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 바퀴_대서양 로드트립 27
| 애증의 이웃사촌
이제 조지아를 넘어 플로리다로 넘어간다. 조지아와 플로리다는 어깨를 맞대고 있는 이웃 주이지만 경제,
문화, 인구, 관광, 정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늘 서로를 의식하고 경쟁하며 발전해 왔다. 경제적으로 조지아는 제조업과 물류 중심(애틀랜타, 사바나 항)을 기반으로 한 실속형 산업이 중심이다. 플로리다는 관광·서비스·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개방형 성장 주(州)이다.
스포츠에서도 두 주는 경쟁 관계다. 예를 들어 조지아의 대표 주립대학교 UGA (University of Georgia)와 플로리다에서 가장 큰 주립 대학교 인 UF (University of Florida)는 오랫동안 미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미식축구 (Americal Football)에서 오랜 세월 경쟁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11월에 두 학교의 정기전이 열리면 두 주 모두 열광하며 들썩거린다. 2024년 현재 조지아대학교가 56승 44패 2 무로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 | 인생을 마무리하기 좋은 곳
플로리다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미국 은퇴자들의 가장 많이 정착하는 지역이다. 또한 북부의 긴 겨울을 피해 남하하는 ‘스노버드(Snowbird)’들도 매년 이곳으로 내려온다. 플로리다 전체 인구의 약 20% 이상이 65세 이상이며, 클리어워터 (Clear Water) 역시 시 인구의 약 3분의 1이 노년층이다.
플로리다(Florida)의 별명은 ‘선샤인 스테이트(Sunshine State)’다. 사계절 내내 햇살이 따뜻하고, 하늘은 언제나 푸르다. 플로리다는 대서양과 멕시코만이 포근히 감싸는 반도이다. 북부와 중부는 습윤 아열대(humid subtropical), 남부는 열대(tropical) 기후에 속한다. 여름에는 번개와 소나기가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가고, 잠시 후면 언제 그랬냐는 듯 햇빛이 쏟아진다. 청명한 하늘, 푸른 해안선, 그리고 숲과 늪지의 생명력은 플로리다의 상징이다. 플로리다는 주 소득세가 없고, 의료 인프라와 커뮤니티가 잘 갖춰져 있어, 노년층에게는 건강을 회복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완벽한 장소다. 골프 코스, 개인 소유 배 운항 부두, 콘도 단지, 병원 등 요양형 커뮤니티가 잘 갖추어져 있다.
| 대가를 요구하는 혜택
풀로리다 주에는 수많은 해변이 있다. 그중 클리어워터 비치(Clearwater Beach)는 이름처럼 맑고 투명한 바다로 유명하다. 탬파만 서쪽, 멕시코만을 향해 돌출된 얇은 모래섬 위에 자리한 이곳은,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해변 관광지이자 은퇴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변 거주지다. 이 지역은 오래전 토코바가(Tocobaga)라는 원주민 부족의 땅이었다. 따뜻한 기후, 안정된 치안, 적당한 생활비, 그리고 멕시코만을 바라보는 여유로운 일상이 그 이유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의 혜택에도 양면성이 존재한다.
플로리다는 본래 수많은 허리케인 (대서양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폭풍우)이 통과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해수면 온도가 매년 오르면서 허리케인은 점점 더 세지고, 발생 횟수도 잦아지고 있다. 실제로 아이언(Ian, 2022), 아이달리아(Idalia, 2023), 밀턴(Milton, 2024) 같은 초강력 폭풍이 연이어 상륙하며, 허리케인 발생 후에 온도가 높은 해수면에서 에너지를 흡수하여 급격히 세력이 커지는 현상이 더욱 자주 발생한다.
따뜻한 바다는 거대한 에너지를 품고 있고, 그 에너지는 폭우와 해일, 그리고 초속 수십 미터의 바람으로 되돌아온다. 플로리다의 여름은 길어지고, 허리케인이 찾아오는 주기는 더 짧아졌다. 태양의 주라 불리던 이 땅은 이제 햇살과 폭풍이 공존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더구나 기후 변화는 사람들이 초래한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아름다움과 편안함을 즐기기 위한 위험은 부담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자연은 우리를 영원히 기다리지 않는다.
여기까지 대서양 여행기를 마무리한다. 미국에 꽤 오랜 기간 살면서 이곳저곳 다닌 기록과 사진은 많이 남아있어 다른 지역의 여행기도 곧 연재할 예정이다.
| 클리어워터 해변 어디를 가도 예술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