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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휴 Oct 07. 2024

세상은 아름다운 곳

노남진 동시집 『궁금해요2』 (도서출판 한림, 2024)를 읽고

네 번째 동시집을 펴낸, 노남진 작가는 계간 《문학춘추》 동시로 등단, 다섯 차례 개인 시화전을 열었다. 광주문학상, 대한민국 공무원문학상, 광주예총 예술문화대상 등을 받았다. 문학춘추작가회 회장을 역임했다. 한림문학재단 이사장이다. - 작가소개에서 편집

 

    

자연, 친구, 가족을 소재로 온갖 물음표를 만드는 동시집이다. 또한, 짤막한 글로 해답을 알려주기도 한다. 총 43편이 실린 예쁜 동시집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다른 색깔의 페이지가 펼쳐진다.   


   

1부 내 친구 마음처럼

2부 궁금해요

3부 불이야, 불났어요?

4부 꿈을 노래하며 춤을 춘다

5부 발자국이 찍혔다     



자연을 바라보고 자연을 향해 가질 수 있는 궁금한 마음을 동시로 승화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자연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서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의 마음도 따스해질 것 같다. 이 책을 여는 시를 보자.    

  


따뜻한 봄이 왔다는 입춘도

개구리 깨어난다는 경칩도

한참 지났는데

아, 춥습니다  

   

아직 잠자고 있을까

꽃샘추위가

심술부리는 걸까

              ― 「궁금증」 전문     



입춘도 경칩도 한 줄로 설명된다. 봄이 왔는데, 아직도 추운 이유를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잠이나 심술로 대치시킨다. 꼭 그렇다고 규정을 짓는 것도 아니다. 궁금증을 풀어서 생각을 유연하게 만든다. 봄에 묻는 시들을 또 보자.  


    

초록의 꿈

하얗게 감싸 안고    

 

달빛인 듯

환히 웃는다

          ― 「배꽃」 전문  

   


1부는 봄의 자연현상에서 가질만한 궁금증이다. 살구꽃, 매화꽃, 산벚꽃, 설중매, 배꽃까지 꽃샘추위를 이기고 무사히 꽃들이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작가의 마음이 보인다. 꽃을 사랑하는 마음마저 다 보여서 기도하는 마음이 된다.  


    

포근한 이불 덮어주며

- 학교 늦겠다

    

따스하게 안아주며

- 이제 일어나야지  

   

매일

아침    

 

잠꾸러기를 깨우는

엄마, 아빠의 사랑법이다

                     ― 「궁금해요」 전문    

 


깨워야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자게 해주고 싶은 부모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그래도 궁금하다. 그게 부모의 마음이란다. 마음은 아닌데, 다르게 행동하기도 하는 일들이 가끔 있다. 위의 시에서 마음을 표현하는 행동이 참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   



  


3부는 가을 편이다. 애기 단풍, 고추잠자리, 억새, 단풍잎들이 “파란 가을 하늘을 빨갛게 물들인다.” 고운 색지에 가을 풍경이 펼쳐져서 행복해진다. 딱, 이 계절에 읽어야 할 책인 것 같다.     



파란 도화지에

하얀 솜털 구름

하나 둘 그리면

가을이다

            ― 「가을은」 전문     


고운

단풍잎  

   

한 입 한 입

다 따 먹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배고팠을까?

            ―   「가을바람이」 전문



짤막한 글로 자연을 정의 내리고, 알아차리게 하는 힘이 있는 동시집이다. 「알림장」에서는 “파란 하늘 아! 알림장이구나”라고 알려 준다. 구름의 흔적으로 여행 간 오빠가 오는 걸, 비가 오는 걸, 좋은 날씨라는 걸 하늘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알림장이란 걸 공감하게 된다. 하늘의 색과 구름을 보고, 앞일을 예상하게 되는데, 하늘이 알림장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동시”라는 생각이 든다.   



   


바다, 햇살, 비, 별, 산 등의 자연과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등 가족과 친구까지 어린이들이 관심 두고,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것들이 동시로 재탄생되었다. 동시가 된 그들은 어린이들과 더 가까워졌다. 따뜻하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변해서 세상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을 알려 준다. 어린이들에게 귀한 책으로 세상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면 작가의 큰 행복이 아닐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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