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엄마에 대한 글을 항상 쓰고 싶었는데 쓰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감정이 앞서기 때문이라는 걸 문득 깨달았다. 오히려 아빠에 대한 감정의 폭은 넓지 않고 단순하다.그래서 글이 쉽게 써지는 거였다. 하지만 이상하게 엄마를 보면 너무 좋다가도 갑갑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고 시시각각 변한다. 이러한 감정들 때문에 객관적으로 글을 마무리하기가 어렵다. 이야기보단 감정만이 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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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교육
나는 10대 때부터 아빠에게 지금껏 계속 들어오는 교육이 있다. 우리 아빠는 나에게 술, 담배를 하지 말라고 하지 않는다. 아빠도 즐기지 않는데 말이다.
아빠는 나에게 항상 마약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하신다. 마약에 ‘한 번’이라는 건 없다 , 궁금해해서도 안되고 그걸 경험하는 순간 인생이 망하는 거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처음에야 “네 알겠어요” 했지 이 말을 계속 하니 술 담배보다 나에게 먼 존재인 마약에 대해 아빤왜 맨날 뭐라 하지라고 생각했다.
이 ‘마약 교육’은 작년 미국 여행 가기 며칠 전 역대급으로 길었는데 외출 후 집에 돌아오던 1시간 내내 나와 동생은 차 안에서 대마초가 합법인 나라에서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 공항에서 다른 사람의 짐을 들어주다가 마약이 발견되어 큰일이 났던 일등을 들어야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집에 와서 여느 때처럼 노트북을 열어 영화를 보았는데 아빠가 왜 나에게 마약교육을 하는지 알 거 같았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쩌면 술, 담배보다 마약이 나보다 더 가까웠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오늘 밤새 놀다가 집에 첫 차를 타고 왔는데 아빠가 아침에 들어온 나를 보자마자 한 말은 딱 이거였다. “너 술 취해서 놀다가 약 같은 거 막 잘못하고 그러면 큰일 난다” 이 말을 하고 아빠는 출근했다. 여러분 우리 모두 마약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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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테라피
최근 나는 기분이 처지거나 우울하거나 화가 나거나 하면 달린다. 나 스스로에게 내리는 처방인 것이다. 근데 나는 어쩌다 보니 2주 아니 3주째 달리고 있다. 도대체 나는 어떤 사람인거지...
하지만 러닝만큼 힘들고 좋은 게 없는 걸 어떡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