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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릭스 leex Nov 07. 2023

내 옆자리에 '생각하는 하이에나'가 일한다

Emotion _Social _1. 감정이입

나는 제법 소시오패스에 대해서 공부를 했다. 관련 책도 한 권 냈다. 전문적인 분석이나 연구 결과를 제시하는 학술적 내용은 아니었다. 퇴사 후 약 2년여간 시중에 나와 있는 십여 권의 관련 도서와 논문을 찾아 반복해서 읽고 영화와 드라마를 샅샅이 뒤져 시청하고 분석하는데 전념했다. 그렇게 알게 된 정보와 나름의 깨달음을 16년간 인사, 조직문화 담당자로 겪은 사람경험에 접목시켜 기록하고 정리했다. 지금 돌아보면, 빈 틈 투성이인 데다 몇 권 팔리지도 않은 아픈 손가락이지만 집필하는 동안 나를 포함하여 인간이란 대체 뭔가?라는 주제에 대해 꽤나 깊고도 진지한 사유를 할 수 있었다는데 의미가 컸다.


이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 계기는 숫자 4였다.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교수인 마사 스타우트는 저서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인간의 탈을 쓰고 있지만 감정을 느끼고 이해하는 기능이 원천 결여된 '소시오패스'라는 문제적 종족이 인구 통계학상 약 4%의 확률로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 인구 5000만에 대입해 보면 약 200만이라는 숫자가 나오는데 요즘 학교의 학급당 학생수가 25~30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학급 당 1명 꼴로 존재하는 셈이다. 이들을 연구해 온 학자들은 100명 단위의 집단속에는 99%의 확률로 이들 종족이 섞여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 정도면 소시오패스는 어디 먼 나라 넷플릭스 세계관의 판타지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일상 속 이야기가 아닌가?


문제는 우리가 소시오패스(사이코패스)에 대해 생각만큼 잘 모른다는 데 있다. 소시오패스는 정신의학, 심리학 등 관련 학계에서 인정한 정식 명칭도 아니다. 정신의학계에서 교과서로 통용되는 DSM(Diagnosis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에 명시된 B군 인격장애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자기애성 인격장애, 연극성 인격장애, 경계선 인격장애를 포함하지만 소시오패시(사이코패시)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하위 영역으로 분류되는 정도다. B군에 속한 개별 인격 장애 속성과 부분적으로 겹치기도 하고 차이점도 명확한 데다 여전히 밝혀내지 못한 부분이 많아 학술적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더 먼저 알려진 사이코패스와의 구분도 혼란스럽다. 흔히 사이코패스는 유전적, 신경생물학적 요인에서 발생하고 소시오패스는 출생 후 육아 환경 등 사회적 영향에서 발생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사이코패스 연구의 권위자이자 사이코패시 진단 툴인 PCL(Psycopath Check list)을 개발한 로버트 D. 헤어 박사는 정신의학, 신경생물학, 심리학, 사회학 등 관련 영역에서 각자의 연구 방향 및 편의에 따라 달리 부르는 명칭일 뿐 대체로 이들은 대뇌의 감정을 처리하는 신경망(편도체에서 전두엽으로 이어지는)이 정상적으로 발달되지 못하거나 아예 생성되지 못한 상태, 즉 유전적, 신경 생물학적 결함을 지닌 채 태어난다고 주장한다. 육아 환경, 문화 등 후천적 요인은 유전적 요인인 소시오패시(사이코패시) 발현과 관련하여 그 시기와 방향에 관련이 있는 정도라고 덧붙인다.


마사 스타우트는 이들 소시오패스의 핵심 특징으로 양심의 결여를 지적했는데, 역시 대뇌 감정인식 체계의 생물학적 결함이 요인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양심이란 '인간에 대한 애착을 바탕으로 생성되는 책임감과 의무감'이라고 정의했는데 소시오패스는 선천적인 감정 무능력자로 쾌락, 분노 등 생존에 필요한 원초적 감정만을 가졌을 뿐 자신은 물론 타인의 감정 상태에 대해 판단하고 이입할 능력 자체가 없는 존재인 셈이다.


