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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휴 Apr 24. 2024

맑은 곳을 찾아서

고흥 거금도 해돌마루

2023년 6월. 수국꽃이 한창이라고, 보고 싶다고 바다로 초청해 주신 지인들이 계셨다. 평소에 의지하고 따르는 좋은 분과  고흥으로 나들이를 떠났다. 집안 일과 둘째는 어찌하고 떠났을까? 기억이 가물거린다. 그날의 웃음과 맑은 바다와 공기와 하늘은 사진으로 남아 잊었던 내 기억을 소환해 놓고 있다.



기다렸다는 듯이 색색의 꽃을 피워 놓고 손님을 맞이하는 수국들. 보답이라도 하겠다는 듯 너도나도 모델이 되어 수국 앞에 서 본다. 만나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웃음 짓고 행복해하던 사람들. 벌써, 소문이 났는지 수많은 관광객들이 드나들었다.



이렇게 좋은 경관에 카페를 지은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 싶을 만큼, 부럽고 예쁜 곳이었다. 해변 둘레길이 잘 만들어져서 깨끗한 바다와 맑은 공기를 만나며 산책할 수 있다. 정말 시름을 다 내려놓은 마음이었다. 해변의 기암괴석들, 평범해 보이지 않는 나무들. 자연은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마법이 있는 것 같았다.



경치가 좋은 장소라서 어디에 서도 멋진 모델이 되었고, 카메라의 앵글을 어디에 둬도 아름다운 사진이 될 것 같았다. 찾아온 손님들의 얼굴이 모두 환하고 즐거워 보였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요건들을 모두 갖춘 곳이 아니었을까. 함께하는 사람, 멋진 풍경, 좋은 음식. 여기에 아름다운 꽃을 더하니 한마디로 금상첨화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이곳에 펜션도 있다니, 언젠가 가족들과 함께 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 남자가 고흥이 고향이 관계로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땅이다. 이국적인 풍경의 컷도 보인다. 왼쪽으로 그네가 있어서 그네에 앉아 사진을 찍으며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도 했다.



그네, 세모난 텐트 모양의 포토존, 바다를 향해 배치한 야외 의자에 앉은 뒷모습도 인생샷 각이다. 음료와 빵 등을 주문해서 야외로 나가 바다를 보며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그 모습을 보니, 젊은이들의 낭만 가득한 데이트 장소인 듯했다.



녹동항(도양읍)에서 소록대교를 거쳐, 거금대교를 타고 들어오는 코스라서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멋진 여행이 될 것 같다. 게다가, 거금도 신양선착장에서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섬 연홍도를 갈 수 있다는 것이 또 숨은 장점이 아닐까 싶다.



고흥군은 남해에 위치해 청정바다와 명산, 녹동항 활어센터, 소록도, 나로 우주센터까지 갖추고 있다. 문화와 관광, 교육까지 고루 갖춘 여행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맛과 멋이 공존하는 고흥에서 결혼할 때부터 10년을 살았다. 타지에 비해 잘 아는 편이지만, 아직도 가보지 못한 명소가 많다. 휴가철마다 고흥은 일 순위로 거론되는 곳이기도 하다. 어디든 집 나서면 고생이라는 말도 있지만, 휴가로 떠난 길이 어디든 좋지 않은 곳이 있을까 싶다.



여행글을 연재로 쓰다 보니, 막상 떠오르는 곳이 없을 때가 있다. 휴대전화 갤러리에서 사진들을 보면 참 많이도 다녔다. 늘 바쁘다고 하면서도 역마살이 있다는 사주라서 그런지 바깥으로 나돌아야 기운이 나는 체질이기는 하다. 그래도 보이는 사진들에서 글로 쓸만한 이야기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마음에 크게 남았고, 소개할만한 가치가 있는 곳인가가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혹시라도 내가 쓴 글을 읽고 그 장소에 찾아갔다가 실망하는 분이 계신다면 그것만큼 죄송한 일이 또 없을 것 같아 조심스럽게 여행지를 소개하고 여행한 소감을 적는다.



귀한 시간을 만들어 초대해 주신 좋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평생 친구라는 보라색 수국의 "진심", "감사함"이라는 꽃말처럼 평생 친구가 될 귀한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수국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랄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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