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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젊은 층을 불러오는 콘텐츠와 공간의 힘

『지하도상점가, 변신의 조건』 열 세번째 글

by 멘토K


지하도상가를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화두가 있다.


“어떻게 하면 젊은 층을 끌어올 수 있을까?”다.


단순히 유동인구는 많다.

하지만 그 발걸음이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지하도상가가 젊은 세대가 원하는 콘텐츠와 공간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요즘 소비의 중심은 MZ세대다.

이들의 취향과 경험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지하도상가의 미래는 없다.


첫째, 콘텐츠가 곧 흡인력이다.

젊은 세대는 단순한 쇼핑이 아니라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가’를 중요하게 본다.


성수동이 한순간에 ‘핫플’로 부상한 이유는 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카페와 편집숍, 전시 공간을 결합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이야기를 제공하는 공간이었다.


반면 지하도상가는 수십 년째 점포만 나열되어 있다.

가격 경쟁력도, 이야기성도 없다.

그러니 젊은 층이 머물 이유가 없다.


둘째, 공간의 분위기가 경험을 만든다.

요즘 젊은 층은 ‘공간을 소비’한다.


카페에 가더라도 커피 한 잔보다 공간의 인테리어, 조명, 음악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SNS에 올릴 사진 한 장이 소비의 동기를 만든다.


하지만 지하도상가는 여전히 어두운 조명, 획일적인 간판, 답답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단순히 상품만 바꾸는 것으로는 젊은 층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

공간 자체를 다르게 경험하게 해야 한다.


셋째, 콜라보와 팝업스토어의 힘이다.

젊은 세대는 늘 새로운 것을 찾는다.


대형 쇼핑몰이 꾸준히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하도상가 역시 이런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젊은 창작자의 굿즈 마켓, 로컬 브랜드의 팝업 전시, 인디 음악 공연 같은 콘텐츠가 주기적으로 열리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늘어난다.


콘텐츠는 곧 핑계가 된다.

‘이번 주말에는 이런 게 있대’라는 말이 젊은 층을 움직인다.


넷째, 스토리텔링과 브랜딩의 필요성이다.

젊은 층은 자신이 소비하는 공간과 브랜드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단순히 ‘지하도에서 싼 물건을 샀다’가 아니라, ‘이 공간이 이렇게 변하고 있구나’라는 이야기를 경험하고 싶어 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일본 도쿄의 시부야 지하도상가는 오래된 상권 이미지를 벗기 위해 ‘문화와 아트’를 결합한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예술 전시와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이런 스토리가 곧 콘텐츠가 된다.


다섯째, 소비와 놀이의 결합이다.

MZ세대는 ‘놀면서 소비’한다.


게임적 요소, 체험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옷을 사는 게 아니라, AR 거울로 입어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그 자체가 경험이 된다.


지하도상가도 디지털 체험 요소를 일부 도입할 수 있다.

예컨대 작은 전시형 AR 체험, SNS 연계 이벤트, 포인트 적립형 미션 같은 것들이다.


놀면서 소비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지하도상가는 이제 단순히 싸게 파는 공간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젊은 층을 불러들이는 힘은 콘텐츠와 공간에서 나온다.


이야기가 있고, 사진을 찍고 싶고, 놀면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결국 지하도상가의 재생은 ‘상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된다.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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