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방울이가 왔다. 목에 목줄과 방울이 달려 있었던 그 녀석이다.(방울이에 대해서는 이전 글 참조 https://brunch.co.kr/@archicwy/107) 아직 목줄의 흔적이 남아 있긴 하지만 많이 편해진 얼굴이다. 그간 두어 번 다녀 갔었는데 그때마다 닭고기 캔을 줬고 오늘도 역시 맛있게 먹었다.
콧등 위에 전에 없었던 상처가 있다. 이전 사진을 보니 새롭게 생긴 것이 분명하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흔적 이리라. 그런데 목 아래쪽에 예사롭지 않은 상처가 보였다. 두 개의 붉은 흔적인데 그건 분명 뱀에게 물린 듯싶었다.
4년 전쯤 내 인생에 고양이와 처음 인연이 되었던 ‘야옹이’가 나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그랬는지 두 번이나 뱀을 잡아 현관문 앞에 둔 적이 있다. 그중 하나는 무려 살모사였고 야옹이도 그때 살모사에게 엉덩이 부분을 물려 두 개의 이빨 자국 상처가 났었다. 독이 있어서 그랬겠지만 상처는 시간이 지나며 크게 구멍이 뚫렸고 주변의 털도 다 빠졌다. 나도 놀라서 계속 약을 먹이고 치료를 해 줬는데 다행히도 완전히 나았고 이후 흔적도 남지 않게 되었다. 야생 동물의 회복력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오늘 본 방울이의 상처도 낫고 있는 중으로 보였다. 그간 고생 좀 했겠구나 싶었고 자연 속에서 늠름하게 묘생을 살아가는 녀석이 대견스러웠다. 방울아,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