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정윤 Dec 23. 2023

12월

지난 금요일은 아빠의 생일이었다.

생일을 맞이해 아빠와 나 , 동생은 새벽 5시 반 당일치기여행을 떠났다.

겨울이라 그런지 아직 깜깜한 밤 같았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제야 막 차 안의 공기가 따뜻해졌을 때쯤.

아빠가 문득 " 아빠가 죽고 나서도 씩씩하게 살아. "라고 말했다.

순간 우리 둘은 당황해서 무슨 생일날에

그런 말을 하냐며 얼버무렸지만,

곧이어 " 아빠는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아빠에게 이런 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너희에게 하는 거야. "라고 했다.

그리고 삶이 쉽지 않을 때마다 아빠의 말을 떠올리라고 했다.


과연 나는 나중에 내 자식들에게 무슨 말을 남기게 될까.




몇 달 전 퇴근하고 집에 온 아빠는 우리에게

아빠 MBTI가 뭐였지? 하고 물었다.

한창 MBTI검사가 유행하던 몇 년 전 가족 식사 자리에서 나와 내 동생은 엄마 아빠에게 핸드폰을 주며 해보라고 보챘던 기억이 난다.

근데 그때 엄마 아빠는 검사를 하긴 했지만 결과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우리도 그대로 까먹었다.


아빠는 강습생 중 한 명이 아빠에게 물어봤다고 했고, 그래서 갑자기 궁금해졌다고 했다.

나는 검사를 다시 하는 김에 엄마도 함께 해보라고 했다. 결과를 읽으며 아빠 성격이 이랬나? 맞는 거 같아?라고 물으며 참 재밌었다.


우리 가족의 MBTI를 공개한다.  

아빠 : ISTJ

엄마 : INTJ

나 : INTP

동생 : INFP


내향형 가족이다 ㅋㅋㅋ






어렸을 땐 부모님이

더 해주길 바랐고

못 해준 것들에 서운해했다.


조금 더 커서는

그것들이 부모님의

최선이었음에 슬펐다.


그리고 이제야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민서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