최근 이들에 대한 인식과 관심은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끔찍한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살인마 혹은 악마적 존재로 그려지는데, 이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영화나 드라마, 뉴스 등 미디어를 통해 자극적으로 묘사된 캐릭터들이 강렬한 임팩트를 준 영향이 크다. 그러나 실제 소시오패스(성향을 가진)가 일으키는 엽기적인 강력 범죄는 극히 드문 편이다. 미국 내 연구에 따르면 전체 재소자의 약 20%가 소시오패스(사이코패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 겨우? 싶겠지만, 전체 인구 중 고작 4%에 달하는 소수집단이 범죄자 전체 모집단의 2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낮은 비율은 아니다. 5대 강력범죄로 좁히면 비중은 50%로 더 올라간다. 오히려 양심을 가진 일반인들이 전체 범죄자의 80%에 달하고 5대 강력 범죄도 비율도 절반에 해당한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러나 이들의 범죄는 일반인의 그것과는 본질적 차이가 있다. 우발성, 단발성, 인과성이 비교적 명확한 범죄가 대다수인 일반인의 범죄에 비해 이들 소시오패스(사이코패스)의 범죄는 계획적, 지속적이며 인과성이 명확하지도 않다. 거기에 상상을 초월하는 잔학성을 동반한다. 19세기 초 프랑스인 정신과 의사 필리프 피넬은 이들의 잔혹한 범죄행위를 '정신착란, 섬망 증세 없는 정신이상' 이라고 정의함으로써 일반인이 저지르는 범죄와 명확히 구분 지었다. 범죄재발률 역시 일반인들에 비해 세 배 이상 높다.


왜 그럴까? 어디서 그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이들의 내면에는 브레이크가 없기 때문이다. 내면에 스스로의 잘못된 행동을 판단하고 제어하는 가상의 경찰,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상적 자아라는 개념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오직 저 자신의 개인적 이익, 생존만이 최우선 기준으로 작동한다. 강력한 법률과 사회적 규율, 감시망으로 제재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약자를 이용하고 착취해 제 이익을 도모할 존재들이다.


나는 이것을 양심의 스펙트럼이라는 개념을 이용해 추가 설명하고자 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누구나 양심의 스펙트럼 내에서 판단하고 행동한다. 공감능력이 약한 사람도 있고 강한 사람도 있지만 어쨌거나 이들은 내면의 양심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한다. 때로는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반성도 한다.


반면 소시오패스(사이코패스)는 양심의 스펙트럼에 속하지 않은 존재다. 인간에 대한 애착도 없고 자연히 그로 인해 생겨나는 책임감도 의무감도 없다. 공감능력 자체가 없는 탓에 개선의 여지도 없다. 양심은 없는데 탐욕까지 갖췄다면 그 주변은 초토화될 가능성이 높다. 사회를 뒤흔든 천인 공노할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에게 마이크를 들이대고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습니까?"라고 질문해 봐야 서늘한 눈총을 받는 이유다. 마치 가시광선 영역에서 살아가는 지구인들과 자외선, 적외선의 영역에서 살아가는 외계인의 차이와도 같다.


다행스러운 점은 모든 소시오패스(성향)가 악마적 범죄자로 돌변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을 우리 일상에서 마주칠 확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오히려 우리 주변에 우리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평범한? 생활밀착형 소시오패스에 더 주목하고 주의하는 것이 이롭다.


대다수의 소시오패스는 그 특질을 발현시키지 않고 평범한 사람처럼 살아간다. 양심은 없지만 이성적으로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생각하는 하이에나'와 같은 존재다. 태어날 때부터 육식동물로 태어나 초원의 초식동물을 보면 사냥하고 싶은 본능이 발동하지만 법률과 규칙, 사회성이라는 조련을 받은 탓에 타고난 본능을 잠재우고 평범한 사람처럼 학습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소소하게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고 이용하고 거짓말과 기만을 일삼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평생을 살아갈 것이다.


문제는 이들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사이코패스 판별 툴인 PCL을 개발한 로버트 D헤어 박사는 전문가인 자신조차 이들을 판별하고 단정 짓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선을 긋는다. 하물며 전문가도 아닌 일반인이 함부로 누군가를 어떤 존재로 단정 짓고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로버트 D.헤어 박사와 마사 스타우트 등 전문가들은 사회 전체가 이들의 존재를 명확히 인지하고, 그 특성을 판별해 낼 줄 알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끼치는 영향력이 너무 파괴적이고 끔찍한 나머지 검증된 판단 기준과 지속적인 관찰, 경험적 근거를 바탕으로 똘똘 무장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시에 단지 스타일이 다르고 맞지 않을 뿐인 사람을 섣불리 이들로 단정하고 오해하는 비극을 방지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동안의 우리 사회전체가 이들이 활개 칠 수 있는 세렌게티 평원 같은 환경이었다는 데 있다. 이성지능중심 엘리트론과 극단적인 결과중심적 사회는 이들을 배제하기는커녕 사실상 날개를 달아줬다. 인간성은 제로에 가깝지만 머리는 좋은 이들을 핵심인재로 정의하고 육성해 왔다는 사실을 누가 부인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생각하는 하이에나'들이 이 시대의 기업조직에 유입되고 심지어 승승장구 요직에 임명되었을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


