달다!』 여덟번째 이야기
“정책 자료 찾느라 며칠째 헤매고 있어요. AI가 도와준다는데, 어디서부터 뭘 물어야 하죠?”
“검색은 많이 해봤는데, 원하는 자료가 안 나와요. AI한테는 어떻게 다르게 물어야 하나요?”
“똑같이 AI에게 물어도, 누구는 10분 만에 보고서를 만들고 누구는 아무것도 못 하더라고요. 그 차이가 뭐죠?”
요즘 의정활동 현장에서 자주 들리는 질문이다.
AI를 켜놓고도, 그 앞에서 막막한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누군가는 ChatGPT를 ‘새로운 정책 리서처’처럼 쓰고, 누군가는 여전히 포털에서 헤매며 시간을 허비한다.
같은 AI인데,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검색은 ‘질문하는 기술’이고, AI 검색은 ‘질문을 설계하는 기술’이다.
누가 AI를 더 잘 쓰는가를 가르는 건 프롬프트(prompt), 즉 ‘무엇을 어떻게 물어보느냐’의 차이다.
생성형 AI는 네이버나 구글처럼 “찾아주는” 도구가 아니다.
AI는 “만들어주는” 도구다.
즉, 검색어를 넣었을 때 문서나 링크를 모아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입력된 질문을 바탕으로 그럴듯한 요약·정리·문장을 ‘직접 생성해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래서 AI에게 정책자료를 찾으려면, 단순히 “청년 정책”이라고 검색하듯 묻는 것으로는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지 못한다.
대신, 맥락, 목적, 범위, 양식을 함께 알려줘야 한다. 마치 똑똑한 조수에게 업무를 지시할 때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좋지 않은 질문]
“청년 정책 사례 알려줘.”
→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하다. 지역? 국가? 연령대? 정책 분야?
[효율적인 질문]
“2020년 이후 국내 지자체 중 20대 청년 귀촌·창업 지원 정책 사례를 3가지 이상 요약해서 정리해줘. 실행 기관과 정책 효과에 대한 요약도 포함해서.”
이렇게 질문이 구체화되면, AI는 정확하고 맥락에 맞는 답을 빠르게 제시해준다.
이게 바로 정책자료를 10배 빠르게 찾는 ‘AI 프롬프트 마인드셋’이다.
지자체 의원이나 담당 공무원이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프롬프트 활용 예시를 조금 더 정리해보자.
① 사례 탐색용 프롬프트
“최근 5년 이내 시행된 ○○분야 정책 중, 주민 만족도 조사 결과가 포함된 우수 사례 3가지 알려줘.”
“경기도 내 지자체에서 추진한 고령친화도시 조성 사례와 주요 추진 전략을 요약해줘.”
② 비교 분석용 프롬프트
“○○시와 ○○군의 청년 일자리 정책을 비교해줘. 예산, 대상 연령, 정책 방식 위주로.”
“○○구의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을 타 구와 비교하여 강점과 약점 정리해줘.”
③ 초안 정리용 프롬프트
“○○정책 사례를 참고해 우리 지역 적용 시 예상되는 장점과 우려점 5가지씩 정리해줘.”
“주민 의견을 반영해 ○○정책 추진 방향을 요약한 문장을 1,000자 내외로 작성해줘.”
④ 주민 소통용 문안 생성
“고령층 주민이 이해하기 쉽게 ○○조례 개정 내용을 500자 내외로 쉽게 풀어줘.”
“20대 청년층에게 SNS로 알릴 수 있는 정책 안내 문구 3가지 작성해줘. 짧고 직관적으로.”
이런 식으로 프롬프트를 정리하면, AI는 더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다.
의회에서 정책을 논의할 때, 자료 준비에만 이틀을 쓰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확한 질문 하나면 10분 안에 기본 뼈대가 잡힌다.
AI가 정책 리서치의 속도와 품질을 함께 끌어올리는 이유는 바로 이 프롬프트 설계에 있다.
한 시의원의 보좌진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보고서를 쓰기 전에, 먼저 ‘질문부터 잘 짜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 질문만 정리되면, AI가 거의 다 만들어줍니다. 정리하고 판단하는 건 사람이 하고요.”
그리고 그게 핵심이다.
AI는 자료를 ‘찾아주는’ 게 아니라, ‘정리해서 보여주는’ 도구다.
이제는 자료를 찾기 위해 무작정 검색창에 단어를 던지는 시대가 아니다.
이제는 자료를 찾기 전에, 질문을 설계하는 시대다.
질문이 곧 실력이다.
AI 시대, 실무자는 자료를 모으는 사람이 아니라
자료를 ‘요청할 줄 아는 사람’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묻게 된다.
“내가 원하는 답이 없었던 게 아니라,
그 질문이 제대로 던져졌던가?” 하고.
정책자료를 찾는 속도는
AI의 성능이 아니라
질문하는 사람의 생각 깊이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이 AI 시대,
질문 잘하는 사람이 결국 의제를 주도하는 사람이 된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