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도
글을 쓰는 것이 꽤 시원하다.
매일같이 마음 잘 맞는 친구들을 만나고 일상적인 내 생각을 가감없이 말해도 되었을 때, 그 이후로는 현실의 어려움은 많아져도 토로할 곳은 더 없어졌고, 생각은 많아도 정돈하고 버릴 곳은 없었다.
꺼내어서 글을 쓸 수 있을만큼 많이 쌓인 생각들은 좋기만 한 생각이 아닐 때가 많다.
좋은 감정은 그저 거기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고, 화나고 고민되고 스트레스 받을 때 왜 그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어떻게 해야할 지 많은 궁리 끝에 결과야 어떻든 얻는 바가 있고, 내게 양분이 되고, 또 쓸 거리가 된다.
나에게 고난을 준 사람들도 내게 생각할 거리와, 내가 성장할 기회와, 소재를 준 셈이다. 또 내가 그들에게 고난이었을 수도 있겠지.
많은 것을 깨닫고 더 나은 사람이 된 양 적어보아도 비슷한 상황에 또 맞닥뜨리면 같은 선택을 하고 뒤늦게 후회할 내가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으니까)
그래도 꾸준히 내가 잘못한 것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말과 글로 꺼내놓으면, 그것을 훗날 다시 보게되면, 언젠가 머릿속이나 마음속 한 켠에 울림과 함께 자리잡게 될 때도 있을 것이라 믿는다.
막상 싫은 마음을 털어놔보자 하고 적은 글들이, 그 단어들을 눈으로 볼 때, 내가 뱉은 말들이 내 귀로 들릴 때, 나 자신도 상처받지만, 상처를 치료하려면 소독하고 또 매만져야할 때도 있듯이, 소설을 읽을 때 이야기의 개연성을 찾듯이,
(그래서 그래서 필요한 말을 뱉는것과 친절한 말의 균형은 중요한 모양이다..)
나의 이야기에서도 계속 감정을 정돈하고 또 불필요한 것은 버려야한다.
끊임없이 읽고, 씀으로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