인간에 대한 애착, 책임감, 의무감은 중요한 힌트다.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조건이 결여된 이들 종족들은 자세히 지켜보면 틀림없이 티가 난다. 이들이 조직의 주요 기능을 장악하고 있는 회사라면 각종 인간성 상실의 문제를 겪오 있을 가능성 또한 농후하다. 검증된 판별 기준과 경험적 증거들을 신중히 교차 검증해 이들 '생각하는 하이에나'를 발견해 내야 하는 이유다.


이런 종족들이 우리 주변에 200만이나 존재한다니 새삼 끔찍하다. 어쩌면 내 옆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김 팀장이, 박 과장이, 이 대리가 그들일지 모른다.




처음부터 검증하라

생각하는 하이에나,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르다. 이미 이들의 부모는 내 자식이 뭔가 특별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지 오래다. 공감능력이 제로에 가깝고 제 기분과 욕구와 본능에만 집착하는 아이들은 분명 티가 난다. '어려서 그렇지'라는 범위를 벗어나 동물을 학대하고 불을 지르고 약한 친구를 괴롭히거나 폭력을 휘두르고 절도를 일삼는 아이들은 분명 남다르다. 이런 아이들을 학계에서는 '품행장애'로 분류한다.


한창 자라나야 할 미성년자(만 18세 미만)에게 반사회적 인격장애니 소시오패스니 무시무시한 낙인을 찍을 수 없었을 테지만 이들은 갈데없는 '생각하는 하이에나' 종족이다.


세상 어떤 정상적인 아이도 다른 아이가 괴로운 것을 보고 즐거워하지 않는다. 동물을 학대하고 상처를 입히고 심지어 목숨을 빼앗으며 쾌감을 얻지 않는다. 이들은 측은지심, 즉 타인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 의무감을 갖지 않은 무양심의 존재다.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돌연변이가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일관되었던 자신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발현해 온 별난 종족이다. 대략 4%다. 30명을 면접 봤다면 그중 한 명은 '생각하는 하이에나'일 가능성이 높다.


이성지능 중심의 스펙으로 엘리트를 판별하는 현재의 채용 기준으로는 이들을 걸러내지 못한다. 인성은 별로지만 머리는 좋은, 과정보다 결과에 집착하는, 다 함께 잘되는 것보다 특정인과 집단의 이득에 집중하는 이들 중에 '생각하는 하이에나'가 섞여 있을 여지는 다분하다.


이들은 연기에도 일가견이 있다. 모욕을 주거나 당황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반응을 지켜보는 이른바 압박 면접에 특히 강하다. 평범한 감성지능과 공감능력을 가진 이들은 강력한 압박에서 당황하게 마련이다. 압박 면접이랍시고 비인간적 작태를 드러내는 검증 과정에서 지나치게 자연스러운 사람은 대범하거나 대처를 잘하거나 순발력이 높은 인재가 아니라 양심이 결여된 '생각하는 하이에나'일 가능성이 높다.


인성검증을 강화하라. 특히 타인에 대한 애착, 감정이입 능력을 중점 검증하라. 긍휼감을 가졌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라. 이들의 주변인은 이미 알고 있다. 뭔가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을.


극단적인 결과지향주의자를 주목하라

검증과정에서 놓친 이들은 조직에 들어와 극단적 결과주의자로 옷을 갈아입는다. 그럴듯하다. 스마트하고 냉철한 엘리트란 가면도 씌워진다. 현란한 거짓말과 기만으로 제 의도를 숨기고 포장해 결국 제 이익에 도움이 되는 일들만을 양산한다. 비전과 철학이 부재하고 단기적 성과에 매몰된 조직일수록 전략과 작전이라는 명목으로 온갖 협잡과 불법, 탈법 과정을 묵인해 손쉬운 결과를 얻고자 한다.


이런 조직과 '생각하는 하이에나'들은 찰떡궁합이다. 당장의 결과를 쏙쏙 뽑아먹으며 뭔가 이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직 전체의 자양분은 고사되고 밀도는 떨어져 마치 골다공증 걸린 뼈에 다름없는 조직으로 전락한다.


