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들만 맛있는 간식을 '냠냠 짭짭' 먹으면 새도 섭섭해한다. 견물생심! 보면 먹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는 건 새나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식사하거나 간식을 먹을 때 앵순이는 안방 화장실에 잠시 감금된다. 사람 먹는 것을 먹으면 안 되기 때문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앵순이의 위장 건강을 위해서 사람 먹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때때로 너무 필사적이어서 화장실에 들여보내지 못할 때도 있다. 새도 머리를 굴려 사람 손이 닿지 않는 등 쪽으로 숨어버릴 때가 있다. 화장실은 곧 감금이라는 규칙을 익힌 것이다. 이럴 때는 화장실 보내기를 포기하고 간식을 조금 줄 때도 있다. 먹어서 나쁜 것보다 못 먹어서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지 않을까 싶어서다.
유제품은 안 먹는 게 좋다고 하지만 달콤한 아이스크림 냄새를 맡았는데 어찌 포기할 수 있을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새 고집에 집사들이 굴복했다. 어쩔 수 없이 함께 간식을 나누어 먹기로 한다.
"나 한 입~ 너 한 입."
사이좋게 나누어 먹는데 앵순이 눈동자가 흔들리며 당황한다. 이유는 집사들이 아이스크림 먹는 속도가 너무 빨랐기 때문이다. 앵순이는 혀로 콕콕 찍어 먹는데 인간은 크게 베어 먹으니, 아이스크림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앵순이도 마음이 다급했는지 혀로 콕콕 찍어 먹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웃기는 녀석이다.
포기하지 않는 새 집념으로 얻어먹은 아이스크림은 매우 달콤했을 것이다. 아이스크림에 중독되면 안 되기 때문에 앞으로는 앵순이에게 들키지 않고 간식을 먹기 위해 인간 식구들은 더 분발할 것이다. 먹으려는 자와 숨기려는 자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팽팽한 간식 시간이다.
앵무새 집사라면 지켜야 할 수칙!
앵무새 집사라면 절대 과자봉지를 뜯어놓고 자리를 비우지 말 것! 앵무새가 자기 몸집보다 더 큰 과자도 먹겠다고 꼬장 부리는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 못 먹게 빼앗을 때가 더 마음이 아프기 때문에 처음부터 보이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