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목을 고를 때 여러 요인을 고려한다. 대장주인가, 성장성은 어떤가, 미래의 확장 가능성은 충분한가. 이렇게 수많은 요소들을 종합해 각자 나름의 기준으로 종목을 선택한다. 신기한 건, 이러한 종목 선정 기준은 사람마다 거의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치 옷 스타일과도 같다. 셔츠에 가디건을 걸치는 ‘댄디’한 사람은 갑자기 벌룬팬츠에 그물니트를 입지 않는다. 한편, 과감한 스트릿 스타일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폴로셔츠가 너무 심심하게 느껴질 것이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고, 그건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무엇을 선택하든, 결국은 ‘멋진 녀석’을 골라야 한다는 것.
당신은 멋진 종목을 사야 한다. 그 ‘멋짐’은 남들이 좋다고 해서 사는 게 아니다. 차트가 바닥 같아 보여서, 혹은 유튜버가 확신을 갖고 추천해서 선택하는 것도 아니다. 그건 마치 "이 옷 지금 1+1 세일하더라"며 사온 옷이 결국 옷장 속에서 빛 한 번 못 보고 묻히는 것과 같다. 멋진 종목이란, 당신 눈에 정말 ‘멋져 보이는 기업’이다. 당신이 공부하고, 제품을 써보고,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한 뒤 “그래, 이 회사는 진짜다.”라고 느껴지는 그 확신.
그 확신은 아주 구체적이고, 감각적이며, 논리적이다. 예컨대, 당신이 그 회사의 서비스를 직접 써봤을 때 느껴지는 탁월한 사용자 경험, 고객을 생각한 철학, 또는 실적 뒤에 숨은 전략의 방향성이다. 당신은 그 기업의 인터뷰와 창업자의 연설, 핵심 임원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까지 곱씹으며, 단순한 돈벌이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
나는 스페이스 X의 로켓이 연이어 폭발하는 장면을 생중계로 보며 오히려 가슴이 뛰었다. 화성에 인류를 보내겠다는 말도 안 되는 꿈에, 이 기업은 실수를 반복하며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 광기 어린 도전, 치밀한 실행력, 그리고 압도적인 기술력. 실패조차도 계획된 것처럼 보이는 그 집요함에 나는 매료되었다. 시장에서는 로켓이 터질 때마다 조롱과 비난이 쏟아졌지만, 나는 오히려 그 속에서 미래를 봤다.
그때부터였다. 나는 단순한 주주가 아니라, 이 꿈에 조금이라도 참여하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건 숫자가 아니라 이야기였다. 매출이나 PER 같은 숫자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 가슴을 뛰게 한 것은 ‘어디에도 없는 방향’을 향해 돌진하는 그 태도였다. 그래서 나는 테슬라에 투자했다. 전기차를 넘어 에너지 전환, 인류의 생존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철학. 그 철학과 기술, 리더십을 이해하려 애썼고, 그 안에서 나의 투자 서사가 자라났다. 이건 단순한 수익률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이 종목 안에 나의 신념을 심었다. 그리고 그 신념은, 시장의 파도 속에서 내 손을 끝까지 놓지 않는 닻이 되었다.
같은 종목을 사도, 태생부터 투자의 본질은 달라진다. “야, 테슬라 사면 곧 오른대”라는 말에 끌려 들어간 투자와는 처음부터 다르게 출발한 것이다. 그러니 당신도 남의 시선, 시장의 소문, 유튜브의 외침에 휘둘리지 마라. 그건 다 ‘소음’이다. 당신이 깊이 공부하고, 직접 느낀 방향성과 기술, 철학이 있다면 그게 당신에게는 가장 ‘멋진’ 종목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오래도록 보유할 수 있는 유일한 종목이 된다.
기억하라. 투자란 단기간의 치고 빠지는 전쟁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매우 긴 여정이다. 단기적인 등락에 일희일비하며 반응하는 사람은 결국 방향을 잃는다. 반면, 진짜 부를 만들어낸 사람들은 늘 같은 자리에 있다. 자신이 선택한 기업과 함께 계절을 견디고, 사이클을 통과하며, 그 기업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본다. 그런 이들은 단기 수익보다 ‘동행’에 가까운 자세로 시장을 대한다.
그 여정을 끝까지 함께할 수 있는 종목은 남이 말한 ‘좋은 종목’이 아니다. 그것은 당신에게 ‘의미 있는 종목’이어야 한다. 당신이 직접 분석하고, 그 비즈니스 모델과 철학에 공감하며, 미래를 함께 그려볼 수 있는 기업. 누군가의 추천이 아니라, 당신의 내면에서 우러난 신념으로 고른 기업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다. 당신의 눈으로, 당신의 철학과 감각으로 가장 멋져 보이는 기업을 찾는 것. 그리고 그걸 사라. 그 외의 모든 정보, 모든 차트, 모든 외침은 그저 소음일 뿐이다.
물론, 당신의 눈에 ‘멋져 보이는 기업’을 찾는 과정은 쉽지 않다. 단순히 브랜드가 유명하다고,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그 멋짐은 겉으로 보이는 스펙이나 단기 실적이 아니라, 당신이 직접 탐색하고 해석한 서사에서 비롯된다. 어떤 기업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 기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 이 과정 속에서 당신은 비로소 기업과 정서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연결은 단기적인 수익률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힘을 만들어준다. 시장에서 가격이 요동치고, 모두가 패닉에 빠질 때조차도 당신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그 기업의 비전과 가능성, 철학을 스스로 탐색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마치 어떤 사람이 말린다고 해도 당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을 버리지 않는 것처럼, 당신이 고른 종목도 쉽게 버려지지 않는다. 그러니 반복해서 말하지만, 남이 추천한 옷을 입지 마라. 당신이 직접 고른 멋진 옷을 입어라. 투자도 똑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종목이 오르고 내리며 시장은 소음을 만든다. 하지만 당신의 귀는 그 소음 속에서 진짜 음악을 들어야 한다. 그 음악은 언제나 당신의 내면에서 시작된다.
네 번째 원칙 : 당신의 영혼이 끌리는 종목을 찾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