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유이우

by 민휴

오늘의 시 한 편 (32).

매일 시 한 편씩 올리다 보면, 금방 한 권의 책을 읽게 되겠지요?

첫 번째 책은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창비-2024)입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유이우

자유에게 자세를 가르쳐주자

바다를 본 적이 없는데도 자유가 첨벙거린다

발라드의 속도로

가짜처럼

맑게

넘어지는 자유

바람이 자유를 밀어내고

곧게 서려고 하지만

느낌표를 그리기 전에 느껴지는 것들과

내가 가기 전에

새가 먼저 와주었던 일들

수많은 순간순간

자유가 몸을 일으켜

바다 쪽으로 가버렸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를

저기 먼 돛단배에게 주었다

돛단배는 가로를 알고 있다는 듯이

언제나 수평선 쪽으로 더 가버리는 것

마음과 몸이 멀어서 하늘이 높다




* 마음을 붙잡은 한 문장


가짜처럼 맑게 넘어지는 자유

(글은 마음을 적는 것이다. 마음은 글보다 먼저다. 어떨때는 손가락이 먼저 글자를 써 나갈때도 있다. 느낌표를 쓴다고 하지 않고, 그린다고 하는 부분이 자유롭다는 생각이 든다. 자유가 바다 쪽으로 가버렸다는 말에서 자유가 바람보다 더 자유로운 무언가를 뜻한다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자유에게 자세를 가르쳐 주자는 첫 문장도 맘을 잡는다. 자유는 어느 누구도 헤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바다와 하늘을 향해 염원해 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