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만난 좋은 이웃들
어쩌다 보니 1년 살아보려 온 제주도에 3년째 살고 있다.
제주살이 1년 차에는 주로 돌쟁이 둘째를 키우느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음에도 종종 접하게 되는 제주도의 풍경과 문화, 사람들이 신기하고 좋았다. 하늘만 보아도 좋았고, 베란다에서 보이는 푸른 바다가 신기해서 집에만 있어도 좋았다.
2년 차에는 부쩍 자란 아이들과 본격적으로 제주 자연을 누비며 우리만의 "제주 탐구생활"을 했고, 3년 차가 되니 제주도의 다양한 풍경을 미리 예측하고 앞서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주위에 있는 이웃분들을 보아도 우리와 비슷한 분들이 많다. 잠시 살아보려 왔다가 제주도가 좋아서 계속 살게 된 분들. "무조건 제주도에서 살아야만 한다"는 마음은 아니지만 정작 이사를 하려 보니 이만한 도시를 찾기가 어려운, 그런 느낌이다. 주위를 보면 회사에서 발령받아 오신 가족들도 있고, 제주도에서 자영업을 하게 되시는 분들도 있고, 재택근무를 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제주도가 고향이 아닌 분들도 다들 다양한 이유로 제주도에 머물고 계시는 것 같다.
제주도에 와서 보니 여러 식당, 카페, 가게 사장님들이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영업시간을 공지하고 계셔서 제주도 계정을 만들고 "제주도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기록하다 보니 소통을 하지 않는 편인데도 많은 분들이 나의 기록들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신기하기도 했다.
'내 기록이 무엇이라고 이렇게 읽어주실까, 제주도가 참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는 지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경험했던 제주도에 대해 기록해보고 싶었다.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는 편이라 혼자 바쁘게 돌아다니며 제주 탐구생활을 하는 것도 즐거웠던 나에게, 어느덧 시간이 흘러 자연스레 관심사가 비슷한 제주도민 이웃들이 생겼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제주도에, 소중한 이웃들이 더해지니 이곳은 나에게 더욱 소중한 공간이 되었다.
따뜻한 사장님들, 이웃분들 덕분에 제주도에 잘 정착해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게 된 것처럼, 나도 따뜻한 시선으로 제주도를 바라보며 감사한 것들,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해서 기록해 나가고 싶다.
제주살이 3년 차, 브런치 북을 내기 위해 지금까지의 제주살이를 돌아보니
"제주살이의 주인공은, 제주도였다."
나에겐 나의 모든 기록이 의미가 있지만, 타인에게도 내 기록이 의미있는 이유는 제주도가 궁금한 분들이 계셔서이다. 그리고 나 또한 제주도가 궁금해서 알아본 것들을 기록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주인공은 "제주도"이다.
앞으로도 이 섬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회복, 그리고 행복을 안겨주는 섬이 되길 응원하며
내가 살고 있는 자리에서 더욱 제주도를 사랑해야겠다.
제주도에 살고 계신 수많은 따스한 분들과 "아름다운 자연 그 자체인 제주도"에 감사드립니다.
- 낯가리는 "나만의 제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