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보이는 사람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않고
귀에 이어폰도 없이 눈만 끔뻑이는 사람
뭐 하는 사람들일까?
어제는 퇴근길에 종이신문을 읽는 아저씨를 봤는데 특별할 것도 없는 그 모습의 이색적인 강렬함은 무엇이었을까? 근데 금방 스마트폰을 꺼내셨지만 그렇다고 해서 잘못된 점 따위는 당연히 없다.
나를 포함해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각자의 이유로 화면에서 눈을 못 떼는 사람들은 이동시간을 그저 길 위에서 허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행복감의 척도가 비교 우위에서 느끼는 상대적 우월감인 오늘날마치 누구보다 스마트폰 속 콘텐츠들을 열심히 소비해서 얻는 즐거움으로 남들보다 덜 불행한 하루를, 일종의 ‘괜찮은 하루 보내기 경쟁’이 아닐까?
그래서 ‘제곧내’의 새로운 인간군상은 대중교통 속에서 나의 눈길을 잡아 끈다. 너무 지쳐서 ’ 괜찮은 하루 경쟁‘에 참가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사실 내가 그런 사람이다. 지하철 풍경을 둘러보다가 나와 같은 동족들과 스치듯 눈을 마주치면 서로가 눈으로 묻는다.
‘너는 왜 스마트폰 안 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