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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Hunter Sep 01. 2023

돌싱글즈4 vs 나는솔로16

정신분석 v 문화차이

구글 트렌드, 2023.09.01

어제 글을 쓰다 구글 트렌드 검색할 일로 들어가 보니 메인에 "16기 영숙"이 추천 검색어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우리 모임 '프로이트를 읽는 사람들'에서 노프로가 영숙이라는 인물에 대해 정신분석 입장에서 접근해 보고 싶다는 말을 듣고 글을 씁니다.


지난 글에 밝힌 것처럼 저는 정신분석가도 아니며 정신분석 과정이라는 것은 철저히 치료자랑 환자 개인 대 개인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이라서 적용할 수도 없기에 여러 가지로 부적절 하지만 문화 측면에서 살펴보고, 굳이 정신분석 개념 중에 차용해 볼만한 것이 있는지 찾아 보겠습니다.





우선 <나는 솔로>가 돌싱 특집이라서 마침 비슷한 형식으로 같은 시기에 진행되는 <돌싱글즈4>랑 비료를 하겠습니다. 어떤 결론을 내리는데 비교군으로 쓰기도 좋을뿐더러 다른 문화권에 사는 돌싱들이라는 차이점도 확실해서 끌렸습니다. 추가로 샘플 사이즈를 키울 수 있는 것은 덤이고요. 아쉽게도 그 둘 합이 25를 넘지 못하니 여기서 나온 결론은 통계상 의미는 크게 의미는 없겠습니다.


돌싱글즈4 vs 나는솔로16

대략 출연진들 정보를 제가 관심 있는 기준으로 분류했습니다. 두 시리즈 중에 지금 잡음이 많은 <나는 솔로>를 보면서 무엇이 문제인가부터 생각했습니다. 제가 볼때 문제가 되는 부분은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오해로 보입니다. 시리즈 마지막 영상에 누군가 '각자 궁금한 것은 당사자에게 묻자'라는 식으로 건의하는 장면도 사태가 심각함을 암시합니다.


연애 리얼리티이기에 상대 마음을 파악하려는 정보 싸움이 치열합니다. 상대가 내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만 알게 된다면 게임은 수월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가진 패는 지키면서 상대 패를 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흔히들 쓰는 방법으로 '그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한다니?' 이런 식으로 주변 이들에게 묻고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돌싱글즈> 출연진들은 대부분 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어 지금 성격이 형성된 이들이고 <나는솔로>는 대부분 이민 경험이 없는 한국 문화권자들입니다. 저는 이런 문화 차이가 지금 출연진들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 생각했고 아래 같은 Statement를 도출합니다.


한국 문화권에서는 타인 시선이나 평가가 내가 내리는 결론에 중요함을 넘어 그 자체가 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한 반대 논리는 외국 문화권 한인들 경우 자기가 내리는 결정에 타인들 평가나 시선이 보조 재료일 뿐 그 이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럼 다음으로 타인 영향은 어떻게 수치로 측정할 것인가입니다. 우선 시리즈에서 나오는 질문 횟수가 한 가지 주요한 지수barometer가 될 거라 봅니다. 즉, 시리즈 전체를 모니터링하여 주변 인물에게 상대 정보를 구하는 질문이나 대화를 유도하는 횟수를 모두 count 한 숫자입니다 (죄송하지만 저는 못합니다^^).


문제는 시리즈 영상이 이런 실험을 대비해서 만든 것도 아니며 편집 영상이기에 그렇게 산출한 숫자가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아직 더 좋은 방안은 안 보이니 우선은 그렇게 하기로 합니다. 그것을 토대로 관계 중요성을 산출해 냅니다. '상'으로 분류된 이들은 특정 횟수 이상 질문을 하는 출연진들이겠죠.


마지막으로 관계중요성이랑 이민온 나이를 비교해서 어릴 때 이민온 사람일수록 외국 문화권에 깊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류하여 상호관계 co-relations를 구해보겠습니다. 제가 예측하기로 베니타나 리키 등 완전 외국 문화권에 사는 이들 일수록 타인 정보를 자기 판단에 종속 변수로만 사용할 뿐 그것에 휘둘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은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단지 브라질 문화가 미국이나 한국 문화보다 우월하다는 식으로 결론 내지는 않고요. 문화간에 중요시 하는 지점이 다르다는 거이죠. 그럼 다음으로 정신분석을 통해 이 영상을 보겠습니다. '방어기제'중 투사projection가 떠올랐습니다. 투사를 다시 살펴봅니다.


투사란 자신이 무의식에 품고 있는 공격적 계획과 충동을 남의 것이라고 떠넘겨 보리는 정신기제이다. 중략- 자신의 실패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투사다. 가장 미숙하고 병적인 정신기제이며, 망각이나 환각을 일으키는 정신기제이다. 투사되는 내용은 투사하고 있는 사람의 무의식에 존재하면서 그에게 불안을 주는 충동이나 욕구들이다. (정신분석에로의 초대, 이무석, 2003)


지금 시리즈 영상에서 싸움 거리가 되는 것은 누가 어떤 말을 했느냐, 안 했느냐는 논란이 있습니다. 영상을 자세히 보면 비슷한 뉘앙스가 들리면 상대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렇구나. 걔가 그랬구나'하면서 결론을 내리는 장면도 있습니다. 투사에서 지적한 환각이랑 비슷합니다.


그런 말을 하지 않은 사람 입장에서 상대가 나를 판단하는 근거로 당신이 그랬다며? 혹은 내가 들었어 여기까지 가면,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이건 환청 수준입니다.


일상 용어인 '선입견'이나 신세대 용어인 '답정너'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합니다. 이미 투사가 끝난 상대는, 내가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해도 답이 정해져 있는 쪽으로 몰고가기 때문입니다.


만약 출연진들이 투사라는 방어기제를 너무 많이 사용한다고 실제 분석 결과가 나온다면 위에서 이야기한 문화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문화라는 원형에서 기인한 차이이라기보다는 개인 상처나 지난 시간 형성된 자아가 무의식이랑 어렵게 뒤엉킨 상황일 테니까요. 아무래도 프로이디안인 저는 <문화차이>보다는 <개인차이>쪽에 무게가 더 실리는 편이고요. 처음 노프로가 했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출연자에게 정신분석이나 분석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될까?


물론이죠! 당연히 누구에게나 도움을 주는 것이 정신분석이기에 그렇겠지만 저들에겐 특히 더욱 그럴 것이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무도 분석치료 따위를 당사자에게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본인 선택이니까요.




매번 케케묵은 정신분석을 소재로 쓰다가 처음으로 핫한 주제를 다루어 보았습니다. 이런 가벼운 글도 진지하게 써 볼 수 있다는 것이 브런치 장점입니다. 핫한 주제인 만큼 이 글만은 꼭 브런치 메인에 걸리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모두들 사랑하며,

이만 총총



추신: 제가 궁금한 점은 어떤 출연진이 극심한 물공포증을 보이는 장면입니다. 분명히 그 무의식에 어떤 것, 주로 性에 관련된 억압 등이 물로 전이가 된것은 아닌지요. 이런 공포증은 약물치료 보다는 정신분석을 통해서 증상을 해결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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