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게임을 자주 하던 아들이 알찬 방학을 보내기 위한 다짐으로 게임을 끝내겠다고 위풍당당 선언한다. 다시는 이 게임을 하지 않기 위해 계정을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정말 게임을 하지 않겠다고? 가능하겠어?"
"어, 내가 읽었던 **책의 작가도 이렇게 게임을 정리하더라고, 절대로 다시 하지 않는 방법을 알아."
"그래? 네 마음이 그렇다면 마음대로 해."
며칠 후 카카오 오픈채팅방이 비활성화되면서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카카오톡에서 이런 문자를 받았다.
운영 정책 위반으로 오픈채팅방을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유는 아들이 게임 아이템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판매하기 위해 서로 가격을 흥정하던 중 서로 의견이 맞지 않자, 상대방이 신고해서 아이디가 정지된 것이다. 아들에게 채팅할 때 욕설을 사용했는지 물어보니 절대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가격을 원하는 만큼 깎아주지 않자 신고당한 것 같다고 한다. 아이템 거래는 불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용 규정을 살펴보니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이용규정
계정 탈취나 거래, 양도, 교환 등은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들이 카카오톡 계정이 없다 보니 엄마 카카오톡을 이용해 게임 아이템 거래를 시도했고 엄마 계정이 정지당하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심지어 매일 인증을 해야 하는 미션을 오픈채팅방에서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성질이 올라왔다.
아들은 미안했는지 게임 아이템을 모두 팔아버리면 게임을 다시 안 할 것이라는 선의(?)로 인해 벌어진 일이니, 용서해 달라는 것이다.(아들이 읽었던 에세이 책에도 게임을 그만두기 위해 그동안 쌓아 두었던 아이템과 계정을 정리하며 인생의 허무를 느낀 내용이 나온다.) 시도는 좋았으나 결과는 엄마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게임을 그만한다는 말에는 '게임 아이템을 모두 팔아 현금을 챙기고' 게임을 그만두겠다는 말이 생략되어 있었던 것이다. 희귀한 아이템이 있어서 그냥 계정을 삭제하기에는 아쉬웠다는 핑계와 함께.
이용제한이 1일이라서 화를 참았다. 만약 일주일이나 한 달 이상이었으면 노발대발했을 것이다. 아들이 게임을 끊기 위해 먹은 마음이 예뻐서 하루는 참을 수 있었다. 아들 덕분에 카카오톡 이용 중지도 당해 본다. 별일을 다 겪는다.
아들이 지나가는 말로 '게임을 다시 해야 하는 운명인가?'라고 말한다.헉!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는데 게임 계정을 엄마가 돈 주고 사야 할까 보다. 이건 불법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