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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현 Oct 06. 2024

42. 양재천에 대왕참나무와 루브라참나무가 있어요.

<양재천 산책>

앞글에서 손기정선수의 월계수가 대왕참나무인지 루브라참나무인지 논란이 있다고 했다.

이 두 나무가 모두 양재천 대치동 유수지 가는 길에 쭉 일렬로 심어져 있으므로 두 나무가 궁금한 사람은 양재천으로 이 나무들을 보러 오면 좋겠다. 양재천을 산책하는 사람 중에서도 여태껏 이 나무를 인지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이제부터 관심을 가져보면 좋겠다. 관심이 있으면 알아지고,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양재천의 루브라참나무(왼쪽)와  대왕참나무


독일인들이 자부심을 가지는 나무로 베를린올림픽에서 히틀러가 우승자들에게 선물했다는 나무 묘목이 바로 루브라참나무라고 했다. 또한, 대왕참나무는 얼마나 나무가 멋지면 이 나무를 수입하는 업자가 대왕참나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겠나 싶다.

두 나무 모두 참나무의 속성대로 키가 커서 위로 늘씬하게 뻗어 올랐고 나무 수형도 당당하고 아름답다. 게다가 가을이 되면 두 나무 모두 붉게 아름다운 단풍이 든다.     

 

루브라침나무나 대왕참나무나 모두 서양 참나무이다. 서양참나무는 색에 따라 크게 흰색 참나무(white oak)와 붉은 참나무 (red oak)로 나뉘는데, 이 붉은 참나무에 대왕참나무와 루브라참나무가 속한다. 루브라참나무는 학명이 Quercus rubra라면 대왕참나무는 Quercus palustris라고 하며, 영명으로는 루브라참나무를 red oak, 대왕참나무를 pin oak라고 부른다.


대왕참나무와 루브라참나무를 비교해 보면 잎과 줄기, 도토리 열매 모양이 다르지만 가장 큰 차이점이 나뭇잎의 모양이다. 대왕참나무의 잎은 잎맥이 좁고 열 편이 중앙맥까지 깊이 들어가 있다면 루브라참나무 잎은 보다 넓고 열 편도 얕은 편이다. 도토리도 대왕참나무가 1cm 정도로 작고, 몸에 흰색 선이 그려져 있다면 루브라참나무 열매는 2-3cm로 대왕참나무보다 크다.    

 

대왕참나무 잎, 도토리


거기에 비해 루브라참나무는 잎이 훨씬 크고 촘촘하게 나서 나무가 풍성하게 보인다. 가을에 아름다운 붉은색으로 단풍이 드는데 단풍색이 매우 멋지다. 과연 히틀러가 자랑스러워하며 올림픽 우승자들에게 묘목을 선사할 정도로 멋진 나무구나 싶다. 이 나무를 양재천에서 볼 수 있으니 행운이다. 다만 양재천의 루브라참나무는 너무 촘촘하게 심겨있는 데다 볕을 많이 받지 못해 붉게 불타는 아름다운 단풍을 연출하지는 못하는 게 못내 아쉽다.  

    

  

루브라참나무 잎(왼쪽)과 낙엽 및 열매(오른쪽)


루브라참나무의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보려면 대치초등학교 앞의 루브라참나무 가로수길로 가 보면 된다

그곳의 루브라참나무 가로수들이 불게 물들면 너무 멋있어서 “여기 루브라참나무가 있어요”하고 큰소리로 외쳐주고 싶다.  


대치초교 앞의 루브라참나무: 단풍 들면  너무 아름답다.


요즘 대왕참나무를 가로수로 심는 지자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루브라참나무 가로수 길은 별로 보지 못하였다. 루브라참나무 가로수길도 좀 더 조성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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