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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기술보다 중요한 건 통찰력이다

『AI시대, 시니어의 시간이 다시 온다_에이니어 여덟번째 글

by 멘토K


세상은 지금 기술의 속도에 취해 있다.

누가 더 빠르게 배우느냐, 누가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느냐가 경쟁력이 된 시대다. 하지만 나는 매번 이렇게 말한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통찰력이다.”


기술은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다. 기술은 수단이고, 그 수단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건 결국 인간의 통찰이다. 그리고 그 통찰은 경험에서 나온다. AI가 데이터를 모으는 동안, 시니어는 그 데이터 속에서 ‘의미’를 본다.


AI시대를 두려워하는 많은 시니어들이 있다.

“이제는 기계가 다 하잖아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 AI는 ‘정답’을 빠르게 제시하지만, 그 정답이 왜 필요한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반면 시니어는 그 ‘왜’를 읽는다. 이게 바로 통찰력이다.

통찰은 단순한 분석이 아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관계를 연결하고,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는 힘이다. 그리고 이 힘은 오랜 시간 사람을 관찰하고, 실패를 경험하고, 세상을 부딪히며 얻어진다.


나는 창업을 지도하면서 수많은 사례를 봤다.

어떤 사람은 최신 기술을 익히는 데만 집중했다. 그러나 기술은 매년 바뀌었다. 플랫폼이 달라지고, 트렌드가 바뀌자 그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반면 다른 사람은 기술보다 ‘본질’을 보았다.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인가?”

“이 기술로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을 던진 사람은 어떤 기술이 와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것이 바로 통찰이 주는 안정감이다.


AI시대의 시니어에게 필요한 건 코딩 능력이나 프로그램 지식이 아니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힘’이다.

AI는 데이터를 보여주지만, 데이터의 배경을 읽지 못한다. 그 배경을 읽는 능력, 즉 맥락과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 감각이야말로 시니어의 진짜 경쟁력이다. 오랜 세월 현장에서 쌓인 경험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통찰의 씨앗이다.

문제를 보면 본능적으로 ‘이건 이렇게 흘러가겠구나’를 감지할 수 있는 직관이 바로 그 결과다.


나는 종종 젊은 창업가들과 시니어 창업가를 비교하며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젊은 창업가는 기술을 통해 문제를 본다. 시니어 창업가는 문제 속에서 기술을 찾는다.

접근이 정반대다. 전자는 ‘기술 중심의 사고’이고, 후자는 ‘통찰 중심의 사고’다.

AI시대에 진정한 리더십은 후자에게 있다. AI는 도구이지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건 인간의 통찰뿐이다.


예를 들어, AI가 추천해주는 소비자 트렌드 데이터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트렌드 뒤에 숨은 ‘사람의 욕망’을 읽는 건 인간만이 할 수 있다. 기술은 행동을 분석하지만, 마음을 해석하지는 못한다. 시니어는 그 마음의 움직임을 안다. 고객의 표정에서, 목소리의 떨림에서, 결정의 망설임에서 이유를 찾아낸다. 그것이 바로 통찰이다.


AI는 수많은 정보를 모으지만, 결국 그 정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통찰력은 데이터와 감정, 논리와 인간성을 연결하는 다리다. 시니어는 바로 그 다리 위에 서 있다. 수많은 경험 속에서 패턴을 읽는 힘, 한 사건의 이면에서 구조를 파악하는 힘, 이 모든 것이 AI시대의 가장 인간적인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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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잘 다루는 사람보다, AI를 ‘어디에 써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성공한다.

예를 들어, 시니어 컨설턴트가 있다고 하자. AI가 시장 분석을 대신해줄 수 있다.

하지만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시장이 왜 지금 중요한가”, “이 타이밍에 어떤 감정이 작동하는가”를 읽는 것은 오직 인간의 몫이다.

그 해석이 바로 통찰이며, 이 통찰이 전략이 된다.


나는 시니어 창업자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한다.

“기술을 배우는 데 시간을 쓰지 말고, 기술을 보는 눈을 키우세요.”

AI를 무조건 활용하려 하기보다, ‘이 기술이 내 경험과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그 만남에서 비즈니스가 태어난다. AI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당신의 통찰이 문제를 정의하고, 그 정의가 AI를 움직인다.


AI시대의 승자는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데이터를 가장 깊이 해석할 줄 아는 사람이다. 기술은 ‘어제’를 설명하지만, 통찰은 ‘내일’을 예측한다. 기술은 자동화하지만, 통찰은 의미를 만든다. 기술은 정확하지만, 통찰은 따뜻하다. 그렇기에 시니어가 가진 통찰력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자산이다.


AI가 빠를수록, 인간은 더 천천히 생각해야 한다. 기술이 넓을수록, 인간은 더 깊이 봐야 한다. 시니어의 강점은 바로 그 ‘깊이’다. 빠른 세상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이유, 그건 기술이 아니라 통찰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이렇게 믿는다. 기술은 발전하지만, 세상을 이해하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AI가 분석한 결과를 읽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결과의 의미를 해석하고, 그 안에서 길을 찾아내는 건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시니어가 가진 진짜 경쟁력이다.
그리고 그 경쟁력의 이름은 통찰력이다.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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