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리가!
요즘 둘째가 갑자기 별 이유 없이
(자기 맘이 불편할 때) "엄마, 싫어" 하기 시작했다.
첫째가 처음으로 "엄마, 싫어"를 했을 땐,
1. '내가 뭘 잘못했나?' 자아성찰.
2. 열심히 키우고 있는데 하며 '서운한 마음'
이 들었었다. 아기의 말인데도, 은근히 서운했다.
또,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셨을 땐 더 난감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할머니, 싫어" 하면...
할머니도 당황하셔서 다가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하시고 나도 옆에서 함께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아기~~~! 어서 아기의 본분을 다해야 해.
자주 못 뵈는데 너의 가장 아기다운 귀여운 모습을 보여달라
텔레파시 보내고 ㅎㅎㅎ
그때, 갑자기 뭔가 깨달아져서 해결방법을 찾았었는데 둘째에게도 적용하니 무난하게 지나가는 것 같아 기록해본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기가 나를 싫어할리는 없었다. 사춘기가 오면 뭐 그런 맘이 들 수도 있겠지만,
33개월은 엄마를 싫어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냥 뭔가 불편한 마음을 표현하는듯해서
'네 마음은 그렇니? 그렇구나. 엄마는 널 사랑해'
라고 말해보기로 했다.
첫째 : 엄마 싫어!!!!!!
나 : (대수롭지 않게) 아, 그래? 엄마는 **를 사랑해.
첫째 : 엄마 싫!!!! 어!!!!
나:(또 대수롭지 않게) 아, 그래? 엄마는 **를 사랑해
이렇게 계속하다 보니 끝났다
그래서 할머니가 오셨을 때도,
첫째 : 할머니, 싫어!!!
하기에 할머니께 "아, 그래? 할머니는 **를 사랑해."
하면 된다고 알려드렸더니 모두가 무안하지 않게 해결됐다.
요즘 아가들에게 사랑고백만 받다가 갑자기 둘째가 싫다고 해서 당황했는데 첫째를 한번 키워봐서인지
"아~ 그래? 엄마는 **를 사랑해"
하고 자연스레 지나갈 수 있었다.
계속 사랑한다고 했더니 몇 번 "싫어!!" 하고는 끝났다. 엄마는 계속 사랑한다는데 어쩔 거야 크크크
아기라고 하지만,
아이들이 하는 말에 꽤 영향을 받는 것 같다.
감동받을 때도 많지만,
진짜 괜히 서운하고 섭섭하기까지 한 적도 있다
이제는
33개월 아이의 "엄마, 싫어"라는 말이,
"엄마, 뭔가 불편해요"라고 들린다.
우리 둘째는 졸려서 짜증 날 때 "엄마, 싫어" 하기 때문에 상황이 이해가 된다.
첫째도 겪고 지나갔던 모습이,
둘째에게도 보여서 신기한 맘에 기록해본다.
(사진은 서귀포의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의 숲 놀이터에서 노는 둘째의 모습.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은 제주도에 있는 4곳의 자연휴양림 중에서 놀이터가 가장 잘 조성되어있어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다.)