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피두!”
못난이 공작새 피피두의 울음소리는 서글픕니다.
작고 털도 없어 다른 공작새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지요.
그럼에도 피피두는 티를 내지 않습니다. 외롭고 슬플 때마다 더욱 큰 소리로 울어대지요.
공작새들의 하루 일과는 곱게 다듬은 공작새의 화려한 꼬리 무늬를 서로 뽐내며 시작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먹고 자는 것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화려한 외형으로 남들의 시선을 한 번이라도 더 끌게 된다면 그것으로 배가 부르다 생각할 정도니까요.
작은 공작새 피피두도 이에 질세라 언제나 날개를 최대한 크게 펼쳐 보이며 고개를 듭니다. 공작새들의 실소와 놀림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되어 이제는 비웃음에 본인이 더 크게 웃어버리며 자신을 희화화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어진 피피두입니다.
“야, 피피두. 너 더 크게는 안 되냐?”
“무슨 소리! 이 피피두는 이게 전부라고!”
“깔깔깔!”
수컷, 암컷 가릴 거 없이 공작새들이 배를 부여잡고 웃어대자 피피두는 오늘도 자신의 역할을 다 한 거 같이 늠름한 자세로 더 기괴하게 웃어댑니다.
사실 그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에도 피피두는 행복해합니다. 왜냐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까요. 녀석은 벨을 좋아합니다. 공작새 무리 중에서 모든 수컷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는 아름다운 존재.
그녀는 고개를 돌려 피피두를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아무 말 없이, 웃지도 않고, 그냥 한번 본 것이지요.
그것만으로 피피두는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바보 같고 멍청한 이유로 삶의 이유를 찾아버린 것이지요.
그날 이후로 피피두는 벨의 시선을 사로잡는 연구에 매일매일 연구합니다.
피피두가 자신감 있게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그녀도 녀석을 쳐다봐 줍니다.
피피두가 본인도 모른 채, 작고 무늬 없는 깃털을 펼쳐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