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실패하면, 그건 다시 시작하라는 뜻이라던데?

by 이문희


"엄마!! 아까 내가 그림 다 안 그렸잖아."

"그때, 뭐라고 했어.?"


내가 뭐라고 했더라...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아들과의 대화를 복기해 보았다.


"아, 미완성!"

"엄마가 OO이가 그림을 미완성했다고 했지."


"미완성? 미완성이 뭐야."


다섯 살 아들에게는 뭐라고 쉽게 설명해 줘야 할까.


간혹 아들이 어떤 단어의 뜻을 물어보면 나는 '현명하고 멋있는 해답'을 내어놓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쓸데없이 말이 길어지곤 했다.



"완성의 반대말"

"완성은 '어떤 일을 다 한 상태'를 말해."

"미완성은 반대말이니까 '어떤 일을 다 끝내지 못한 상태'야."






아들에게 잠들기 전 낮에 했던 대화를 다시 물어보았다.


"미완성이 무슨 뜻인지 기억나?"

"응, 실패야."


아이고, 우리 아들은 미완성을 실패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 답해주었다.


"아... 미완성이 실패한 것 같아?"

"실패는 어떤 일을 잘 안되었을 때 실패했다고 해."


"그런데 미완성은 실패가 아니야."

"그냥 미완성인 건지."

"어떤 일은 미완성인 채로 두어도 괜찮은 것이 있어."


"그리고 어떤 형아가 그러던데...."


"게임에서 '실패' 했다는 메시지가 뜨면, 다시 해도 좋다는 뜻이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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