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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환규 Apr 08. 2024

갈등의 속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갈등의 시작은 긴장감을 느낄 때부터이다. 월요일 아침 회의를 시작하자는 상사의 말을 듣자마자 긴장감을 느끼는 직장인이 많다. 직장인이 긴장하는 이유는 상사로부터 칭찬보다는 질책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스스로 판단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일 수도 있다.     


많은 직장인은 긴장감을 느끼는 상황이나 자리를 피하고 싶어 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를 보호하려고 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불안한 감정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이나 사건을 피하려고 한다.     


긴장 상태를 피하려는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긴장 상태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를 원하기 때문에 긴장 상태를 피하고 싶어 한다. 긴장 상태는 생리적인 변화를 동반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거나 호흡이 어려워지는 등의 불편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둘째, 긴장 상태는 주의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긴장 상태에서는 불안감이 커져 업무에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무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운동, 선수들이 우승이 걸린 대회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하거나 자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도 지나친 긴장 때문이다.     


셋째, 긴장 상태는 심리적인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다. 긴장과 스트레스는 긍정적인 감정을 억제하고 불안이나 초조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증폭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긴장 상태를 피하고 싶어 한다.     


넷째, 생활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긴장 상태가 계속되면 건강과 생활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긴장은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며, 사회적인 관계나 일상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인해 많은 사람이 긴장 상태를 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긴장 상태가 항상 부정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집중력은 높여 더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하는 등 긴장 상태가 동기를 부여하고 성과를 높이기도 한다. 따라서 긴장 상태를 유발하는 갈등의 속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생산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① 갈등은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언제가 갈등이 있을 수 있다. 갈등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무인도에서 혼자 살아도 갈등을 느낄 수 있다. 상대와의 의견이나 욕구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도 있지만, 개인이 혼자 마음속에서 경험하는 서로 다른 감정, 욕구 또는 가치들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갈등을 ‘내적 갈등’이라고 한다.  

   

내적 갈등은 자아, 목표, 우선순위, 도덕적 가치, 사회적 기대 등 다양한 요소들 사이에서 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어떤 선택이 개인적으로 중요하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내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내적 갈등은 때로는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울 수 있으며, 결정을 내리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갈등은 욕구나 의지, 관점이 다른 사람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혼자 있어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갈등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갈등을 피하지 말고, 언제나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갈등을 대하는 현명한 자세이다.      


② 갈등은 피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똥이 무서워 피하나 더러워 피하지’라는 속담이 있다. 나쁜 사람을 상대하지 않고 피하는 것은 무서워서가 아니라 상대할 가치가 없기 때문에 피한다는 뜻이다. 갈등 상황에서도 이와 비슷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     


길거리에 있는 오물을 치우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에게 불편함과 피해를 줄 수 있다. 시각적으로도 보기 흉하고 냄새도 난다. 또 오물이 부패하면서 위생과 관련이 있는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물이 길에 떨어진 순간 바로 치우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 방법이다.    

  

개인의 삶이나 조직 차원에서도 갈등 대처는 빠를수록 해결도 수월하고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오물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사소한 갈등이라도 해결하지 않고 묵히면 갈등이 심해지거나 갈등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될 수 있다. 갈등은 해결하지 않은 채 방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은커녕 악화만 될 뿐이다. 따라서 갈등은 피한다고 사라지거나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는 순간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③ 갈등이 언제나 나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갈등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한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갈등 상황에서 느끼는 긴장감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부정적인 경험을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갈등 상황이 부정적인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부서원끼리 회의를 할 때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 사람은 가격이 핵심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사람은 품질이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두 사람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의견 차이를 조율하는 방법에 따라 두 사람 사이가 나빠지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인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때로는 갈등이 오히려 관계 수립에 도움을 준다. 상사에게 불만을 가진 부하가 상사와의 대화를 통해 상사에 대한 자신의 오해를 풀고 상사에게 고마움을 느낄 수도 있다. 동료들과의 다툼에서 서로 대화를 통해 상대를 이해하게 되면서 관계가 돈독해지는 사례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라는 속담처럼 때로는 티격태격하고 싸우던 친구들과 더 친한 경우가 많다. 이것은 싸우면서 진정으로 상대를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갈등의 결과는 자신이 만든다. 자신의 의견과 함께 상대의 의견을 반영한 해법을 찾는다면 의견 차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기도 하고, 그렇지 않으면 부정적인 결과로 인한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따라서 갈등을 대할 때 갈등의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하면 될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갈등 해결을 위해 접근한다면 자신과 자신이 속한 조직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④ 갈등의 끝에는 패자만 있을 뿐이다     


도로에서 사고를 낸 다음 서로 다투는 운전자들이 있다. 뒤차가 앞차를 추돌했다면 100% 뒤차 책임이다. 이런 사고에서는 아무리 다툰다고 하더라도 뒤차 운전자가 자기 책임을 면할 방법이 없는 뻔한 사고인데도 앞차 운전자를 큰소리로 비난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사고를 경험한 두 사람 모두 불편함과 불만을 느끼게 된다. 이런 상황에 적합한 속담이 ‘방귀 뀐 놈이 성낸다’이다. 앞차 운전자로서는 무조건 억울하기만 하다. 자신이 사고를 유발하지도 실수한 것도 없는데, 뒤차 운전자로부터 비난을 받으면 화도 나고 억울함도 느낀다. 이런 감정의 강도가 강할수록 상대에게 보복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교통사고 피해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사고 유발자에게 ‘금융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다. 교통법규에 위반한 사실이 있으면 경찰서에 신고를 한다. 또한 차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러 렌터카를 빌리기도 하고, 몸이 불편하지도 않음에도 병원에 입원하거나 물리치료를 받기도 한다. 이런 모든 상황이 뒤차 운전자의 잘못된 대처 방법에서 비롯된 결과로 두 운전자 모두에게 상처만 남겼다. 이런 상황은 두 사람 모두 패자로 만든 결과이다.     


함께 살다 이혼하는 부부에게 누가 더 훌륭했는지 정하는 것이나 서로 얼굴을 붉히면서 막말하는 직원 중 누가 더 나은 사람인가를 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둘 다 마음의 상처를 입고 서로에 대한 앙심을 품게 될 뿐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시도한다면 그 과정에서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관계가 갈등 전보다 더 친밀해질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두 사람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서 모두 다 패자가 되느냐, 아니면 모두 다 승자가 되느냐, 하는 두 가지 길만 있을 뿐이다. 

     

⑤ 갈등은 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갈등은 훌륭한 자기 계발의 수단이 될 수 있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해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사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깊은 시야를 기를 수 있다. 이러한 과정들이 모여 ‘갈등 해결 및 감정관리 능력’을 기르게 되고 이런 역량은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사람도 사회적 동물이기에 다른 사람과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생활을 하는 한 갈등은 일상생활의 일부여서 피할 수는 없다. 물론 갈등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갈등의 부정적인 측면을 최소화하고 갈등의 긍정적인 측면을 유지해 가는 것이 비즈니스 현장에서 요구되고 있다.      


갈등은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갈등은 살아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갈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훨씬 더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영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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