물론 경영에서 결과지향적 관점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나치면 독이 된다. 사심이 가득 들어간 결과지향주의자들의 퍼포먼스는 당장은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언제 가는 그 의도가 드러난다. 과연 누구를 위한 결정이었는지, 제도였는지, 시스템이었는지 그 수혜를 받은 대상이 명확해지면 정체가 비로소 탄로 난다.


극단적 결과지향주의자를 조심하라. 과정 상의 원칙, 규율을 무시하는 일은 다반사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 피해를 입거나 억울한 상황에 빠져도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별 수 없다는 자세를 굽히지 않는 사람을 주목하라. 이런 이들이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직무를 맡거나 부서에 있으면 대다수 구성원들이 피해를 본다.


리더의 감정이입 능력을 체크하라

애초에 소시오패스가 아니지만 리더가 되면서 후천적 감정 불능자가 되는 경우가 잦다. 기존에 갖고 있던 감정 이입 능력에 퇴화를 일으키는 경우인데, 이는 소시오패스 못지않은 악영향을 조직 내에 끼친다.


인간은 만 5세가 되면 저 자신의 관점과 타인의 관점이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하는 perspective taking 관점 획득 능력이 생긴다. 이를 증명한 심리학계의 유명한 실험이 바로 Sally-Ann test다. 샐리와 앤이라는 인형을 통해 상황극을 진행하고 이를 지켜본 만 5세 미만의 아이와 5세 이후의 아이를 참여시켜 그 반응을 살피는 실험이다.

상황1. 샐리와 앤이라는 인형 앞에는 각각 바구니가 놓여있다. 바구니는 천으로 덮여 안의 내용물을 볼 수 없지만 샐리의 바구니에는 구슬이 들어있다.

상황2. 앤은 자리를 비우고 샐리는 자신의 앞에 놓인 구슬을 앤의 바구니에 집어넣는다. 아이는 샐리가 앤의 바구니에 구슬을 넣었다는 정보를 인지한다.

상황3.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앤. 이때 상황극 연출자가 아이에게 묻는다. "앤은 구슬을 어디에서 찾을까요?"

상황4. 만 5세 미만의 아이들은 앤의 바구니를 가리킨다. 자신이 구슬이 거기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만 5세 이상의 아이들은 샐리의 바구니를 가리킨다. 나는 알고 있지만 앤은 그 상황을 보지 못했으므로 자신의 바구니에 구슬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것이라는 상대방 관점의 인식이 생긴 것이다.

이렇듯 인간은 만 5세 이상이 되면 타인의 생각과 관점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능력, 관점획득 Perpective taking 감정이입 능력이 생긴다. 이 능력은 유치원에 들어가고 학교에 입학하고 더 많은 친구들, 선생님들과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점차 강화된다.


관점획득, 감정이입의 문제는 성인이 되고 회사에 들어가 리더의 포지션에 이르렀을 때 생긴다. 수많은 리더들이 왜 어느 날 갑자기 공감능력이 퇴화하는가? 하는 문제 말이다. '올라선 곳이 달라지면 보이는 것이 다르다'라는 말에 그 힌트가 있다. 일단 자신의 자리, 포지션 자체가 자신의 과거 궤적이 성공적이었다는 현실적 증거가 된다. 자연히 자신의 관점이 맞다라는 확신을 갖게 되고 이 관점이 굳어지면 perspective taking 의 퇴행 즉 타인의 관점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점차 약화된다. 이 경우 부하직원들이 의견 경청을 하지 않게 되고 자신의 견해가 맞다는 불통이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커진다.


리더 개인은 스스로의 감정이입 능력에 퇴화가 일어나지는 않았는지 수시로 내면을 점검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할 필요가 있다. 회사 역시 조직문화팀을 통해 리더들의 관점획득 퇴행을 유심히 관찰하고 정기적으로 감정이입 역량을 일깨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습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썩은 사과 한 개가 바구니 전체를 상하게 만든다는 rotten apple 효과는 들어봤을 것이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인간 썩은 사과들은 일정한 비율로 우리 주변에 존재해 왔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람이 싫어지고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면 주변을 유심히 둘러보자.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도 중요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게는 문제가 없지 않나 싶을 땐 나와는 다른 종족의 존재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알아야 그들을 찾아낼 수 있다. 이들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며 현재를 빗대어 유추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개인적으로 제이크 질렌할이 주연한 [나이트크롤러]를 추천한다. 이들 종족의 본질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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