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 나는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마치며

by 별똥별 shooting star


내가 누구인지, 나의 것은 무엇인지,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찾은 스물일곱의 나는,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내게 있는 모든 거품을 빼고, 가장 솔직한 모습으로, 어쩌면 비참할 정도로 초라할 수 있는 그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나를 과대포장해서 스스로를 속이지 않을 것이며, 꿈이라는 핑계로 망상 속에서도 살지 않을 것이다. 꿈속에서 나의 현실을 보내는 것이 아닌, 꿈을 현실화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가장 높은 곳을 향해서 뛰어들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나의 것이 무엇인지,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를 찾았지만, 여전히 완전하지도 않고 또 불안하기만 한 "나"이지만, 무언가에 잡혀 끌려가듯 나아갈 것이며, 나의 모습을 잘 알기에 나에게 주어지는 모든 것들에 감사해할 것이다. 또 부끄러워 숨고 싶어 지겠지만, 내게는 확실한 정체성이 있기에 당당하게 나아갈 것이다.


만약 내가 밑바닥으로 가지 못하고 화려한 모습을 원한다면, 나는 화려함의 노예가 될 것이다. 빚을 내듯 어디선가 끌어와 억지로 맞춘 모습으로 나를 내세우게 될 것이고, 이내 빚은 쌓여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빚을 갚기 위해 현실에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완전히 노예가 된 삶을 살아가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군가는 화려함을 위해서 돈의 노예가 되며 또 세상의 노예가 되어 살아간다. 하지만 나는 세상의 노예가 아닌 세상의 주인으로 설 것이다. 돈의 노예가 아닌 돈의 주인으로 설 것이다. 화려함 때문에 돈에 쫓기지 않을 것이고, 세상에 쫓겨 나의 자아 잃어버리지도 않을 것이다. 또 심혈을 기울여 갈고닦은 나의 것들이 녹슬어 무뎌지게 놔두지도 않을 것이며, 갈길을 잃은 채 유리방황하며 생을 마감하지도 않을 것이다.


나는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은 자 같으나 보라 내가 살아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고후 6: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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