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한 편 (22).
매일 시 한 편씩 올리다 보면, 금방 한 권의 책을 읽게 되겠지요?
첫 번째 책은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창비-2024)입니다.
목련
이대흠
사무쳐 잊히지 않는 이름이 있다면 목련이라 해야겠다. 애
써 지우려 하면 오히려 음각으로 새겨지는 그 이름을 연꽃
으로 모시지 않으면 어떻게 견딜 수 있으랴 한때 내 그리움
은 겨울 목련처럼 앙상하였으나 치통처럼 저리 다시 꽃 돋
는 것이니
그 이름이 하 맑아 그대로 둘 수가 없으면 그 사람은 그냥
푸른 하늘로 놓아두고 맺히는 내 마음만 꽃받침이 되어야지
목련꽃 송이마다 마음을 달아두고 하늘빛 같은 그 사람들
꽃자리에 앉혀야지 그리움이 아니었다면 어찌 꽃이 폈겠냐
고 그리 오래 허공으로 계시면 내가 어찌 꽃으로 울지 않겠
냐고 흘들려도 봐야지
또 바람이 쓸쓸히 질 것이라고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이라도
* 마음을 붙잡은 문장
사무쳐 잊히지 않는 이름이 있다면 목련이라 해야겠다.
(첫 문장에서 턱 숨이 막혔다. 목련이 그런 꽃인 줄 몰랐다. 잊혀지지 않는 이름도 숨겨 주고, 목련꽃 송이마다 마음이 달렸다는 것도 이젠 알겠다. 하얀 목련을 보면 내 맘이 왜 그리도 저렸는지, 양희은 님의 하얀 목련이라는 노래가 왜 그렇게도 절절하게 와 닿는지. 목련이라고 말할 때, 왜 목이 메이는지…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