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귀멸의 칼날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을 한 명 뽑으라고 하면 나는 주인공인 탄지로가 아닌 여동생 네즈코를 선정할 것이다. 그 이유는 오니의 설정과 네즈코의 설정을 차근차근 살펴보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만화를 보면 각 오니들은 각자의 인간 시절 사연이 있다. 어떤 오니는 열등감, 어떤 오니는 외로움, 어떤 오니는 사회적 외면 등의 사연이 있다. 이러한 사연을 '상처'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러한 상처가 오는 곳은 주로 '가족'이었다. 가족에게 버림받거나 혹은 가족에게 버림받았다고 오해를 했다. 그래서 결국 오니들이 죽어가면서 그제야 오해를 풀기도 하였고, 어떤 오니는 가족 이외에 자신을 아껴줄 존재를 깨닫기도 하였다. 그리고 어떤 오니는 끝까지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 채 지옥으로 갔다.
과연 작가가 이 오니라는 설정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마도 우리 사회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어 오니와 같이 인격이 괴물이 되어버린 사람들을 말하는 것 같다. 여기서 인격이 괴물이 되었다는 것을 말하면 보통 연쇄살인범, 방화범, 사기범 등을 떠올릴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조금 더 본질적으로 접근하고 싶다. 본질적인 인격의 괴물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타인의 배려에 고마워할 수 없는 상태 즉, 무감각이라고 생각한다.
네즈코는 오니가 되었지만 오빠인 탄지로가 위험에 처했을 때마다 오빠를 살리려고 도와주는 모습이 나온다. 사람을 죽이고 먹어서 힘을 얻어야 될 오니가 사람을 지키는 아니러니 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대한 이유는 간단하다 네즈코는 상처가 치유되었기 때문이다. 네즈코는 무감각하지 않았다. 신체는 오니가 되었지만 인격은 오니가 되지 않은 것이다. 즉, 본질적으로 네즈코는 오니가 아니다. 오니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건강한 사람인 것이다.
네즈코는 상처가 치유되었던 것이지, 상처받을 상황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본인이 오니가 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오니가 된 본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나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네즈코 또한 이러한 상황에 상처를 받아 인격마저 괴물이 되어버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중 내용을 보면 탄지로뿐만 아니라 같은 동기 일행들 그리고 귀살대 전체가 네즈코를 돕고 보살펴주는 모습이 나온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결정을 통해서 상처를 넘어선 것이겠지만,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니가 되었다는 상처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 주변의 지지로 인해서 내가 손가락질당하는 존재라는 상처에 빠질 틈도 없었던 것이다. 결국에 모두의 도움으로 네즈코는 인간으로 돌아오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귀멸의 칼날의 작가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상처를 받고 괴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주변에 누가 어떤 모습으로 있어주느냐에 따라서 괴물이 될지, 사람이 될지 결정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귀살대와 같은 사람이 되어 주변에 상처받아 괴물이 되어가는 사람들과 사회를 치유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